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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뜻펴기

위기를 가로질러 ㅣ 서형식 ㅣ 2023-09-10

by 이민하 posted Sep 16, 2023 Views 105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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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3-09-10

위기를 가로질러

창조절 둘째 주일, 하늘 뜻 펴기

 

주일 예배 강단에 선다는 것은 일반 교인(비 교역자)으로서는 무척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강연을 전문적으로 훈련받지 않았고 체계적인 신학 지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평신도 설교야말로 만인사제설이라는 개신교의 핵심 전통을 가장 충실히 따르는 제도이며 또한, 하느님과 세계, 인간에 대한 일반 교우의 여러 관점(신앙관)을 살펴볼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과 함께 나눌 세 본문 설교는 로마서에서 바울의 권면, 마태복음의 공동체론, 출애굽기의 유월절 단락입니다. 이 본문에서 위기를 가로질러란 제목을 가지고 로마 교회, 마태 공동체의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며, 성서 저자는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권면했는지 살펴보고, 지금 우리의 상황에 이 권면을 어떻게 적용할지를 고민해 보겠습니다.

 

먼저 로마서에 나타난 로마 예수 공동체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로마서는 바울이 3차 전도 여행 중인 기원후 56~57년경, 예루살렘으로 가기 직전 3개월 동안 고린도에 거주하면서 로마 교회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로마 교회 상황

이 시기에 로마 예수 공동체에 중요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기원후 49, 4대 로마 황제인 클라우디우스는 모든 유대인을 로마에서 쫓아냈습니다. (클라우디우스 칙령) 이유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믿고 전하는 이들로 인하여 유대인 공동체 내에서뿐 아니라 로마인, 헬라인 간의 갈등과 충돌이 심하게 일어난다는 것입니다.(클라우디우스는 다른 종교들이 팍스 로마를 위협하지 않는 경우 꽤 관대한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알렉산드리아와 로마에서 일어난 유대인과 연관된 두 번의 소요 이후에 그는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유대인들의 민족주의가 로마의 질서를 파괴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 추방령에 의해 로마를 떠난 유대인이 약 25,000명이며 그중에는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5년 뒤 기원후 54년에 네로가 유대인 귀환 명령을 내립니다. 유대인 추방 전에는 다수의 유대인과 소수의 이방 그리스도인이 유대인 회당에서 하나의 공동체 형태로 신앙생활을 영위하다가 유대인 추방 이후에는 이방 그리스도인들이 독자적으로 그들의 처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교인 수가 급성장한 상태에서 유대인들이 다시 돌아와서는 이방 그리스도인과 분리된 모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린도 공동체의 문제와 유사하게(고전 10:19-33) 음식 규례(cosher law)에 따라 서로를 배척하는 소위강한 자약한 자로 분열되어 있었고, 이방 그리스도인이 훨씬 더 많은 가정 교회 구조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바울의 상황

예루살렘 교회에도 클라우디우스 칙령 이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리스교를 유대인의 적대적인 태도로부터 구하고, 그리스도인에 대한 로마당국의 간섭을 회피하기 위해서, 즉 기독교가 외부적으로 유대교의 한 종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할례와 유대 절기 준수에 대한 의무를 지우게 하자는 세력이 주류가 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예루살렘 교회는 예루살렘 회의 협정에도 불구하고, 바울이 개척한 교회(갈라디아 교회와 빌립보 교회)에 유대주의적인 역 선교사들을 파송해서 교회에 많은 갈등이 일으킨 바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울은 마케도니아 지방의 교회로부터 모은 구제 헌금을 가지고 예루살렘 교회로 떠나려는 참이었습니다. 자신과 이방 그리스도인 대표자를 예루살렘 교회가 환대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로마서의 기록 동기

선교적 목적~ 동방 선교 사역을 마치고 서방 선교 사역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업을 위해서는 자신과 자신의 복음을 알려 그들의 지원과 도움을 얻으려 했습니다.

변증적 목적~ 곧 방문하게 될 예루살렘 교회에서 신학적인 논쟁을 염두에 두고 기독교 복음의 진리를 확인하고 유대 교회와 이방 교회가 하나의 기초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재천명하기 위하여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체계화,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교훈적 목적~ 그리스도인들의 윤리적 삶에 대하여 설명하였습니다.

