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성서묵상

53. 두 개의 축복

 

하나님은 하늘에서 이슬을 내려 주시고, 땅을 기름지게 하시고, 곡식과 새 포도주가 너에게 넉넉하게 하실 것이다. 여러 민족이 너를 섬기고, 백성들이 너에게 무릎을 꿇을 것이다. 너는 너의 친척들을 다스리고, 너의 어머니의 자손들이 너에게 무릎을 꿇을 것이다. 너를 저주하는 사람마다 저주를 받고, 너를 축복하는 사람마다 복을 받을 것이다.

 

네가 살 곳은 땅이 기름지지 않고, 하늘에서 이슬도 내리지 않는 곳이다. 너는 칼을 의지하고 살 것이며, 너의 아우를 섬길 것이다. 그러나 애써 힘을 기르면, 너는, 그가 네 목에 씌운 멍에를 부술 것이다. (창세 27:28-29, 39b-40)

 

=====================

 

야곱은 어머니 리브가와 짜고 형이 받을 축복을 가로챕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에서는 울부짖으며 자기에게도 축복을 빌어달라고 아버지 이삭에게 조릅니다. 그래서 이삭은 야곱에게도, 에서에게도 복을 빌어 줍니다. 흔히 야곱만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이슬이 내리지 않고, 땅이 기름지지 않아서 에서가 죽는 것이 아니라, 제 자신의 힘을 길러서 살아가게 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아우를 섬기는 종의 자리에서도 벗어나게 됩니다. 아브라함에게 복을 주신 하나님께서 하갈과 그의 아들 이스마엘에게도 큰 복을 주셨듯이,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은 야곱과 에서 모두에게 부어집니다.

 

오늘의 본문은 수렵채집 문화와 농경문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각각 자기가 처한 상황에 맞게 살아가면 될 것입니다. 건기가 지속되는 4월부터 10월 가나안에서는 지중해의 습기를 품고 있는 바람이 사막으로 불어와 새벽에 많은 이슬로 내릴 때, 농사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름진 땅을 얻는다면 그것 또한 큰 복입니다. 그런데 이슬도 내리지 않고, 땅도 메마르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그럴 때는 칼을 들고 먹을 것이 있는 곳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환경이 열악하다고 해서 주저앉아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야곱이야말로 장자에게 모든 권리가 주어지는 열악한 사회적 문화적 환경을 깨뜨리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갔던 인물입니다. 이제 모든 것이 주어져 안일하게 누리려고 했던 에서도 스스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상황은 뒤바뀌었고 그래서 실은 야곱과 에서 모두 모험을 통해 주체적 삶을 살아가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약자로 태어나 주눅 든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야곱은 주변의 축복으로 인해 힘을 얻고, 상황의 변화로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하는 에서는 그 경험을 통해 인생의 깊이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기도 : 하나님, 인생에는 언제나 굴곡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올라갈 때가 있으면 반드시 내려올 때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슬픔의 눈물이 기쁨의 화관으로 변하고, 만면의 웃음이 통곡의 소리로 바뀌는 일도 숱하게 일어나는 줄 압니다. 우리가 그 모든 때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소서. 생생한 삶의 한복판에서 죽음을 생각하며, 죽음의 그늘 골짜기를 지나도 생명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6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58. 스무 해를 한결같이(창세기 31:41-42) phobbi 2025.08.22 140
175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57. 칠년과 며칠 사이(창세기 29:16-20) phobbi 2025.08.21 141
174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56. 내가 미처 그것을 몰랐구나(창세기 28:16-19) phobbi 2025.08.20 138
173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55. 하늘이 땅이고, 땅이 하늘이다(창세기 28:10-12) phobbi 2025.08.19 137
172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54. 민족과 신앙의 순수성?(창세기 27:46-28:2) phobbi 2025.08.18 131
»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53. 두 개의 축복(창세기 27:28-29, 39b-40) phobbi 2025.08.16 143
170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52. 어머니의 마음(창세기 27:11-13a) phobbi 2025.08.15 157
169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51. 축복의 약속(창세기 27:1-4) phobbi 2025.08.14 143
168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50. 평화조약을 맺기까지(창세기 26:26-28) phobbi 2025.08.13 145
167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49. 반복을 통한 성장(창세기 26:1-2, 6-7) phobbi 2025.08.12 145
166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48. 장자권에 대한 야곱의 투쟁(창세기 25:29-34) phobbi 2025.08.11 145
165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47. 두 민족이 같은 태 안에(창세기 25:21-23) phobbi 2025.08.09 146
164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46. 아브라함의 죽음을 보며(창세기 25:7-11) phobbi 2025.08.08 148
163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45. 사람 보는 눈(창세기 24:12-14) phobbi 2025.08.07 147
162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44. 사라를 생각하면서(창세기 23:1-4) phobbi 2025.08.06 142
161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43. 신앙의 신비와 깊이(창세기 22:9-10) phobbi 2025.08.05 142
160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42. 네가 사랑하는 외아들을 번제물로 바쳐라(창세기 22:1-3) phobbi 2025.08.04 158
159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41. 브엘세바의 에셀 나무와 판문점의 반송(창세기 21:30-34) phobbi 2025.08.02 136
158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40. 우는 소리(창세기 21:15-20) phobbi 2025.08.01 140
157 한문덕 목사의 창세기 묵상 39. 묵은 감정(창세기 21:8-11) phobbi 2025.07.31 15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