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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뜻펴기

이제 슬프지 않아요 | 장동원, 김희헌 | 2021-11-14

by 김희헌 posted Nov 15, 2021 Views 164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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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1-11-14

이제 슬프지 않아요 (삼상 1:4~20, 10:11~14, 19~25, 13:1~8)

2021.11.14. 창조절 11, 야외예배

 

코로나로 인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18주 만에 야외에서 대면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와 성인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으니, 하늘뜻펴기는 나누어서 진행하고자 합니다. 먼저 장동원 전도사님이 어린이를 위해 하늘뜻을 펼쳐주시겠습니다.

 

[이제 슬프지 않아요 / 사무엘상 14~20/ 장동원]

옛날 옛적에 엘가나라고 하는 사람이 살았대요. 엘가나는 에브라임 지역의 산속 깊은 곳(라마다임)에서 두 명의 아내와 함께 살았어요. 한 명은 한나이고, 다른 한 명은 브닌나였어요. 브닌나에게는 자녀가 많았지만, 한나에게는 자녀가 한 명도 없었어요.

엘가나는 해마다 한 번씩 실로라고 하는 성읍에 올라가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제사를 드렸어요. 제사 후에는 항상 제물을 나눴는데, 브닌나와 그의 자녀들에게는 한 몫씩, 한나에게는 두 몫씩 제물을 나누어줬어요. 자식이 없어서 슬퍼하는 한나를 더욱 배려한 거였어요. 옛날 고대 시대에는 자식을 낳지 못한 여성은 사람 취급을 못 받았어요. 그럼에도 엘가나는 한나에게 못되게 굴지 않고, 더욱 많은 사랑을 베풀었답니다.

그런데 해마다 이런 일이 계속되니까 한나의 마음이 점점 힘들어졌어요. 게다가 다른 아내인 브닌나가 한나를 괴롭히기까지 했어요. 아이를 낳지 못한다고 무시를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남편 엘가나는 한나를 위로했어요. “여보, 왜 울기만 해요? 왜 아무것도 먹지 않나요? 당신에게 아들이 열 명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보다 당신을 더 사랑할 수 있을까요? 난 이 세상에서 당신을 가장 사랑하고, 앞으로도 당신에게 정말 잘해줄 거예요. 그러니 울지 말아요.” 한나는 이렇게 따뜻한 위로를 받았지만, 여전히 많이 슬프고 괴로웠어요.

그러던 중 하루는 다시 엘가나 가족이 실로에서 제사를 드리고 음식을 나누어 먹었을 때였어요. 한나는 조용히 혼자 일어나서 가족 몰래 기도를 하러 성소에 갔어요. 한나는 아주 괴로운 마음으로 울면서 기도를 했어요. “주님, 저를 불쌍히 여겨서 아들 하나를 낳게 해주시면, 그 아이를 주님의 일을 하도록 주님께 바치겠어요.” 마침 그때 엘리라고 하는 제사장은 멀리서 한나의 기도를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나가 소리를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는 바람에, 눈이 좋지 않았던 엘리는 한나가 술에 취한 줄로 오해를 했어요. 그래서 언제까지 술에 취해 있을 것이오?”라며 한나를 꾸짖었어요.

엘리의 꾸짖음에 한나는 진심을 담아 답변했어요. “너무 슬퍼서, 제 마음을 주님 앞에 쏟아 냈을 뿐이에요. 너무나 괴로워서 이렇게 주님께 간절하게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한나의 슬픈 사연을 들은 엘리는 한나의 진심 어린 마음을 알게 됐어요. 그렇게 엘리는 한나의 아픔에 온전히 공감하게 됐고 온 마음을 다해 한나를 축복해 주었답니다. “평안한 마음으로 돌아가세요. 하나님이 당신이 기도한 것을 다 이루어 주실 거에요.”

한나는 엘리의 축복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전적으로 믿었습니다. 그러자 슬픈 마음은 이내 사라지고, 얼굴에는 기쁨만이 가득해졌어요. 그렇게 한나는 이미 축복의 약속이 이뤄진 것처럼 행동했어요. 기쁨에 가득 찬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갔고 다시는 슬퍼하지 않았답니다. 결국, 하나님은 한나에게 하신 그 축복의 약속을 이뤄주셔서, 한나에게 사무엘이라는 아들을 선물하셨습니다.