4. 목회적 목적~ 로마 교회에 있는 이방 그리스도인과 유대 그리스도인 사이에 갈등과 반목이 깊어져 교회가 하나 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자신의 교회 개척 경험을 통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로마서의 구조

1. 서론(1:1-7)

2. 본론 (1:8-15:13)

1) 서언 및 논증의 주제 (1:8-17)

1:8-15: 감사 말과 바울로의 의도

1:16-17: 총 제목: 복음의 정의

2) 논증부(1:18-11:36)

1:18-4:25 의화론

5-8 구원을 얻은 사람들이 누리는 삶

9-11장 하느님의 구원 섭리 안에 있는 유대 사람과 이방 사람의 관계

3) 권면부(12:1-15:13)

12-13장 그리스도인의 일상적 삶의 자세에 대한 훈계

14:1-15:13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 사이의 올바른 관계에 대한 훈계

3. 결론(15:14-16:27)

 

13장 본문 주석

13장은 자율적 의무로써 기독교 윤리를 말하고 있으며 크게 국가에 대한 의무, 이웃에 대한 의무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로마서 13(새 번역)

그리스도인과 세상 권세

1 사람은 누구나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해야 합니다.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로 부터 온 것이며, 이미 있는 권세들도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것입니다.

2 그러므로 권세를 거역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는 것이요, 거역하는 사람은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3 치안관들은, 좋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고, 나쁜 일을 하는 사람에게만 두려움이 됩니다. 권세를 행사하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으려거든, 좋은 일을 하십시오. 그러면 그에게서 칭찬을 받을 것입니다.

4 권세를 행사하는 사람은 여러분 각 사람에게 유익을 주려고 일하는 하나님의 일꾼입니다. 그러나 그대가 나쁜 일을 저지를 때에는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는 공연히 칼을 차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나쁜 일을 하는 자에게 하나님의 진노를 집행하는 사람입니다.

5 그러므로 진노를 두려워해서만이 아니라, 양심을 생각해서도 복종해야 합니다.

6 같은 이유로, 여러분은 또한 조세를 바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일꾼들로서, 바로 이 일을 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7 여러분은 모든 사람에게 의무를 다하십시오. 조세를 바쳐야 할 이에게는 조세를 바치고, 관세를 바쳐야 할 이에게는 관세를 바치고, 두려워해야 할 이는 두려워하고, 존경해야 할 이는 존경하십시오.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다

8 서로 사랑하는 것 외에는,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다 이룬 것입니다.

9 "간음하지 말아라. 살인하지 말아라. 도둑질하지 말아라. 탐내지 말아라" 하는 계명과, 그 밖에 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모든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하는 말씀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10 사랑은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주님 오실 날이 가깝다

11 여러분은 지금이 어느 때인지 압니다.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벌써 되었습니다. 지금은 우리의 구원이 우리가 처음 믿을 때보다 더 가까워졌습니다.

12 밤이 깊고, 낮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둠의 행실을 벗어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읍시다.

13 낮에 행동하듯이, 단정하게 행합시다. 호사한 연회와 술취함, 음행과 방탕, 싸움과 시기에 빠지지 맙시다.

14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을 입으십시오. 정욕을 채우려고 육신의 일을 꾀하지 마십시오.

 

-바울이 이해한 삶은 기본적으로 하느님과 사람 앞에 빚진 자로서의 존재입니다. 그는 자신의 사역을 통틀어 누구에게나 빚진 자라는 자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14 나는 그리스 사람에게나 미개한 사람에게나, 지혜가 있는 사람에게나 어리석은 사람에게나, 다 빚을 진 사람입니다) 사랑이란 그리스도인들이 갚아야 빚으로서 '다 갚음'이 없는 영원한 부채라는 것입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라는 계명은 이웃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며 율법의 핵심이고 완성임을 명백히 보여 줍니다. 여기서 바울이 율법을 무시하지 않고 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율법은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완성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종말론적 윤리

마지막에 일어날 종말의 심판과 구원이 예수 그리스도의 현재적 하느님 나라의 선포로 인해 세상 안으로, 또 현재 속으로 앞당겨 도래하는 것을 선취적 종말론이라 하는데 이러한 종말론은 윤리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윤리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종말론은 윤리의 동인이 되고, 윤리는 종말론의 내용이 됩니다.

