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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생각과 지혜

by phobbi posted Sep 19, 2026 Views 7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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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6-09-19

2026. 09. 19.

 

이 사람보다는 내가 더 지혜가 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이나 나나, 좋고 아름다운 것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데, 이 사람은 자기가 모르면서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나는 모르고 또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그마한 일, , 내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점 때문에 내가 이 사람보다 더 지혜가 있는 것 같다.”(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

 

~~

 

결국 자신만의 것일 수밖에 없는 생각은 대개 지혜를 가린다. 실은 그것이 바로 자신만의 것이기 때문에 자신 속에서 지혜로 발효되지 못한다. 지혜라는 실천성은 이른바 생각의 전능성’(Allmächtigkeit des Denkens)이 균열되는 지점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혹은 지혜란, (라캉의 말처럼) 생각이 발견해 내는 것은 그 생각으로 하여금 발견하도록 촉발시킨 그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어긋남의 깨침을 태반(胎盤)으로 삼기 때문이다.

 

생각 자체가 쓸모없다거나 생각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무념무상은 지속 가능한 노릇도 아니거니와 학인으로서는 오히려 반칙에 가까울 뿐이다. 명상조차도 대개 무념무상이 아니라 무타념무타상(無他念無他想)을 지향한다. 자신의 생각이 없이도 공부길에 나설 수 없지만, 자신의 생각에만 골몰하는 것도 공부가 아니다. 쉽게 말하자면, 그 모든 생각·관념의 열정은 지속적인 훈련 속에서 극도로 겸허하게 자신을 낮추는 가운데서만 오히려 자신의 가능성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각지를 순회하면서 마치 방랑의 무사가 도장격파(道場擊破)를 하듯이 협량하고 오연한 생각들을, 그 생각의 자리들을 깬다. 황야의 무법자 같은 소크라테스의 등장은, 저마다 자기가 최고의 지자(智者)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지혜마저 가려져 있다는 사실을 확연하게 증명해버린다. 기존의 생각들이 응고된 채 인습의 질서를 이룬 곳을 찾는 소크라테스의 존재는 과연 등에처럼 성가시다. 그러므로 그의 죄는 스승의 죄, 곧 잠자는 학생들을 성가시게 한 죄다. 소크라테스라는 이름으로서 상징되는 그 모든 스승의 원형적 죄는, ‘자기-생각자기-현실과 어긋난다는 것을 대화로 증명한 죄에 다름 아니다. 그것은 곧 어긋냄의 죄, 어긋남을 드러낸 죄인 것이다.

 

김영민 지음, <세속의 어긋남과 어긋냄의 인문학>(글항아리, 2011. 2. 14. 초판발행), 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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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결코 지혜를 얻을 수 없다.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없다.

배우고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배우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자기 생각이 옳다는 것을, 때로는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또 자기 생각이 편견이었고, 부분적이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아는 만큼 모름이 늘어나기도 하고,

앎과 모름의 경계가 늘 모호하다는 것에서

우리는 계속 배우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배워야 한다.

그 길밖에 없다.

 

- 향린 목회 68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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