22. 죽임에서 살림으로
새 가운데서 너희가 피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곧 너희가 먹지 않고 피해야 할 것은, 독수리와 수염수리와 물수리와 검은소리개와 각종 붉은소리개와 각종 모든 까마귀와 타조와 올빼미와 갈매기와 각종 매와 부엉이와 가마우지와 따오기와 백조와 펠리컨과 흰물오리와 고니와 각종 푸른해오라기와 오디새와 박쥐이다. (레위 11: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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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11장 및 신명기 14장에 기록된 음식 규례 중 조류에 관한 것에는 지상의 동물이나 물에 사는 생명체처럼 “굽이 갈라진 것” 또는 “비늘이 있는 것”등의 신체적 기준이 없습니다. 다만 먹어서는 안 되는 새들의 목록만 나열되고 있습니다.
금지목록에 있는 새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적인 생태적 특징이 발견됩니다. 먼저 독수리, 매, 소리개 등은 다른 동물을 사냥해 먹는 포식자입니다. 다른 생물의 ‘피’를 흘리게 하고 그 살점을 먹는 행위는 생명의 존엄성을 어기는 부정함과 연결되었을 것입니다.
까마귀나 일부 수리류는 죽은 짐승의 사체를 먹습니다. 구약의 율법에서 ‘사체’는 부정함의 근원입니다. 죽음을 가까이 하는 생물은 거룩한 백성이 멀리해야 할 대상입니다.
셋째, 올빼미, 부엉이, 박쥐 등은 주로 밤에 활동하거나 황폐한 곳, 동굴, 늪지에 거주합니다. 서식지의 음산함과 어두운 밤에 활동하는 것은 종종 부정한 영적 상태를 상징하곤 했습니다. 요한복음서 9장 4절이나 12장 35절에도 보면 하나님의 사람은 빛이 있는 동안에 걸어다녀야 하고, 낮에 일을 해야 한다고 나옵니다.
음식에 대한 정결법을 오늘날 문자 그대로는 지키지 않지만,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가 무엇을 먹고 먹지 않느냐, 어떤 과정을 거쳐서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유전자 조작, 동물성 사료, 동물복지 등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정말로 안전한 것인지도 따져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일상의 소소한 부분에서까지 거룩함을 유지하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특히 죽음의 문화가 아닌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 실로 중요합니다.
기도 : 하나님, 매일매일 밥상을 차리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면서 다시 한번 우리 삶을 되돌아봅니다. 지구 공동체에 우리가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주님의 창조 질서를 어그러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봅니다. 먹는 것 하나도 가려가며 정결을 유지하려고 했던 믿음의 선배들을 본받아 우리 또한 깨끗한 삶을 살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