 

 

마태 공동체 상황

마태 공동체는 유대인 및 유대 교인들에게 상당한 반감이 있었습니다. 이는 기원후 70년 전후에 일어난 유대 전쟁에 기인합니다. 전쟁 중에 요하난 벤 자카이 등의 친 로마계 랍비들은 독립 투쟁 세력들을 비판하면서 로마에 투항하여 목숨을 부지한 후, 흩어진 유대인들을 공동체로 다시 규합하였습니다. 이후 로마 당국에게 더 이상 유대인 공동체가 제국에 위험한 존재가 아님을 변증했고, 안으로는 소요나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율법을 통해 통제했는데, 이에 따라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들은 우선적인 배척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결국, 마태 공동체는 전쟁으로 인한 디아스포라와 함께 공동체로부터의 배척이라는 이중의 외적인 아픔을 겪고 있었을 뿐 아니라, 내적으로는 이방인 선교에 관한 견해 차이로 인해 갈등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이스라엘의 핵심으로 여겼지만 더 이상 주류가 아니었으므로, 자신을 새롭게 정립해야 하는 위기 속에서 이 글이 일차적으로 기록하였습니다.

이 공동체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저자 마태는 유대 기독교인이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자들의 말을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 (5:17)

2. 마태 공동체는 율법을 지키며 살았다.

3. 마태 공동체는 유대 회당조직에 더 이상 속하지 않았다.

4. 회당과의 분리는 그리 멀지 않은 이전 시기에 일어났으리라 추측된다.

바리새 주의적인 유대교와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는 마태복음 내의 정황들은 마태복음이 유 대교로부터 분리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5. 이방인 선교는 마태복음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마태복음 내에서 이방 선교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 차이가 공동체 내에서 분열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소였습니다.

 

마태복음의 구조

마태복음은 다른 복음서들이 사용하지 않는 교회라는 단어를 두 번 사용합니다. (16:18, 18 :17) 더구나 예수의 네 번째 설교 모음인 장은 교회의 규칙에 관한 설교로 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마태는 교회를 중요한 주제로 보고 있는 셈입니다.

마태복음은 예수의 말씀을 그 성격에 따라서 조직적으로 다섯 개의 큰 설교 뭉치로 나누고 그 사이사이로 이야기를 배치했습니다.

 

1-4

이야기

5-7

산상설교

8-9

이야기

10

제자 파송 설교

11-12

이야기

13

천국 비유 설교

14-17

이야기

18

제자 공동체의 규칙에 관한 설교

19-22

이야기

23-25

종말 심판에 관한 고별 설교

2628

이야기

 

 

 

 

18장의 구조

 

18:1 5

1)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9:33-37; 9:46-48)

4: 어린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큰 사람이다.

18 : 6-9

2) 실족케 하는 것(9:42-48; 17:1-2)

6: "나를 믿는 이 작은 사람 가운데서 하나라도 걸려 넘어지게 하는 사람, 누구라도, 차라리 그 목에 큰 맷돌을 달고 깊은 바다에 빠지는 편이 낫다.

18:10-14

3) 잃은 양의 비유 (15:3-7)

13: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가 그 양을 찾으면, 길을 잃지 않은 아흔아홉 마리 양보다, 오히려 그 한 마리 양을 두고 더 기뻐할 것이다.

18:15-20

4) 용서하여라 (17:3)

18:21-35

5) 용서할 줄 모르는 종의 비유

35: 너희가 각각 진심으로 자기 형제자매를 용서해 주지 않으면, 나의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19 : 1-2

6) 설교의 종결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고, 갈릴리를 떠나서, 요단강 건너편 유대 지방으로 가셨다.

