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9. 22.
춤추는 사람으로서 내 움직임에 군더더기가 없다는 확신은 아주 중요하다. 연습을 오래 하다 보면 확신을 얻으려고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집착은 징크스로 옮겨가 나를 죄어온다. 연습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모니터링할 때면 내 움직임의 오차나 문제점을 많이 발견하게 되고, 연습을 열심히 해도 모니터링 과정에서 만족감이 깨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매일 밤 명상을 한 시점부터 춤의 성장 폭이 크고 성과가 많다는 것을 깨닫고 춤 연습 전에 명상을 해보았다. 그러고 보니 비보이 주티주트(Zooty Zoot)의 연습법이 명상과 유사해 보였다. 고난이도 기술을 연마하려면 반복연습을 하는데, 주티주트는 반복 횟수는 적어 보였지만, 고요한 상태에서 움직임을 정리하고 구상하는 과정으로 연습 시간에 오래 할애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연습 시간을 정좌한 상태로 보내는데, 시선의 방향이 코끝을 지나 바닥을 향하는 것이 명상과 유사했다. 명상을 경험하고 나자, 그의 연습법에 관한 내용이 명상에 오버랩되었다.
명상으로 생각을 비워낸 후에는 움직임에 관한 강박적인 집착을 줄일 수 있었다. 춤 연습에 명상을 접목해 호흡에만 집중하거나 물구나무를 서서 집중하는 등의 시도도 해보았다. 복합적으로 전신 근육을 사용하는 비보잉은 목 뒤쪽이나 허리위쪽처럼 자극점을 찾기 어려운 근육들을 동시에 활용하며 회전 중에 자기 상태를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생각이 많으면 판단이 느려지고, 근신경계 반응도 느려져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일 수 없다. 명상은 그런 부분을 줄여준다. 몸이 쉽게 지치지 않고 움직임이 효율적이며 에너지도 충분해진다. 강박이 사라지자 모든 일에 여유가 생겼다. 이제 나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의식처럼 명상을 한다. 나에게 명상은 소중한 준비운동이자,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다.
성소은 지음, <반려명상>(삼인, 2025. 5. 25. 개정판 1쇄), 212-213.
=====================================
책의 저자 성소은 씨가 진행한 <명상과 수행> 수업을 들은 분의 글이다.
이분은 춤을 추신다.
명상이 강박을 넘어 자연스러운 춤사위를 만들어내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다.
모든 종교에는 자신을 고르고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명상 또는 기도가 있다.
제도 종교 전통에 속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종교 전통의 기도와 명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일상을 여유롭게 살아가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위의 글에는 군더더기 없는 춤사위를 위한 노력이 집착이 되어서,
연습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성과가 없는 경험이 나온다.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말하는 기도에도 이런 통찰이 있다.
기도가 하나님과의 소통이자 사귐이라면 때로 하나님께 맡기고 나를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애쓰는 것이 집착이 되고, 과한 욕심에 휘둘릴 때면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것이다.
청원 기도는 떼쓰는 기도가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하나님께 아뢰고,
하나님께서 하시도록 주님께 맡기는 것이다.
이리저리 골몰하지 말고 그저 내어드리면 된다.
- 향린 목회 323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