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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목회기도

2022년 9월 11일 목회기도

by 김창희 posted Sep 11, 2022 Views 229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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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2-09-11

하나님, 저희가 높고 푸른 가을하늘 아래서 오늘 창조절 두 번째 주일 제단을 쌓고 예배 드립니다. 장마와 태풍이 물러난 자리에 성큼 다가선 가을을 피부로 느낍니다. 이 계절이면 저희 마음도 맑아지면서, 끝 간데없는 하늘 속에 종달새가 높이 떠 지저귀듯 우리 영혼도 하나님 앞에 더욱 다가가 찬양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이 계절이 그토록 반가운 것은 그 만큼 저희 영혼이 지난 여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많이 지쳐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태풍으로, 각자의 사업으로, 나라의 정치로, 지구촌의 크고 작은 전쟁으로, 그런가 하면 교회 안팎의 여러 사정으로 저희 심령이 편안치 않습니다.

 

하나님, 남의 탓과 세상 탓 하기에 앞서 저희 지은 죄를 먼저 고백합니다. 들에 핀 한 송이 야생화를 귀히 여기며 창조질서를 보전하고 유지/발전시키기보다 그것을 굳이 내 집 앞마당으로 옮겨 나만 즐기는 식의 이기심에 사로잡히는가 하면, 때로는 자연식품을 먹는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자연을 파괴하는 것인지도 모르는 채 그것이 자연을 보존하는 것인 양 호도하는 이율배반 속에 있기도 했습니다.

 

이제 저희의 오해와 오만을 조용히 내려놓고 창조절 절기에 하나님 말씀에 귀 기울입니다. 하나님의 질서에 반역해 온 저희 독선을 깨우치셔서 당신의 질서에 다시금 편입될 수 있도록 불러주옵소서. 저희가 겸손히 듣겠습니다. 회개하는 영혼을 받아주시는 주님께서 저희가 고백하고 회개할 때 저희 개개인뿐 아니라 저희 향린공동체와 한국사회의 허물도 어루만지셔서 새 살로 돋게 하실 줄 믿습니다. 이 땅의 사람들을 불쌍히 보시고 함께 하옵소서.

 

하나님, 한국 사회는 지금 큰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입장 차이를 떠나서 대통령 부부의 천박함과 생각없음으로 인해 사회 전체가 괴롭기 이를 데 없습니다. 선거에서 그를 선택한 사람도 괴로워하고, 그렇지 않았던 사람도 안타까워합니다. 2학기 개강을 하면서 절망의 100,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대자보가 전국 대학가에 일제히 나붙었습니다. 물러나라는 말에 고이 물러나는 정권은 동서고금에 없었습니다. 퇴진 시위는 더욱 거세지고 결국 돌과 화염병을 드는 상황으로 갈 것이며, 거기에 최루탄과 물대포로 맞서며 물러나지 않겠다는 대립의 자세 역시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충돌과 파국은 불을 보듯 분명합니다.

 

그런가 하면, 배신과 밀고와 이중인격으로 살아온 인물이 사법적 정의를 실현한다는 경찰의 고위직에 오르는 세상도 그저 가만히 지켜보기엔 기가 찹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정의가 아닌 것은 물론이고 인간의 상식에도 반하는 일입니다.

 

지금 새하늘 새땅을 바라보며 정의와 평화와 생명을 논하기에도 마음이 급한 마당에 이 사회는 이렇게 전시대적인 문제로 논란을 겪고 있습니다. 당신의 진리와 당신의 해법을 어디 가서 찾아야 하겠습니까? 언제까지 이런 퇴행적인 논란 속에 머물러 있어야 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의인 열 사람만 있어도 죄와 반역의 도시를 멸하지 않겠다 하셨지만, 과연 한국사회에 그런 의인이 얼마나 있을지 밤마다 손가락을 꼽아보는 가운데 마음이 움츠러들곤 합니다. 저희의 부족함을 고백하오니, 이런 안타까움 속에 함께 하셔서 당신의 길을 열어 보여주옵소서. 저희를 당신의 도구로 써주옵소서.

 

하나님, 저희가 그런 중에도 모처럼 추석의 여유를 며칠 누렸습니다. 이제 곧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생업과 학업과 일상적인 관계 속에서 또 다시 어떤 걸림돌에 걸려 비틀거릴지 알 수 없습니다. 저희가 오히려 그 흔들림 속에서 역설적으로 당신의 임재와 새롭게 하심을 깨닫게 하옵소서. 간난신고 속에서 당신의 뜻을 찾고 구하며 기도하고 묵상하겠습니다.

 

이제 저희의 입을 닫고 성령의 임재를 기다립니다. 오늘 정경일 박사를 통해 주시는 하늘말씀으로 저희 빈 마음을 채우기를 간구합니다. 가을하늘에 울려퍼지는 맑고 밝은 종달새의 소리로 저희 빈 마음에 오시옵소서.

 

(침묵)

 

이 어지러운 세상에 한 떨기 청신한 바람으로 오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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