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모임과 활동

희년남신도회

'효율'이라는 우상

by 자유인 posted Aug 16, 2021 Views 364 Replies 0

효율이라는 우상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들을 섬기지 못한다. (출애굽기 203)

 

우리 사회에서 행위 주체들이 판단이나 결정을 내릴 때, 그 대부분의 준거는 효율입니다.

효율이란 말을 제 나름대로 정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상황에서의 투입(input)과 산출(output)의 정량적 비율

이 정의에 따르면 효율은 상황성정량화에 의해 결정됩니다.

상황성은 어느 특정 시기의 조건(여건)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같은 물 한 모금(투입)을 먹는 것이지만 평상시와 극심한 가뭄에서의 결과(산출)는 완전히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별 부담 없이 전기를 쓸 수 있는 현재와 기후 위기에서의 전기의 가치는 전혀 다를 것입니다.

요약하면 효율상황에 따라 변한다는 것입니다.

 

정량화투입산출을 화폐로써 표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태양광 판넬 하나 설치하는 데 얼마 드는데(투입) 그로 인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전기 요금(산출)은 얼마야! 이런 식인거지요. 우리 생활에서 대부분 이런 준거로써 판단하고 결정하지요. 그러나 이 효율이란 잣대를 삶의 모든 부분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이번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송정 바우님은 삶의 대부분을 연기와 연출에 투입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경제적으로 곤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은총님의 따님은 굴지의 S그룹을 퇴사하고 사회시민단체에서 차비 정도를 받고 헌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분들에게 효율이 떨어지는 삶이다 라고 말할 수 있나요?

요약하면 가치나 지향이런 것들은 화폐로써 정량화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기독교인 자체가 효율이 낮은 선택입니다. 더구나 향린교회 교인이라는 것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삼박자 축복의 심리적 위안마저 받을 수 없고 다른 사람들의 십자가까지 짊어지고 살아야 하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예수가 보여준 생명’ ‘평화’ ‘정의의 가치를 따르겠다고 나섰습니다.

 

우리 교회가 광화문에 자리 잡은 것도 효율이라는 측면에서는 떨어지는 것입니다. 평당 반 억원이 넘는 데다가 땅을 파면 흙 반, 문화재 반 나오는 곳이니까요. 그러나 도심지의 진보적 교회로의 정체성을 가지면서 진보적 기독교 신앙의 산실변혁적 사회선교의 근거지역할을 하기 위한 목적에서 광화문을 선택한 것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지금 이 시기의 향린교회의 시대적 소명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여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이러한 철학과 정신을 건축물에 담아야만 합니다. 또한, 설계사는 이러한 건축주의 요구를 충실히 따라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다음은 설계 공모 지침 중 일부입니다.

. 신축공사는 친환경공사 기법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최종적으로 지어지는 건물 역시 녹색건축물 우수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물론 문화재가 발굴되면서 여건이 바뀐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에너지 제로 건축물은 2025년이 되면 어떻게 해서라도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의무 사항입니다. 단지 우리는 몇 년 앞서 신축하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뿐입니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몇 년후 세상 사람들에게 비아냥거리가 될 수 있고 존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설계사는 저의 주장이 존경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여러분이 판단해 주십시요!)

 

마무리하겠습니다.

기후 위기 이전의 상황에 근거한 효율은 앞으로의 위기 상황에 적용할 수 없을 뿐더러, 지향하는 가치는 정량화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효율이라는 우상을 숭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봅니다. ‘효율이 아닌 하느님 나라라는 잣대를 가지고 살아가려는 우리가 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9 청년여신도회 < 청여 9월 월례회 ... 소풍 2018.09.16 328
168 '굿문'축제준비위원회 "굿바이 명동, 헬로우 광화문" 축제를 함께 만들어 주세요~ file 김지목 2021.03.28 396
167 향린철공소 '탐욕의 시대' 발제문 3개 올립니다. file 나의길 2019.11.05 370
» 희년남신도회 '효율'이라는 우상 자유인 2021.08.16 364
165 길목협동조합 10월 길목 월례강좌 "상실의 고통과 절망 그리고 우울" file 이성환 2019.10.10 329
164 청년남신도회 10월 월례회 보고 file 린이아빠 2018.10.15 421
163 청년여신도회 10월 월례회의 보고 1 꽃중년 2020.10.18 434
162 길목협동조합 11월 월례강좌 | 사회정의상담이 필요한 이유 by 하효열 file 이성환 2019.11.06 309
161 청년남신도회 11월 월례회 보고 file 린이아빠 2018.12.09 346
160 청년여신도회 11월 월례회 보고 file 나의길 2020.11.11 378
159 청년남신도회 12월 월례회 1 file 린이아빠 2018.12.09 364
158 청년남신도회 2018 김장 file 린이아빠 2018.12.09 324
157 얼쑤 2018 얼쑤 송년굿 토닥토닥 상사디야 12월 30일에 합니다. 많이들 오세요! file koyo 2018.12.15 351
156 청년여신도회 2018. 12월 월례회 파토스 2018.12.14 314
155 청년여신도회 2018. 8월 월례회 파토스 2018.08.19 364
154 향린산악회 2018.12.15 정기산행 - 관악산등반 후기 김진 2018.12.15 333
153 새날청년회 2018년 12월 5일 수요평화거리기도회(삼청 주관) file 이성환 2018.12.11 358
152 청년남신도회 2018년 6월 청남 수련회 file 최필수 2018.06.12 441
151 얼쑤 2018년 얼쑤 송년굿 평가 1 file 수풀 2019.01.15 382
150 길목협동조합 2019 길목협동조합 정기총회 file 이성환 2019.03.03 339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Next
/ 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