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자유게시판

아니! 아직도 피자집에 주문하듯이 기도하세요?

by 최성철 posted May 24, 2019 Views 1675 Replies 0

 

기도는 마치 피자집에 이것저것 여러가지 토핑들을 올려달라고 주문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주십시오 주십시오 하고 수십번 수백번 애걸하면 받는다는 말은 속임수에 불과합니다. 거기에다 응답 받을 때까지 간구하면 결국에 들어 준다는 말도 거짓입니다. 이런 기도를 들어준다고 믿었던 하느님은 죽었기 때문에 시간과 돈 낭비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나는 옛날에 하던 것처럼 기도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이시여, 나의 삶도 옛날과 다릅니다.

전에는 치유를 간구했습니다만

이젠 의사에게 치료받으로 갑니다.

오랫동안 무릎 꿇고 당신과 씨름하며

피곤케 하였지요. 나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주여 들어 주소서

당신이 귀머거리인 것처럼 무수한 나의 기도를.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들이 멈추지 않습니다.

날카로운 소리를, 당신의 잠잠하심을 해명합니다.

저들의 당치 않는 말로

 

이젠 기도란 이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참고: R.S. Thomas, “Emerging,” Collected Poems]

 


외부에 존재하는 타자로써의 하느님은 죽었습니다. 즉 이 하느님은 더 이상 힘이 없습니다. 설득력도 없고 효력도 없습니다. 초자연적인 기적은 일어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교회가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응답받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거짓말과 기만을 밥먹듯이 했습니다.

순진한 신자들은 거짓과 기만에 속아넘어갔습니다. 사람들은 눈을 뜨고 인식이 새로워지고 용기가 생겨 교회를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교회동창회가 생겨났습니다.

더 이상 하느님을 외부에 설정하고 주십시오 주십시오 하는 기도는 효과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에 지치고 식상해서 이 하느님은 죽어갔습니다.

기도와 명상의 차이점에 대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도는 외부의 하느님에게 무엇을 달라고 애걸하는 것도 아니고, 자연의 법칙이 깨어지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염원하는 것도 아닙니다

기도의 주체는 기도자입니다. 기도자는 자신의 기도의 제목이 되어야 합니다. 즉 기도는 이기심을 떠나 자신의 변화와 성숙을 향한 요청입니다.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면 자신이 정의와 사랑과 평회가 되어야 합니다. 즉 하느님에게 떠넘기지 말고 자신이 하느님이 되는 것이 기도입니다. 나의 한계성을 넘어서는 즉 초월하는 것이 기도입니다. 기도는 모든 경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기도에는 사심과 이기심과 폭력적인 분노가 없습니다. 기도에 대한 심층적인 의미를 다음 기회에 소개할 것을 약속합니다.

 

[글쓴이: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70 희년청년회 구종화 집사입니다 1 종화 2018.07.06 2102
769 희남회원들에게 보내는 희남회장 개인서신 제2호 file 흐르는물처럼 2019.01.19 1906
768 희남회원들에게 보내는 희남회장 개인서신 제1호 1 file 흐르는물처럼 2019.01.06 1898
767 희남 총회일정이 12월 1일로 결정되었음을 공지합니다.(희남 김종일) 흐르는물처럼 2019.11.18 1832
766 홍콩사태 접근법과 한국언론의 문제점 퍼온 글 통일둥이 2019.08.10 1658
765 홍콩 젊은이들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갈 것인지를 깨달아야 통일둥이 2019.08.05 1820
764 홈페이지 기능개선 요청 풀한포기 2020.02.12 1898
763 홈페이지 기능 개선 요청 - 게시글의 댓글 표시 풀한포기 2019.08.02 1681
762 혼례 감사의 인사 1 해결사 2020.01.22 2082
761 헬 조선의 실상을 28일 평화소모임에서 다룹니다 file 통일둥이 2019.04.24 1745
760 헌금을 무기명으로 내게 하고, 계급화 현상을 막기 위해 직분제를 만들지 않았다. 모두 '형제·자매'라고 불렀다. che_guevara 2019.12.28 1845
759 허구적 미국 민주주의의 한 단면인 돈 놀음 정치 통일둥이 2019.03.20 1809
758 향우실의 김영 목사님 1 file 홍성조 2019.10.22 1865
757 향린의 핑퐁 평화 file 홍성조 2019.11.13 1801
756 향린의 청년예수 - 새터전 상상 1 풀한포기 2019.10.30 1917
755 향린에서 세 번 분노한 사연 - 8 산하 2018.07.03 2623
754 향린교우분들과 함께한 베트남평화기행 (길목협동조합) 도임방주 2019.01.27 1881
753 향린-에큐메니칼 영화제 file 여명 2023.11.01 1973
752 향린 70_연극할 배우 모집^^ 황소뚜벅이 2023.04.18 1781
751 핵전쟁 문제점은 후회조차 할 수 없는데 있다 통일둥이 2022.10.02 181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9 Next
/ 3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