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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목회기도

2022년 5월 15일(창립기념주일, 5.18기념주일) 목회기도

by 김창희 posted May 16, 2022 Views 484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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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2-05-15

하나님, 오늘 저희가 69년 전 한국전쟁의 포화가 다 멎기도 전인 1953, 당신께서 이 땅에 향린을 내신 것을 감사하며 예배를 드립니다. 마침 그 동안 준비해 온 광화문의 신축작업도 이제 본격화되어 착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나님, 한국전쟁과 광화문의 새 시대 사이에 놓인 70년 가까운 역정을 되돌아봅니다. 비록 가난했지만 풍요로웠고, 고난이 계속되었으되 자랑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비록 부족하나 하나님의 법궤가 저희 가운데 머물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저희가 새 하늘 새 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저희가 그 역정의 마지막 단계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많이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한국사회가 푯대를 잃고 흔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향린의 깃발도 그 수많은 현안과 주장들 사이에서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하나님, 그래서 저희가 이런 어려움 속에서 오늘부터 두 차례 향린의 민주주의를 돌아보는 토론회를 갖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저희의 자랑으로 내부의 민주적 절차와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꼽아왔습니다. 그것이 밖으로 진보적인 사회선교의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된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그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있는지 반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과연 저희의 민주주의는 건강한지, 지속가능한지, 수리할 지점은 어디인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민주주의의 바탕에는 자유와 함께 배려가, 권리와 함께 관용이, 주장과 함께 사랑이 자리 잡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희가 많이 듣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많이 반성하며, 그 반성의 실마리들을 안으로 삭히고 온축해서, 궁극적으로 향린의 새 길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이 토론회에 함께 하옵소서.

 

하나님, 당신의 집을 새로 짓는 일에도 함께 하옵소서. 당신의 뜻이 여기 임하지 않으면 이 집이 아무리 화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저희가 평화를 이루지 못하면 이 집이 어떻게 평화의 집이 되며, 한반도 평화의 발진기지가 되겠습니까?

집 짓는 사람의 버린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고 성서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주님께서 하시는 일이고, 우리 눈에는 놀라운 일일 뿐입니다. 작은 자를 들어 크게 쓰시는 당신의 이적을 깨닫게 하옵소서. 그 뜻에 저희 자신을 맡기겠습니다. 이 건축과정이 그저 집을 하나 짓는 일이 아니라 그런 깨달음 속에서 저희 자신이 거듭나는 과정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 건축 과정에 온전히 함께 하옵소서.

 

하나님, 저희가 오늘 당신의 일꾼 피경원 교우를 새 장로로 세웁니다. 당신의 뜻에 따라 그가 선택되었고, 이제 기름 부어 세우는 것도 당신께서 하시는 일인 줄 압니다. 피경원 장로가 당신의 신실한 일꾼이 되어, 그가 아끼고 존경해 마지않는 안병무 선생이 창립한 이 향린공동체를 섬기며, 하나님 선교의 전위로서 성심을 다하여 일하도록 함께 하옵소서. 그가 저희의 향도가 되어 예수가 걸었던 그 길을 함께 걷게 하시고, 그와 함께 저희 공동체가 더욱 젊어져서 이 혼란스런 시대에 당신이 주시는 사명을 감당하게 하옵소서.

 

하나님, 지난 주간에는 새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기대하는 바가 별로 없기도 했지만 취임사와 조각 내용은 많은 실망만 남겼습니다. 시대가 역주행하고 있습니다. 다시 건국절 논란과 교과서 파동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걱정도 있습니다. 통합보다 분열이 일상사가 될 것 같습니다. 남북관계도 시대를 거스르고 있습니다. 샤머니즘 논란은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모든 게 걱정스럽습니다. 마침 어제 광주에서는 5·18 민중항쟁 42주년을 맞아 100여 개 종교·사회단체가 연대해서 <광주선언>을 발표했습니다. 기득권자의 자유를 위주로 하는 이 반동의 흐름 속에서 다시 빛을 찾아나가는, 즉 광복의 길로 나아가는 대장정에 나선다고 천명했습니다.

하나님, 바울 사도는 동족을 위해서라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께로부터 끊어진다 해도 좋다고 기도하지 않았습니까? 저희가 지금 그런 심정입니다. 많은 고난 속에서도 이 땅의 민주화 과정을 지켜주셨던 것처럼 이제 새 국면에 들어가는 한반도 남쪽이 새로운 선교과제 속에서 제 자리를 잡아가도록 함께 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를 도구로 써 주옵소서.

 

하나님, 이제 저희의 입을 닫습니다. 저희의 간절함과 부족함을 다 아시는 주님께서 저희 빈 마음에 오셔서 이 빈 자리를 당신의 은혜로 채워주옵소서.

 

(침묵)

 

저희를 불러 새 시대, 새 과제를 향해 나아가도록 호명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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