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공사(公私)의 구별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향품들 곧 소합향과 나감향과 풍자향을 구하여 그 향품들을 순수한 유향과 섞되, 저마다 같은 분량으로 하여라. 너는 향을 제조하는 법을 따라서 잘 섞은 다음에, 소금을 쳐서 깨끗하고 거룩하게 하여라. 너는 그 가운데서 일부를 곱게 빻아서, 내가 너와 만날 회막 안 증거궤 앞에 놓아라. 이것은 너희에게 가장 거룩한 것이다. 네가 만들 유향은 주의 것이며, 너에게는 거룩한 것이다. 너희가 사사로이 쓰려고 같은 방법으로 그것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 냄새를 즐기려고 이와 같은 것을 만드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 백성에게서 끊어질 것이다. (출애 30: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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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를 제조할 때와 같이 분향단에서 사용할 가루향을 만들 때에도 공(公)과 사(私)의 구별을 엄격하게 하고 있습니다. 회막 안 증거궤 앞에 놓는 향가루는 소금을 쳐서 오래도록 잘 보존되도록 했고, 부패하여 부정을 타지 않도록 특별하게 관리하였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아마 유향과 다른 향품들을 섞어 만든 이 복합향은 매우 진귀하고 좋은 향내를 풍겼음에 틀림 없습니다. 성전에 들어오는 사람은 누구든 그 냄새를 맡았을 것이고, 그것은 하나님의 거룩함을 몸으로 느끼게 해 주는 하나의 중요한 상징이자 실물이었을 것입니다.
이 향은 주님의 것이며, 일반인들이 사사로이 다뤄서는 안 되지만, 향의 그윽한 향기는 언제든 사사로이 쓰고 싶은 욕망을 불러 일으켰을 것입니다. “그 냄새를 즐기려고 이와 같은 것을 만드는 사람은 누구든지 그 백성에서 끊어질 것”이라는 경고가 바로 이런 상황을 보여 줍니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들,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만드는 것들은 실로 많은 이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히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고, 제대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공적인 것에는 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그렇게 신중을 기한다면 사실 공공의 영역에 있는 것들은 소금을 친 것처럼 오래도록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행복을 안겨 줍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사적으로 소유하고 자신만 누리려는 생각은 이런 공적인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기 쉽습니다.
성서는 하나님의 거룩함을 내세워 공과 사를 구분하라고 하지만, 실로 하나님이야말로 가장 공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누구에게나 자신을 여는 분이십니다. 그런 하나님을 자신의 사적 욕망을 위해 가두는 일이 종교의 역사 속에서 수없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그것이 타락이고, 종교의 정신을 훼손하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하나님의 것을 거룩히 여기는 정신은 오늘날 모든 공적인 것에 대한 존중으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우리가 공과 사를 잘 구분하게 하여 주소서. 사적인 것에 매몰되기 보다 훨씬 더 공적인 영역에서 활동하게 하소서. 공적인 것을 사사로이 쓰려는 유혹에 빠지지 않게 도우시고, 보편 중 보편이신 주님처럼 늘 모두에게 자신을 여는 훈련을 하게 하소서.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