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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묵상

57. 가나안 땅에서 지켜야 할 규례

 

주님께서, 당신들의 조상에게 주신다고 맹세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곧 가나안 사람과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의 땅에 이르게 하시거든, 당신들은 이 달에 다음과 같은 예식을 지키십시오. 당신들은 이레 동안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먹어야 하며, 이렛날에는 주님의 절기를 지키십시오. (출애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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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룩을 넣지 않는 빵을 먹는 절기 즉 무교절에 대한 설명이 오늘 말씀입니다. 그런데 오늘 설명에서 모세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에 들어갔을 때 이 절기를 지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가나안 땅에서 누룩을 넣지 않은 딱딱한 빵을 먹는 절기를 반드시 지키라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이 본문을 통해서 실제로 히브리 백성이 가나안 땅에 이르고, 그 주변의 나라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 받을 충격을 상상해 보아야 합니다. 애굽을 탈출한 이들의 계층은 가장 낮았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은 400년이나 종살이를 했다(창세 15:13, 또는 출애 12:40430)고 성경은 말하고 있고, 애굽은 당대의 가장 큰 제국이었기에, 많은 나라로부터 노예를 끌어다가 거대 건축사업을 하였습니다.

 

이집트 문명에 맞서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또 히타이트(헷 족속) 문명, 고대 그리스 문명들과 함께 교류하던 가나안 지역은 여호수아를 비롯한 정탐꾼들이 살폈듯이, 굉장한 도시 문명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농사에 적합한 지중해성 기후, 비옥한 평야와 철기문화에 기반한 농업도 매우 발달했습니다. 그래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표현이 생긴 것입니다.

 

그러니까 출애굽 한 백성들은 가나안 문명국가들 앞에서 너무나 쉽게 그것들을 부러워하고 흠모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알듯이 고대에 그런 문명은 바로 신분과 계급을 철저히 옹호하고 수많은 노예들의 노동을 통해서만 이룩할 수 있는 것입니다. 평등을 추구했던 아메리카 원주민 문화에는 거대 건축물이 없다는 사실을 통해 고대의 모든 문명 뒤에 숨은 억압과 차별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평등한 나라를 꿈꾸는 이들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속아선 안 됩니다. 누룩 없이 맛없고 딱딱한 빵을 먹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자본주의 문명의 폐해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발적 가난에도 익숙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려한 치장품으로 집과 몸을 꾸며야만 존재의 가치를 느끼는 정신으로는 진정한 의미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긴 어렵습니다.

 

기도 : 사랑과 평화, 자유와 평등의 하나님,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돈의 노예가 되고 맙니다. 화려함에 속아 자발적으로 노예가 되고 헛된 희망 속에서 스스로를 갉아 먹습니다. 딱딱하고 맛없는 무교병을 먹는 절기를 지켰던 이들의 정신을 회복하게 하시고, 아름다운 지구별을 살리기 위해 불편함과 검소함을 감수하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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