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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새 역사를 지으려면

by phobbi posted Oct 04, 2025 Views 233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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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10-04

2025. 10. 04.

 

꼿꼿이 서는 것은 그렇게 의미가 크다. 그러므로 살림을 바로잡으려면 그것부터 해야 한다. 설 때면 두 다리에 힘을 꼭 주고 서서 휘청휘청 밖에서 오는 힘에 밀려 넘어지지 않도록. 스스로 서지 못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하늘 땅 사이에 나는 나다.”라고 서야만 사람이다. 자주독립이다. 사람이란 하늘 땅을 연락을 시키잔 것이다. 그러므로 땅의 힘이 내 발로 올라와 머리를 통해 저 까만 하늘에 뻗는다 하는 마음으로 서야 한다. 그래 15천리 지구 중심까지 울림이 내려가도록 힘있게 디디고 서자는 것이다. 또 앉을 때면 산처럼 부동의 정신으로 앉아야 한다. 그러면서 아랫배에 힘을 주어야 한다. 옛사람들은 거기를 기해(氣海), 단전(丹田)이라 해서 정신수양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 왔다.

 

기해란 원기(元氣)의 바다라는 말이요, 단전이란 약밭이란 말이다. 옛날 사람이 신선이 되어 장생불사(長生不死)하겠다고 약을 많이 찾은 일이 있는데, 그 신선되는 것이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요 이 아랫배에 정신을 모으는 데 있다 해서 하는 말이다. 알약을 가지고 단()이라 한다. 그래서 될수록은 눕지 말자는 것이다. 눕는 것은 맥이 풀린 것을 뜻한다. 아무리 괴로워도 자는 때, 아픈 때를 제하고는 눕지 말도록. 지금은 문명이 발달한 대신 사람들의 정신의 힘은 퍽 약해졌다. 십리를 가도 꼭 타고만 갈 줄 알고, 앉는 것도 부족해 안락의자나 소파를 만들어 가지고 반은 누워서 살려 한다. 그렇게 편리만을 따르고 어려움을 견디어 정신을 기르자는 생각을 아니하므로 사람들의 마음이 약해졌고, 마음이 약하므로 인정이 얇아진다. 우리가 새 역사를 지으려면 어려움을 많이 당해야 할 것인데, 어려움에 견디려면 평소에 꿋꿋이 서는 정신을 길러야 할 것이다.

 

함석헌, <함석헌 전집 2, 인간혁명의 철학>(한길사, 1991. 2. 10. 10), 3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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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때는 꼿꼿이, 지구 중심으로부터 저 하늘의 태양에 가 닿을 듯,

앉을 때는 산처럼, 꿈쩍도 하지 않고 돌부처마냥 그렇게.

 

정신의 힘은 아랫배에 힘을 주고 좁은 길, 어렵고 힘든 길을 가는 것에서만 길러진다.

 

니체가 탄식하면서 한 말이 있다.

 

슬픈 일이다! 앞으로 인간이 어떤 별도 낳지 못할 때가 올 것이다. 슬픈 일이다! 더 이상 자기 자신을 경멸할 수 없는 가장 경멸스러운 인간의 시대가 올 것이다. 보라! 나는 그대들에게 말세인을 보여주겠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창조란 무엇인가? 동경이란 무엇인가? 별이란 무엇인가?’ 말세인은 이렇게 물으면서 눈을 깜박거린다. 그러자 대지는 왜소해졌으며 만물을 왜소하게 만드는 말세인이 대지 위에서 뛰며 돌아다닌다. 그의 종족은 벼룩과도 같아서 근절되지 않는다. 말세인이 가장 오래 산다. ‘우리는 행복을 만들어냈다.’ 말세인들이 이렇게 말하면서 눈을 깜박거린다. 그들은 살기 힘든 지역을 떠났다. 사람들에게는 온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여전히 이웃을 사랑하고 이웃과 몸을 비빈다. 온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박찬국 옮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아카넷, 2025. 07. 25.), 33.]

 

니체가 비판하는 말세인은 홀로 서지 못하고 그저 온기만을 찾아 저 광활한 대지를 떠나 이웃과 몸을 비비기만을 바라는 인간이다. 제 홀로 서지 못하고 눈을 깜박거리면서 생각하는 척을 한다. 별과 사랑을 창조하기는커녕 생각하는 척만 하는 것이다. 자기만족, 행복에 취해 자기를 초극하려는 일말의 의지도 없는 인간, 그것이 니체가 한탄하는 말세인이다. 말세인에서 벗어나려면 꼿꼿이 서고, 꿈쩍도 안하고 앉아서 제 안의 카오스를 맞닥뜨려야 한다. 브니엘의 야곱처럼.

 

- 향린 목회 33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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