 

 

본문 주석

-누가복음 173절의 한 절의 말씀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였습니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믿음의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 주어라)

-주제는 지극히 작은 자에 대한 지극한 관심에서, 죄를 지은 형제에 대한 태도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이 말씀 안에는 죄지은 형제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며, 동시에 교회 징계의 권위에 대해서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15"네 형제가 [너에게] 죄를 짓거든, 가서 단둘이 있는 자리에서 그에게 충고하여라. 그가 너의 말을 들으면, 너는 그 형제를 얻은 것이다.

이것은 유대인들이 행하던 관습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충고하다로 번역된 옐랭코라는 말은 다른 사람의 실수나 잘못을 드러내 보여준다는 뜻입니다. 개인적으로 상대방의 잘못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첫 번째 단계입니다. 성급하게 그것을 공개하거나 소문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듣는다는 말은 자신의 죄를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누가 나에게 잘못을 하여 사이가 벌어지면나는 그 사람을 잃은 것입니다. 반대로 내가 그를 설득하여 잘못을 인정하게 하고 돌아서게 했다면 나는 그를 다시 얻은 셈인 것입니다.

-16절 그러나 듣지 않거든, 한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거라. 그가 하는 모든 말을, 두세 증인의 입을 빌어서 확정지으려는 것이다. (19:15)

한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자신이 한 판단이 주관적인 사견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대인의 전통에 따르면어떤 사건이 성립하려면 두 사람 이상의 증인이 필요합니다. 두 사람 이상이 같은 증언을 하면 그것은 객관적인 사실로 확정되게 됩니다.

이 정도가 되면 대부분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17절 그러나 그 형제가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교회에 말하여라. 교회의 말조차 듣지 않거든, 그를 이방 사람이나 세리와 같이 여겨라.

이 마지막 단계에서는 할 수 없이 공론화시키는 단계입니다. 교회에게 말하는 것입니다. 교회 전체가 사정을 듣고 판단하고 그 사람의 잘못을 확정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이 권고가 받아들여지면 좋지만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과 교제를 끊어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에게는 더 이상의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세 단계의 처리 과정에서 돋보이는 점은 정죄하는 태도가 아니라 죄를 지은 상대방에 대한 세심한 배려입니다. 마지막까지 그를 죄로부터 돌이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태도가 강조되고 있는 것입니다.

-18절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는 것은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땅에서 푸는 것은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교회에 매고 푸는 권한을 준 것입니다. 교회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고교회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신앙공동체로서의 교회의 권위에 대한 말씀입니다.

-19절 내가 [진정으로] 거듭 너희에게 말한다. 땅에서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합심하여 무슨 일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에게 이루어 주실 것이다.

20절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여 있는 자리, 거기에 내가 그들 가운데 있다.

두 사람 이상이 예수의 이름으로 모이면, 그곳이 교회이며, 그곳에서 구하면 이루어 주실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마태에게 있어서 교회는 어떤 조직이라기보다는 두세 사람이라도 예수의 이름으로 모이는 곳입니다(18:20). 다시 말해서 예수를 향하여 주는 그리스도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16:16) 라고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바로 교회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 교회는 28:18-20이 암시해주듯이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는 예식을 거행했고세계 선교와 신앙에 활동을 집중했으나, 18장 전체가 보여주듯이 내부에 많은 문제가 있었고,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원칙이 위의 본문입니다.

 

우리 공동체 상황

먼저 교회를 둘러싸고 있는 외적 상황을 보면 급격한 기술문명의 변화와 물질 만능 풍조로 인해 종교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는 무종교(無宗敎) 상태가 만연해 있고, 기독교가 일반인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고(反 基督敎), 그 결과 기독인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사회 경제적으로는 양극화와 민주주의의 퇴행으로 인하여 세대 간, 계층 간, 젠더 간 갈등은 깊어지고 있고, 이러한 반목이 교회 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교회 내적인 상황입니다. 우리의 장점을 중심으로 그것이 갖는 한계와 단점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민주적 제도와 절차를 갖추고 있습니다. 교회의 권력과 권한이 목회자나 당회 등 소수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되며 교회의 재정은 투명하게 관리, 공개되는 회중 교회 (평신도 교회)의 제도와 전통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적 제도에 대한 이해도와 적응력은 각기 달라 갈등 소지를 늘 안고 있으며 절차적 문제로 일의 진행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됩니다. 민주적 교회에 걸맞게 구성원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 일이 몇 사람에게 집중되거나 파행을 겪기 쉽습니다.

