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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미켈란젤로의 눈

by phobbi posted Jul 20, 2026 Views 141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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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6-07-20

2026. 07. 20.

 

수학자인 오카 기요시(岡潔)는 어느 에세이에서, 나라(柰良)박물관에 티벳의 오래된 만다라 그림을 보러 가 감동한 일을 전하고 있다. 처음에 티벳에서 일본으로 들여온 것은 그림이라기보다 한 자루의 바스러진 그림의 쓰레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을 표구사가 삼 년여나 걸려 쓰레기 조각을 원래대로 낱낱이 찾아 깨끗이 제자리에 맞춰낸 것이란다. 그 그림의 정치(精緻)한 구도나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없지만 수복 솜씨의 뛰어남에 경탄했다. 오카 기요시는 그것을 한참 곰곰이 보고 나서 밖으로 나오자 그때까지 깨닫지 못했던 눈앞의 공원의 소나무 숲의 나무 한 그루, 가지 하나조차도 제자리에 지당하게 실로 아름답게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한다.

 

나도 가끔 비슷한 경험을 한다. 빠다샹젱(八大山人)의 두려울 정도로 간결한 그림을 보고 나서 뜰에 나가면, 어수선한 나뭇가지 사이에서 질서가 생겨나, 몇 개인가의 다른 뼈대가 서게 되면서 거기에 아름답게 열린 공간이 나타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또 세잔의 갓 태어난 것처럼 싱싱한 사과 그림을 본 뒤에는 근방의 현실의 사과가 얼마나 신선하고 생생하게 비치는 것이랴.

 

미켈란젤로는 커다란 바위 앞에 서면 그 속에 조각이 보인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는 단지 그것을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손으로 거들 뿐이라고도 하고 있다. 바위와 조각이 미켈란젤로 안에서 만난 것이다.

 

이우환 지음/김춘미 옮김, <여백의 예술>(현대문학, 2008. 1. 25. 초판 3쇄 펴낸날), 25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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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존재는 스스로 자기가 간직한 신비를 드러낸다.

그것을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눈을 갖추면 세상은 얼마나 거룩하고 아름다운가!

 

- 향린 목회 62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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