이처럼 한나는 엄청나게 힘든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기도했어요. 게다가 한나의 곁에는 그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남편 엘가나는 끝까지 한나를 사랑으로 대했고, 제사장 엘리는 진심 어린 공감과 축복을 보내줬어요. 그러한 지지와 믿음이 있었기에, 한나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모든 결과를 하나님께 내맡길 수 있었어요. 축복의 약속을 경험하고 더 큰 믿음과 희망을 얻을 수 있었어요. 슬픔 속에서도 끝까지 기쁨을 잃지 않았고 행복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계속해서 기도를 드릴 수 있었어요. 이 모든 과정에서 아름답게 태어난 사무엘이라는 아이는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아름답게 살아갔답니다.

우리도 살면서 힘든 일을 많이 경험하게 돼요.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할 수도 있어요.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요.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선물을 약속하셨어요. 슬픈 마음, 화나는 마음, 속상한 마음, 눈물 어린 마음을 주시지 않고 기쁜 마음, 편안한 마음, 행복한 마음, 환한 웃음을 선물로 주실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 모두 항상 기도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아름다운 미래를 기다려요. 희망의 마음으로 하나님을 따라가는 삶을 살기를 기도해 보아요. 더 아름다운 미래에는 우리 친구들도, 이웃들도, 동물도, 식물도, 하늘과 땅과 별과 바람도, 이 우주의 모든 존재가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는 행복한 세상이 올 거예요. 그날이 빨리 오기를 여러분 모두와 함께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새로운 세계를 향한 믿음 / 마가복음 131~8/ 김희헌]

저는 마가복음으로 말씀을 이어가겠습니다.

지난 2년간 코로나 시대를 지나는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비대면이 뉴노멀이 되면서 예배를 드리거나 공부하는 방식이 바뀌었고, 교우들과 어울리는 일이나 결혼과 장례문화도 변했습니다. 예전에 신앙공동체를 이루어가며 함께했던 일들도 어쩌면 먼일처럼 느껴져서, 익숙했던 과거가 사라진 것 같은 불안함도 있습니다. 하지만, 왜 이런 일들이 생겼는지를 깊이 생각해보면, 올 수밖에 없었던 전환의 시대가 온 것이라고도 하겠습니다.

우리는 오늘 대면 예배를 재개하면서 위드 코로나시기로 조심스럽게 들어갑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의 삶을 구상하면서 기후위기의 시대에 합당한 생태적 신앙을 찾아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교회로서는 70주년과 함께 맞을 광화문 시대를 향해서 공동체적 전환을 해나가야 할 때입니다. 불안과 소망이 공존하는 전환의 시기입니다.

복음서가 기록된 1세기의 신앙인들은 오늘 21세기를 사는 우리보다 더 거대한 파국과 전환을 경험했습니다. 특히 마가복음은 대로마 전쟁으로 인해 성전이 파괴되고 국가가 패망한 시기를 역사적 배경으로 합니다. 우리가 읽은 마가복음 13장은 특히 작은 묵시록이라는 별명을 가졌습니다. 전쟁과 지진과 기근에 관한 암울한 이야기로 파괴된 역사와 공동체를 묘사합니다.

하지만, 성서의 묵시록은 단지 파국의 그림자를 진술하는 일에 관심하기보다는, 근원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포착하고 갈망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절망에 빠져 역사에서 멀어지기는커녕, 환상과 신탁을 통해서 억압과 어둠의 실체를 밝혀내고 새로운 세계의 탄생을 그려냅니다. (서기관들의 반란: 저항과 묵시문학의 기원, 374)

마가복음의 역사적 배경이 된 6년간의 유대전쟁(AD 66~73)은 유대 사회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사회적 중심이 이동했습니다. 생활의 구심점이었던 성전은 불타서 무너졌고, 체제를 구성한 중심세력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주요세력이었던 제사장과 사두개파, 열심당원(젤롯)과 에세네파 등은 전쟁 후에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대신, 바리새파와 그리스도인만 살아남았습니다.

폐허의 시대를 살아간 마가의 공동체는 무엇을 구했을까요?

