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성서묵상

6. 지배욕과 학살

 

그래서 하나님이 산파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셨으며, 이스라엘 백성은 크게 불어났고, 매우 강해졌다. 하나님은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을 보시고, 그들의 집안을 번성하게 하셨다. 마침내 바로는 모든 백성에게 명령을 내렸다. “갓 태어난 히브리 남자 아이는 모두 강물에 던지고, 여자 아이들만 살려 두어라.”(출애 1:20-22)

 

=====================

 

대제국의 왕 파라오는 무소불위의 힘을 가지고 이스라엘 백성을 부릴 수 있는 주인의 자리에 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 백성은 주인이 시키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종의 자리에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의 삶은 종과 노예의 노동에 의지해서 이루어집니다. 주인은 자연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노예가 한 노동의 결과를 향유할 뿐입니다.

 

한편 노예는 주인을 섬길 뿐만 아니라 노동을 통해 자연과도 맞대면해야 합니다. 노예는 주인이 자기 마음대로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율성을 추구하려는 마음이 생기고 또 자신은 자연과 사물들을 가공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자신을 찾으며 정체성도 형성합니다. 그런데 주인은 자기 마음대로 종을 부릴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연에 대해 무지하게 됨으로써 노예의 노동에 종속되고 맙니다. 즉 주인은 노예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러나 이제 자연을 가공할 힘을 가지고, 주인도 살필 수 있는 노예나 종은 훨씬 더 큰 자유와 힘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 주인은 노예가 되고, 종은 주인이 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늘어났을 때, 파라오와 그 주변의 사람들이 두려웠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대응책으로 강제노동을 통해 커지는 자유를 억압합니다. 실패하자 히브리 산파들을 통해 몰래 생명을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지만, 이 또한 실패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것은 공식적인 학살입니다. 그래서 이제 모든 백성에게 명령을 내려 태어나는 사내아이를 모두 강물에 던지라고 합니다. 이 계획도 실패할 것이 뻔합니다. 주인의 모습을 갖춘 종들은 이제 더 이상 종이 되어 버린 주인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모두가 지배하는 주인이 되고자 하는 투쟁 가운데 학살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정말로 끔찍한 비극입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서로 섬기는 일이 필요한 것입니다. 힘 대 힘으로 맞서지 말고 어떻게 힘과 힘을 엮는 정신과 사랑을 만들어 가느냐는 인류가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

 

기도 : 주님, 타자를 시켜 제 배를 채우려는 욕심, 제 할 일 스스로 하지 않고 좀 더 편하려는 생각, 지배하며 통제하려는 마음, 모두 없애 주소서. 서로 섬기는 기쁨을 누리고, 함께 도와 이루는 성취를 맛보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6 한문덕 목사의 출애굽기 묵상 11. 이름에 담긴 뜻(출애굽기 2:9-10) phobbi 2025.10.08 146
215 한문덕 목사의 출애굽기 묵상 10. 모녀의 드라마(출애굽기 2:7-8) phobbi 2025.10.07 150
214 한문덕 목사의 출애굽기 묵상 9. 불쌍히 여기는 마음(출애굽기 2:5-6) phobbi 2025.10.06 139
213 한문덕 목사의 출애굽기 묵상 8. 저항과 신앙(출애굽기 2:2-4) phobbi 2025.10.04 129
212 한문덕 목사의 출애굽기 묵상 7. 생명의 씨앗(출애굽기 2:1-2) phobbi 2025.10.03 126
» 한문덕 목사의 출애굽기 묵상 6. 지배욕과 학살(출애굽기 1:20-22) phobbi 2025.10.02 147
210 한문덕 목사의 출애굽기 묵상 5. 지혜로운 불복종(출애굽기 1:18-19) phobbi 2025.10.01 131
209 한문덕 목사의 출애굽기 묵상 4. 생명을 살리는 사람들(출애굽기 1:15-17) phobbi 2025.09.30 129
208 한문덕 목사의 출애굽기 묵상 3. 도전과 응전(출애굽기 1:11-13) phobbi 2025.09.29 123
207 한문덕 목사의 출애굽기 묵상 2. 공포증(출애굽기 1:9-11) phobbi 2025.09.27 140
206 한문덕 목사의 출애굽기 묵상 1. 힘의 문제(출애굽기 1:6-10) phobbi 2025.09.26 149
205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87. 참된 용서(창세기 50:15-17) phobbi 2025.09.25 143
204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86. 노예 신앙(창세기 49:14-15) phobbi 2025.09.24 131
203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85. 팔을 엇갈리어!(창세기 48:17-19) phobbi 2025.09.23 145
202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84. 축복(창세기 48:15-16) phobbi 2025.09.22 143
201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83. 뿌리(창세기 47:29-30) phobbi 2025.09.20 142
200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82. 고향(창세기 47:27-31) phobbi 2025.09.19 145
199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81. 요셉의 죄(창세기 47:13-14) phobbi 2025.09.18 133
198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80. 험악한 세월(창세기 47:7-10) phobbi 2025.09.17 141
197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79 신앙을 지키며(창세기 46:31-34) phobbi 2025.09.16 14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