둘째, 문화적 다양성에 대해 대체로 포용적이고, 수직적 일방적 권위에 대해서는 저항하는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적 문화적소수자에 대해서 관용적이며 이해하려는 입장이나 이것이 온몸으로 체화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부조화 사이로 구체적인 이슈가 제기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전통적 권위나 기득권 체제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변혁의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자칫 교회 내에서 잘못 적용되는 경우, 오랜 세월 동안 가꾸어온 정당한 신뢰도 부정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셋째, 유연한 신학적 해석을 합니다. 경직되고 도그마적 성서 해석에서 벗어나 상황적(contextual) 신학 해석을 합니다. 그래서 신학적 논쟁으로 인한 갈등은 적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기독인들의 고백(원죄, 대속, 부활, 재림, 내세 등)을 상징화하는 등 무겁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복음주의적 교인들보다 교회에 대한 헌신성이나 참여도가 떨어지는 편입니다.

넷째, 공동선을 추구하려는 신앙관이 있습니다. 개인적 구원보다는 사회적 불평등의 해소와 사회적 정의 추구에 더 많은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개인의 영성이나 윤리가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기독교가 전반적으로 쇠퇴하는 기울어진 외적 지형에 내부적으로 우리가 갖는 단점에 어떤 사건이 계기가 되어 갈등이 폭발하면서 또한 이를 수습할 지도력(leadership)도 없는 경우, 파국적, 연쇄적인 갈등 구조(malevolent cycle)의 심각한 위기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로마서에서 제시하는 공동체 위기 해소 방법

로마서 14장과 15장에서 바울은 분열된 로마 공동체의 강한 자와 약한 자를 다시 결합해 하나의 종말론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하여 권면합니다. 여기에서 핵심적인 단어 4가지를 선택해서 우리 공동체에 적용해 봅니다.

1. 크리노(κρίνω: 비난하다, 나무라다)

여러분은 믿음이 약한 이를 받아들이고, 그의 생각을 시빗거리로 삼지 마십시오. (14:1 새 번역)

2. 엑수테네오(εξουθενω: 업신여기다)

먹는 사람은 먹지 않는 사람을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않는 사람은 먹는 사람을 비판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는 그 사람도 받아들이셨습니다. (14:3)

3. 프로스람바노(προσλαμβνω: 받아들이다, 수용하다, 이해하다)

믿음이 강한 우리는 믿음이 약한 사람들의 약점을 돌보아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에게 좋을 대로만 해서는 안 됩니다. (15:1)

4. 바스타조(βαστζω: 담당하다, 짐을 지다, 인내하다, 들어 올리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시려고 여러분을 받아들이신 것과 같이, 여러분도 서로 받아들이십시오. (15:7)

 

 

사진.png

   

로마서에서 바울은 공동체 분열을 일으키는 두 종류 말과 공동체 연합을 이끄는 두 가지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은 비난하기멸시하기입니다. 소통의 단절과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은 자기중심적인 판단 기준과 이를 토대로 한 상대방에 대한 우월의식입니다. 이 두 가지 모두 다 부족한 자기 성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권장하는 두 가지는 받아들임담당함입니다. ‘받아들임같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수용하는 것이다. ‘담당함은 상대의 약점 혹은 비난받거나 업신여김을 받을 만한 것들을 자신의 책임으로 인식하는 연합의식을 말합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실천해야 하는 신앙인의 기본적인 태도로 비난하지 않기를 제안합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하여 분열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합니다. 여기서 비난과 비판을 비교함으로써 비난의 의미를 좀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자기중심적으로, 혹은 당파적으로 정보를 취득하고 해석하느냐, 아니면 좀 더 객관적으로 사태를 바라보려고 하느냐의 태도 차이입니다. 둘째, 감정적이며 선이해(편견)에 바탕을 두느냐, 합리적이고 논리적인가, 셋째, 대안이 있는가, 없는가, 혹은 대안을 찾으려고 하는가, 아닌가, 넷째, 모욕을 주기 위함인가, 발전적인 모색인가? 우리가 하는 말이 비난인지, 비판인지를 늘 성찰하고 뒤돌아봐야 합니다. 이 정도 수준이 파울러의 신앙의 발달 단계 중 반성적(反省的) 신앙 단계(4단계)에 해당하며 기본적 공동체 유지에 필수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맺는말

지금까지 로마서와 마태복음을 통해 각기 그 공동체의 위기가 무엇인지, 어떻게 헤쳐 나갈지를 살펴보고 우리의 위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위기는 반복성이 있습니다. 과거에 발생했던 위기에 대한 학습과 관리가 적절치 않은 경우, 동일한 유형의 위기가 반복해서 일어나게 됩니다.

