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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남신도회

'효율'이라는 우상

by 자유인 posted Aug 16, 2021 Views 365 Replies 0

효율이라는 우상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들을 섬기지 못한다. (출애굽기 203)

 

우리 사회에서 행위 주체들이 판단이나 결정을 내릴 때, 그 대부분의 준거는 효율입니다.

효율이란 말을 제 나름대로 정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상황에서의 투입(input)과 산출(output)의 정량적 비율

이 정의에 따르면 효율은 상황성정량화에 의해 결정됩니다.

상황성은 어느 특정 시기의 조건(여건)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같은 물 한 모금(투입)을 먹는 것이지만 평상시와 극심한 가뭄에서의 결과(산출)는 완전히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별 부담 없이 전기를 쓸 수 있는 현재와 기후 위기에서의 전기의 가치는 전혀 다를 것입니다.

요약하면 효율상황에 따라 변한다는 것입니다.

 

정량화투입산출을 화폐로써 표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태양광 판넬 하나 설치하는 데 얼마 드는데(투입) 그로 인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전기 요금(산출)은 얼마야! 이런 식인거지요. 우리 생활에서 대부분 이런 준거로써 판단하고 결정하지요. 그러나 이 효율이란 잣대를 삶의 모든 부분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이번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송정 바우님은 삶의 대부분을 연기와 연출에 투입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경제적으로 곤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은총님의 따님은 굴지의 S그룹을 퇴사하고 사회시민단체에서 차비 정도를 받고 헌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분들에게 효율이 떨어지는 삶이다 라고 말할 수 있나요?

요약하면 가치나 지향이런 것들은 화폐로써 정량화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기독교인 자체가 효율이 낮은 선택입니다. 더구나 향린교회 교인이라는 것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삼박자 축복의 심리적 위안마저 받을 수 없고 다른 사람들의 십자가까지 짊어지고 살아야 하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예수가 보여준 생명’ ‘평화’ ‘정의의 가치를 따르겠다고 나섰습니다.

 

우리 교회가 광화문에 자리 잡은 것도 효율이라는 측면에서는 떨어지는 것입니다. 평당 반 억원이 넘는 데다가 땅을 파면 흙 반, 문화재 반 나오는 곳이니까요. 그러나 도심지의 진보적 교회로의 정체성을 가지면서 진보적 기독교 신앙의 산실변혁적 사회선교의 근거지역할을 하기 위한 목적에서 광화문을 선택한 것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지금 이 시기의 향린교회의 시대적 소명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여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철학과 정신을 건축물에 담아야만 합니다. 또한, 설계사는 이러한 건축주의 요구를 충실히 따라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다음은 설계 공모 지침 중 일부입니다.

. 신축공사는 친환경공사 기법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최종적으로 지어지는 건물 역시 녹색건축물 우수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물론 문화재가 발굴되면서 여건이 바뀐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에너지 제로 건축물은 2025년이 되면 어떻게 해서라도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의무 사항입니다. 단지 우리는 몇 년 앞서 신축하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뿐입니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몇 년후 세상 사람들에게 비아냥거리가 될 수 있고 존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설계사는 저의 주장이 존경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여러분이 판단해 주십시요!)

 

마무리하겠습니다.

기후 위기 이전의 상황에 근거한 효율은 앞으로의 위기 상황에 적용할 수 없을 뿐더러, 지향하는 가치는 정량화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효율이라는 우상을 숭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봅니다. ‘효율이 아닌 하느님 나라라는 잣대를 가지고 살아가려는 우리가 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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