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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몸은 섣부른 말을 싫어한다

by phobbi posted Dec 21, 2025 Views 198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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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12-21

2025. 12. 21.

 

몸은 섣부른 말을 싫어한다.

 

아득한 옛날의 일이다. 대학생으로 교회활동에 열심이었을 때다. 당시 나는 대학생부에서 발간하는 회지의 편집부장이었는데, 집이 먼 탓도 있고 해서 종종 교회 편집실에서 잠을 청했다. 그곳엔 변변한 잠자리가 없어 등받이조차 없는 긴 나무의자 위에 누워 쪽잠에 들곤 했다. 의자 폭이 아주 좁아 내 몸을 누이면 어깨 바깥쪽과 양팔이 의자 아래로 떨어질 정도로 옹색했다. 젊고 젊은 나이 덕에 가능했겠지만, 꽤 자주 그렇게 위태로운 등걸잠을 자면서도 의자에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루는 교회 친구들과 이 일을 화제에 올려 대화하다가, 부지불식간에 나는 여기에서 자도 절대 떨어지지 않아!’라고 (!) 말해버렸다. 그날 밤에도 나는 그곳에서 잠을 자게 되었는데, 처음으로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김영민 지음, <그림자 없이 빛을 보다>(글항아리, 2023. 7. 7. 초판발행),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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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에 이런 말이 나온다.

 

선생님 말씀하시길 옛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하지 않은 것은 몸이 따라가지 못할 것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다.” (子曰: “古者言之不出, 恥躬之不逮也.” 論語』 「里仁22.)

 

언제나 삶보다 말이 앞서기 쉽다.

그런데 잘 살았어도, 말로 그것을 망치는 수가 있다.

특히 절대로 나는 그럴 리 없어라고 확신하는 말은 대개 지켜지지 않는다.

몸은 섣부른 말을 싫어한다.

삶도 그렇다.

 

- 향린 목회 41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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