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3. 30.
가령 당신을 향한 배우자의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해보자. 당신은 배우자가 일 때문에 바쁘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길 바란다. 그 마음을 슬그머니 내비치지만 배우자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기분이 상한 당신은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기로 마음먹고는 입을 다물어버린다. 당연히 그러는 게 행복하지 않아 가끔 빈정대는 말로 불만을 표출한다. “또 늦으셨네? 어떻게 된 게 난 자기보다 페이스북 친구들과 더 친한 것 같아”
유감스럽게도(더구나 이 지점에서 문제를 더 키우고 마는데) 당신이 퉁명스럽게 굴고 투덜거릴수록 배우자는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을 더 꺼린다. 그래서 당신과 시간을 덜 보내려 하고 당신은 더 화가 나 악순환이 이어진다. 당신의 행동은 이제 당신이 애초에 원하지 않았던 바로 그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당신은 불건전한 자기패배의 고리에 갇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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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사례를 생각해보자. 당신은 관리자가 남성인 프로젝트 팀에서 일하는 여성이다. 지난 두 달 동안 당신은 브레인스토밍 회의에서 남성 팀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팀장이 “좋은 의견”이라며 자상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알아챘다. 그런데 여성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팀장은 거의 눈을 마주치는 법 없이 가볍게 “오케이”라고 말했다.
첫 회의 때 팀장의 그런 행동에 당신은 호기심이 일었다. 이 점을 팀장에게 환기시키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러나 프로젝트 초기부터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겁이 나서 그렇게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두 번째 회의에서 다시 똑같은 반응을 보자 팀장의 그런 행동이 고질적인 패턴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다 그 패턴이 여덟 번째 반복되자 격렬한 분노가 치솟았다.
당신의 심기가 뒤틀려 있음을 눈치챈 팀장은 당신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거나, 더 나쁘게는 프로젝트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는 왜 그러는지 당신의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잔뜩 날을 세운다. 결국 회의하는 동안 그는 당신 쪽을 거의 쳐다보지 않고 당신이 내놓는 건설적인 의견까지 개인적인 공격으로 치부해버린다.
두 경우 모두에서 당신은 자기패배의 고리에 갇힌다. 당신이 격앙된 채 침묵할수록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바로 그 행동을 더 많이 하게 된다.
조셉 그레니 외 지음/김경섭·박우정 옮김, <결정적 순간의 대화>(김영사, 2025. 5. 26. 2판 2쇄 발행), 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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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이상이
1) 의견에 차이가 있고,
2) 중요한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3) 감정이 격해질 때 일어나는 대화를 이 책에서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라 부른다.
이런 대화의 순간이 왔을 때, 우리는 대화를 회피하거나, 대화에 임하지만 제대로 대화하지 않거나, 대화에 임해 잘 처리할 수 있다. 대화로 잘 풀지 못하고 회피했을 때에도 우리는 종종 행동으로 티를 낸다.
결정적 순간에 대화를 잘 하지 못하는 이유는
본능적으로 위험한 순간을 회피하거나 공격하거나 얼어붙는 본능적인 면이 있고,
결정적 순간의 대화는 갑자기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무의식적으로 압박을 받거나 당황하게 된다.
당황하고 압박을 받아서 다소 흥분하여 차분히 대화하기 어려울 때 우리가 하는 행동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우리가 실제로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결과를 낳게 한다.
그래서 대화하는 법이 필요하다.
이 책에 따르면 인간관계나 팀, 조직, 심지어 국가가 안고 있는 거의 모든 만성적 문제의 중심에는 사람들이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하지 않거나, 효과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있다.
정말 그렇다.
소통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이 되고 있다고 착각하는 일이다. - 조지 버나드 쇼
우리가 중요한 문제에 침묵해버리는 그날, 우리 삶은 끝날 것이다. - 마틴 루터 킹
- 향린 목회 512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