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진실을 말하라
“너희는 근거 없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하여 죄인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 다수의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를 때에도 그들을 따라가서는 안 되며, 다수의 사람들이 정의를 굽게 하는 증언을 할 때에도 그들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너희는 또한 가난한 사람의 송사라고 해서 치우쳐서 두둔해서도 안 된다.”(출애 23:1-3)
=======================
인간의 삶 속에서 갈등과 다툼, 송사가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두 사람 이상 모인 곳에서는 언제나 권력관계가 형성되기 마련이고, 불평등한 관계의 지속은 반드시 힘의 우위를 점하려는 투쟁으로 비화됩니다. 삶이 힘을 얻기 위한 진흙탕 싸움이 되지 않기 위해 인류는 매우 오랜 시절부터 법과 관습과 같은 사회적 합의를 추구하고 약속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공동체를 구성하는 이들의 약속이 버젓이 존재함에도 언제나 그 질서를 무시하는 일들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공공의 질서를 깨뜨리고 이웃과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발생했을 때, 잘잘못을 가리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누군가에게 피해가 발생하면 가해자는 책임을 지고 피해를 회복시키며 다시는 동일한 부정적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을 잘 해내기 위해 반드시 공정한 재판이 요구됩니다.
재판에서 재판관들이 올바로 판단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증거와 증인의 증언입니다. 근거 없는 말로 거짓 증언을 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2차, 3차 가해를 저지르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거짓 증언’이라고 번역된 원문은 ‘폭력적 증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다수의 의견에 휩싸여서도 안 됩니다. 유대인들의 랍비들이 하는 재판에서는 언제나 젊은 재판관부터 자신의 의견을 말하도록 했는데, 이것은 나이와 경험이 중요시되는 사회에서 나이가 적은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오늘 성서 본문에서 “다수의 사람들”이라고 번역된 부분도 더 세력이 강한 이들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재판은 다수의 사람이나 세력 있는 자의 편을 들어서도 안 되고, 가난한 사람의 편을 들어서도 안 됩니다. 사실에 근거하여 공정함을 잃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을 레위기에서 다음과 같이 짤막하게 요약합니다. “재판할 때에는 공정하지 못한 재판을 해서는 안 된다. 가난한 사람이라고 하여 두둔하거나, 세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여 편들어서는 안 된다. 이웃을 재판할 때에는 오로지 공정하게 하여라.”(레위 19:15) 공정한 재판이 얼마나 제대로 이루어지는가로 그 사회의 격과 수준이 결정될 것입니다.
기도: 거룩하시고 공평하신 하나님, 우리 사회가 더욱 공정한 사회가 되게 하여 주소서. 언론은 사회적 진실을 제대로 전하게 하시고, 사법부는 공정한 재판을 하게 하여 주소서. 무엇보다 온 시민이 옳고 그름을 잘 분별하는 능력을 갖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