오늘 본문 마가복음 13장은 예수와 제자들이 성전을 떠나면서 나눈 대화입니다. 제자들이 성전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선생님, 보십시오. 얼마나 굉장한 건물들입니까!예수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는 이 큰 건물들을 보고 있느냐? 여기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

모두 예루살렘 성전을 보며 말하고 있습니다. 제자와 스승이 같은 것을 보고 있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다릅니다. 제자들이 보는 것은 굉장한 건물이지만, 예수께서 보는 것은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깨닫고 알아차려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13장에는 보다’(βλέπω)라는 동사가 다섯 번 나오는데 (2,5,9,23,33), 그 단어는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보다는 마음으로 각성하여 깨닫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가 요구하는 것은, 알아차리는 각성과 그에 맞는 결단력 있는 행동입니다. ‘돌 하나도 남지 않고 무너질 것이라는 예수의 말씀은 파괴의 경고라기보다는 각성의 촉구입니다. 무너지는 세계의 어둠 덮인 두려움이 아니라, 전적으로 새로운 시대를 향한 종말론적 믿음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제자들이 예수께 묻습니다. 언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요, 일어난다면 어떤 징조가 있는지요? 제자들이 말한 이런 일들이란, 깨어있지 않고는 보이지 않는 일입니다. 그것은 거짓 그리스도와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는 일이요 (6, 21~22), 성실한 믿음의 사람들이 핍박을 받고 (9), 가증스러운 것들이 도리어 자리를 차지하는 사태(14)입니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속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촉구합니다.

우리 시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거대한 전환의 시기에, 지난 시기의 묵은 질서는 쓴 물을 짜내고 있으며, 새로운 세계는 흔쾌히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표면적인 동요에 머물며 근본적 변화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처럼, 이미 무너진 예루살렘 성전을 보고서도, ‘이 얼마나 굉장한 건물인가!’ 하며, 옛 시대를 구가(謳歌)하는 것입니다.

마가복음 13장이 특이한 점은, 성전붕괴와 묵시록의 현실을 해석할 때, 그것을 로마제국에 의한 역사의 패망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마가복음은 13장의 작은 묵시록을 십자가의 길을 향한 길목에 배치하여, 그것을 하나님의 심판과 섭리의 과정에서 이해하도록 이끕니다. 그것은 마가의 공동체가 자신들의 시간에 무엇을 보는지를 말해줍니다.

성서에는 시간을 가리키는 두 개의 단어가 있지요. 믿음의 시간은 카이로스요, 역사의 시간은 크로노스입니다. 이 두 시간은 같으면서도 다릅니다. 역사의 시간이 어둡다 하여, 믿음의 시간도 어두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의 시간인 크로노스의 파국이 하나님의 시간 카이로스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돌 위에 돌 하나도 남지 않는 역사의 시간에 카이로스를 보는 것, 전적인 새로움을 향한 종말론적 믿음을 구성하는 것, 그것이 복음서의 가르침이겠지요. 우리도 믿음을 다시 세우고, 주님의 시간에 참여하기 위해 일어서야겠습니다. 고통의 그림자가 길었던 힘겨운 시간을 털어내고, 하나님께서 은총으로 인도하실 광화문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겠습니다.

창립 70주년을 앞둔 내년은 더욱 뜨거운 준비의 시간이 되겠지요. 예배당 건물이 쑥쑥 올라가는 만큼, 새 시대를 향한 우리의 믿음도 굳세게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또한, 내년 6월이면 안병무 선생의 탄생 백 주년을 맞게 되는데, 개신교 진보신앙의 현주소를 자세히 검토하면서 우리의 교육과 선교를 새롭게 재구성해가야 할 것입니다.

옛 전통과 영광이 무너진 때의 마가 공동체, 그들은 카이로스의 새 시대가 오는 것을 보며 믿음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보다 더 오래전 예언의 시대가 동터올 때부터 전해오던 믿음의 목소리가 있으니, 우리도 귀를 기울여봅시다. 슬픔에 잠긴 한나에게 전달된 엘리의 말씀, “그렇다면 평안한 마음으로 돌아가시오. 하나님이 그대가 간구한 것을 이루어 주실 것이오.” 새 시대를 향한 우리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시리라 믿고, 다시 힘차게 일어서는 향린의 식구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파송사]

이제 슬퍼하지 마십시오. 믿음의 사람에게는 어둠의 시간이 간구의 때요, 절망의 시간이 은총의 때입니다. 그러니, 평안한 마음으로 나아가십시오. 하나님이 그대의 간구를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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