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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목회기도

목회기도(기후정의주일) ㅣ 김자영 집사

by 김지목 posted Sep 23, 2026 Views 3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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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6-09-20

이 땅에 생명을 지으시고 물을 흐르게 하신 하느님,

긴 여름을 지나 바람의 결이 조금씩 달라지는 9월 셋째 주,

 

기후정의주일을 맞아 향린의 교우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당신이 지으신 땅과 물과 바람, 그 안에 깃든 수많은 생명을 바라봅니다.

 

서로 기대어 살아가도록 지어진 세계가

오늘 어디에서 아파하고 있는지 가만히 귀 기울입니다.

 

지난달 히말라야의 얼음이 무너지고 홍수가 생명과 삶의 터전을 덮쳤습니다.

 

네팔에는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이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무너진 삶을 다시 세워야 하는 사람들이 남아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아주 적게 배출해 온 나라의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감당하고,

가장 적게 가진 이들이 가장 먼저, 많이 잃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 기울어진 세계 안에 서 있음을 고백합니다.

낮은 곳에 계시는 하느님,

우리는 같이 여름을 지나왔지만

많은 이들이 더위를 피해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하루를 보내던 때에

어떤 이들은 그 바람을 만드는 전기를 지키다 생명을 잃거나,

뜨거운 길과 공사장에서 일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여러 이주 노동자들과 농민들이

우리 의식주를 만들고 키우다 가뭄과 폭염 속에 쓰러졌습니다

 

모두의 위기라는 말 속에 약자들의 얼굴이 지워지지 않게 하시고

더 약한 몸과 낮은 자리로 먼저 흘러가는 고통을

우리의 눈이 피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정의의 하느님,

정부와 기업이 성장과 경쟁력의 이름으로

많은 전력과 물, 더 넓은 땅을 요구할 때

그 숫자 뒤에 가려진 생명과 지역의 삶도 함께 보는 눈을 주소서.

 

많은 몫을 가져간 이가 더 중하게 책임지고, 더 크게 내어놓는 일이

선의가 아니라 마땅함이 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그 책임을 다른 누군가에게만 요구하지 않게 하소서.

 

어제는 향린의 교우들이 거리로 나가

기후정의를 외치는 수많은 이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고 걸었습니다.

 

그 걸음이 오늘의 예배와 내일의 삶으로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덜 사고 오래 쓰는 작은 선택에서부터

함께 싸우고 있는 이들의 곁에 서서 어떤 미래를 선택할지 묻는 자리에서

우리의 믿음도 모습을 갖게 하실 줄 믿습니다.

 

베푸시는 하느님,

다음 주는 한가위입니다.

 

모진 여름을 지나 익어 온 곡식과

그 결실을 지켜 낸 들녘의 수많은 손을 기억하며 감사합니다.

한가위의 달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둥글게 뜨지만,

달빛 아래의 밤은 저마다 다를 겁니다.

 

돌아갈 고향이 없는 이들과

명절에도 쉬지 못하는 이들

수확을 잃고 걱정이 앞서는 이에게도

주님의 복이 고르게 닿게 하시고,

우리의 감사가 더 많이 쌓는 데 머물지 않고

기꺼이 나누는 기쁨으로 이어지게 하소서.

 

우리 가운데 계시는 하느님,

 

오늘 하늘뜻을 전하시는 송진순 목사님과 함께하시고,

우리가 모두 익숙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당신께서 들려주시는 음성 앞에 마음을 열게 하소서.

 

몸과 마음이 아픈 교우들과

삶의 무게가 버거운 이들,

여러 사정으로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교우들의 하루에도

주님의 평안이 머물기를 빕니다.

 

오늘 성가대와 예향, 교우들이 마음 모아 드리는 찬양을 받아주시고,

 

교회 곳곳에서 섬기며, 저마다의 삶터에서 생명과 평화의 몫을 감당하는 교우들에게

지치지 않을 힘과 기쁨을 더하여 주소서.

 

 

 

이제 우리의 입을 닫고 마음을 엽니다.

 

주님의 음성을 들려주십시오

 

(침묵)

 

모든 생명을 사랑하시며

우리와 모든 피조물을 함께 품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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