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는 요즘입니다. 확연하게 추위를 감지하며 우리 몸과 마음을 새롭게 정비하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여미며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면서, 우주의 질서 앞에 겸허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변화 속에서 살아있음을 깨닫게 하시고, 삶을 통하여 사랑을 배울 수 있도록 우리에게 생명을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부족하고 힘겨운 때에 더 큰 사랑을 깨닫도록 인도해주시고, 하나님께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언제나 이끌어주시니 또한 감사드립니다. 주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사랑과 은총을 항상 기억하게 하여 주옵소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희망을 놓치지 않도록 저희의 삶을 붙들어주시고, 때로 엄습하는 새로운 계절의 칼바람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를, 저희 삶에 불어넣어 주옵소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우리 공동체가 제한된 여건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서로를 그리워하며 2년여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영상 속 온라인으로나마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예배는 교회공동체의 근본이자 성립요건입니다. 예배를 드리는 공동체가 바로 교회임을 알기에, 오늘도 이렇게 드리는 온라인 예배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주님, 비대면 시대에 저희가 서로를 그리워하며 예배공동체의 소중함을 다시금 깊이 깨닫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예배와 친교가 다시 회복될 때 우리가 지금 새삼 깨닫고 있는 이 소중함을 기억하게 하시고, 서로의 모습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비쳐볼 수 있는 사랑의 공동체로 나아가게 하옵소서.
창립 70주년을 앞두고 향린공동체를 광화문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 새로운 시기를 맞이하는 향린을 더 사랑하여 주시고 은총으로 이끌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지난 역사 속에서 향린공동체를 통하여 이루고자 하셨던 주님의 선교사역을 광화문에서도 온전하게 계승되게 하옵소서. 새로운 계기를 저희에게 허락하셨으니,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선교사명으로 저희를 충만케 하시고 주저함 없이 나아갈 수 있는 용기 또한 저희에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주님께서 보시기에 아름다운 일들을 끊임없이 도모하며, 주님과 함께 발맞추어 ‘하나님나라’의 희망을 일구어가는 향린 되게 하옵소서.
광화문 시대, 희망의 선교를 위하여 물적 토대와 근간이 될 예배당 건축의 모든 과정을 주님께서 보살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저희 향린 모두를 건축과정으로 불러주옵소서. 이를 위하여 한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게 해주시고, 다양한 의견들을 원활하게 소통시켜 주시어 주님의 뜻이 거울처럼 비쳐지는 아름다운 성전을 지어가게 하여 주옵소서. 설계안이 마련되도록 이끌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이제 건축이 가시화되어 실감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는데, 주님, 착공과 시공의 전 과정, 그리고 준공과 감동으로 드려질 첫 예배에 이르기까지 온전하고 원만할 수 있도록 지켜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이를 위하여 일선에서 수고하는 손길들의 팔을 붙들어주시고 세상이 알 수 없는 주님의 신비한 힘을 공급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선교를 희망하며 그 사역을 구체적으로 조금씩 준비해나가는 손길들도 있습니다. 주님, 향린 미래선교연구위원회와 함께하여 주옵소서. 우리 고유의 정서로 신앙을 고백하는 일에 힘쓴다는 향린의 정신에 입각하여 국악찬양을 개편하여 한국 교회에 음악을 통한 신앙고백의 다양함을 제공할 음악선교팀, 우리 사회에서 차별과 소외를 극복하고 주님이 뜻하시는 평등한 세상을 이루기 위하여 젊은 마음들을 모으고 있는 퀴어-페미니즘선교팀, 기후위기의 시대에 생태적 삶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우리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마중물로 애쓰며 기도하는 생태문화선교팀, 향린의 통일선교 신앙의 정신을 계승하고 남북교류와 한반도 평화공동체 실현을 위해 기도하는 통일선교팀, 민중선교의 담론을 평신도 관점에서 재평가하고 당대에 희망을 제공할 수 있는 신학과 사상을 탐구하는 진보신학선교팀, 그리고 온라인 시대에 부합하는 선교방법을 연구하면서 새로운 선교 콘텐츠를 선보이고 인적 물적 토대 구축을 위해 애쓰는 온라인콘텐츠선교팀. 주님, 우리의 선 자리를 살피면서 주님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선교의 소명에 최선을 다하고자 기도하며 애쓰는, 미래선교연구위원회 여섯 팀과 함께하여 주옵소서. 주님의 방식으로 아름답게, 바라는 뜻을 이루어주시고, 헌신하는 모든 마음들 속에 주님의 은혜를 더하여 주옵소서.
주님, 저희를 향린으로 불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세상에서 향기로운 이웃으로 살아가기를 숨 쉬듯 다짐합니다. 이 다짐이 흔들리지 않도록 저희의 연약함을 돌보아주시고 기도로 고백할 때마다 뜨거운 심령으로 함께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이 세상에 평화를 외치는 향린 되게 하옵소서. 분단으로 찢겨진 한반도에서의 평화, 노동의 소외와 양극화로 무너진 우리 사회에서의 평화, 차별과 억압이 만연한 우리 시대에서의 평화, 민주화를 갈망하며 절규하는 아시아 민중들 상황에서의 평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서도 스러짐에 고통당하는 이들의 현장에서의 평화. 주님, 저희가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 마음에 평화를 깊이 간직하고 평화의 감수성에 언제나 민감하고 아파하는 이들과 연대하는 저희 되게 하옵소서. 특별히 우리 공동체의 터전이었던 명동의 2지구에서 강제집행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상가 세입자 대책위와 함께하여 주옵소서.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 되면서 많은 이들이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위드코로나 시대를 목전에 두고 조금씩 일상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님, 조속히 이 시대를 넘어갈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일상회복을 위해 애쓰는 손길들, 그리고 이 시절을 힘겹게 인내하고 있는 우리 이웃들과 교우들을 돌아보는 저희 되게 하시고, 이 시대의 아픔과 무게를 함께 견디는 마음으로 기도하게 하옵소서.
이제 저희의 입을 닫고 고요한 중에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주님, 말씀하옵소서.
열려진 미래 앞에 희망과 새 힘을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