오늘 또 하나의 성서 본문은 출애굽기의 유월절 이야기입니다. 유월절(pass-over)은 히브리인들이 이집트 신왕국의 노예 생활에서 탈출한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

출애굽기의 유월절은 옛 노예의 시대와의 완전한 단절을 위해 히브리인에게 불어닥친 절대적인 위기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가로질러 나아가는 것(pass-cross)을 의미합니다.

유월절은 하느님이 인도하시는 미래로 나아가는 역사의 시간이고 자유와 해방을 위해 딛고 일어설 우주적 공간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냥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 끈질기고 견고한 인습을 깨치기 위해서는 열 가지 재앙을 통과한 후에야 가능하다고 성서는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닥친 여러 번의 위기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나요? 이를 가로질러 나갈 마음가짐과 지혜가 우리에게 있나요? 잠시 침묵하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파송사

편안히 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우리의 삶은 위기 조각들로 만들어졌습니다.

위기를 회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응시하며 가로질러 나갑시다.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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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7 밀알 하나 ㅣ 김지목 ㅣ 2024-03-17
2024-03-10 우리의 새날 | 유영상 | 2024-03-10 file
2024-03-03 십자가라는 증거 ㅣ 황푸하 ㅣ 2024-03-03
2024-02-25 3.1운동과 한국 교회 ㅣ 이만열 ㅣ 2024-02-25
2024-02-18 죽는 것과 사는 것 ㅣ 김지목 ㅣ 2024-02-18
2024-02-11 체현의 영성 ㅣ 김지목 ㅣ 2024-02-11
2024-02-04 지켜보기: 감시인가, 관심인가? ㅣ 이서영 ㅣ 2024-02-04
2024-01-28 자유와 절제 ㅣ 최필수 ㅣ 2024-01-28
2024-01-21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생명 평화 선교 공동체 ㅣ 이숙진 ㅣ 2024-01-21
2024-01-14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ㅣ 김도현 ㅣ 2024-01-14
2024-01-07 거룩한 혁명의 시작 ㅣ 김지목 ㅣ 2024-01-07
2023-12-31 마음 속 생각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ㅣ 이동환 ㅣ 2023-12-31
2023-12-25 포대기에 싸여 구유의 누인 갓난아기 ㅣ 김지목 ㅣ 2023-12-25
2023-12-24 어둠속에 빛으로 오신 예수님 ㅣ 홍주민 ㅣ 2023-12-24
2023-12-17 다시, 기다림 ㅣ 송진순 ㅣ 2023-12-17
2023-12-10 광야를 희망하는 공동체 | 박정범 | 2023-12-10
2023-12-03 기다리는 사람들 ㅣ 김지목 ㅣ 2023-12-03
2023-11-26 공중을 나는 새와 들에 핀 백합화처럼 l 박희규 ㅣ 2023-11-26
2023-11-19 드보라의 종려나무 아래 ㅣ 김지목 ㅣ 2023-11-19
2023-11-05 “문자가 소리지르리라!” | 곽건용 |2023-11-05
2023-10-29 “허물어라 세우리라” | 이덕주 | 2023-10-29
2023-10-22 영광을 가리는 세상, 영광을 가로지르는 우리 | 유영상 | 2023-10-22 file
2023-10-15 안단테 소스테누토 ㅣ 피경원 ㅣ 2023-10-15
2023-10-08 홍근수, 통일의 사도 민족의 목회자 | 김경호 | 2023-10-08
2023-10-01 인류세 시대의 복음 ㅣ 윤상혁 ㅣ 202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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