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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목회기도

2021년 8월 1일 목회기도

by 김창희 posted Aug 01, 2021 Views 24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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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1-08-01

하나님, 저희가 오늘 8월 첫 주의 예배를 드립니다. 코로나 감염증은 전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늘도 지구촌을 마음껏 휩쓸고 있고, 작열하는 8월의 태양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녹여버릴 듯이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이제 막 허물을 벗은 매미들의 합창은 후텁지근한 대기를 뚫고 이제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소박한 일상이 그립습니다. 향린의 식구들이 그저 편안하게 둘러앉아 서로 안부를 묻고, 세상살이의 소소한 지혜를 나누며, 시원한 물 한 모금 나눠마시는 그런 코이노니아의 자리만 회복되어도 좋겠습니다. 그런 소박한 꿈을 안고 오늘 이렇게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립니다.

 

그러나 하나님, 이런 안타까움도 사실은 당신께서 주신 이 작고 푸른 아름다운 별 지구를 저희가 제대로 가꾸지 못한 죄의 결과임을 깨닫고 고백합니다. “내가 주님께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자복하오니, 저희를 용서하시고, 저희가 작은 행복의 공동체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옵소서. 저희가 겸손히 따르겠습니다.

 

생명의 양식이 되신 하나님, 저희는 몸과 마음에 여러 가지로 허기가 져 있습니다. 늘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많건 적건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고 떼어주기보다는 더 많이 가지려는 것이 우리의 습관이 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우리 영혼은 메말라 가고 있건만 그것을 제대로 깨닫지도 못합니다. 이렇게 영혼이 탈탈 털리다가는 결국엔 그리스도인의 간판 아래 완악한 율법주의자의 모습만 남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하나님, 이 숨 막히는 염천의 계절에 오히려 우리 영혼이 번잡한 세상사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긴 호흡으로 돌이켜볼 수 있게 하시고, 나의 욕망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영혼을 갉아먹고 있지 않은지 성찰하는 계절이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 나라를 향한다고 깜박이를 켜놓고서 실제로는 반대편 맘몬의 나라를 향해 맹렬한 속도로 돌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입으로는 주님이 주시는 하늘의 빵, 생명의 양식을 받아먹기 원한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나 자신의 욕망을 그렇게 위장한 채 스스로를 기만하고 있지 않은지 성찰하게 하옵소서. 우리 신앙의 허기의 정체를 똑똑히, 그리고 솔직히 깨닫게 하옵소서.

 

저희가 이 여름에 할 일이 아직도 많이 남았습니다. 가을이 오기 전에 장마와 태풍에 대비하는 것은 농사꾼의 기본이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이 여름이 허망하게 지나가기 전에, 우리네 삶에 찬 바람이 불기 전에 그렇게 대비하기를 원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우리의 존재를 하나님 앞에, 하나님 나라 건설에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이것 저것 나누지 않고, 또 남이 어떻게 하는지 따지지 않고, 나의 삶 전체를 새하늘 새땅의 건설에 바칠 수 있는지 숙고해 보겠습니다. 70여 년 전 향린공동체를 건설한 신앙의 선배들의 창립정신들 가운데 입체적 선교가 바로 그런 것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자세는 아직까지도 유효한지, 혹은 되살릴 수 있는 것인지,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 방법은 무엇인지를 잘 살펴보겠습니다.

 

하나님, 저희는 광화문 시대를 앞두고 이제 과도기에 있습니다. 명동 시절은 지나갔고, 광화문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옛것은 지나갔지만 새 것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전환의 틈바구니에서 선배들의 유산을 더욱 적극적으로 반추하고, 미래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선취해 나가겠습니다. 저희에게 밝은 눈을 주시고 지혜를 허락하옵소서. 새 시대를 궁리하는 모든 향린의 식구들을 축복해 주옵소서.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선교 사업의 새로운 장이 당당하게 마련되고, 자랑스럽게 펼쳐지기를 기도합니다. 저희가 기도하는 중에 그 길을 충심으로 따르겠습니다. 하나님, 함께 하옵소서.

 

이렇게 저희가 미래로 달려나가는 일에 지치지 않게 하옵소서.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기를 비워 죽기까지 순종하신 예수님의 모범을 늘 생각하게 하옵소서. 하나님, 오늘도 그런 마음으로 우리 자신을 비우고 그 빈 자리를 당신의 말씀으로 채우고자 하오니 우리 심령에 오시옵소서.

 

(침묵)

 

이 참담한 세상에 한 줄기 바람과 같은 구원의 소식으로 오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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