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
2019년 11월 8일(금) 제23호
‘無鑑於水 鑑於人(무감어수 감어인)’은 묵자에 나오는 말로 ‘흐르는 물에 얼굴을 비추지 말고 사람들에게 자기를 비추어 보라는 말입니다. 표면에 천착하지 말라는 자기경계인 동시에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라는 반성이기도 합니다.
(우편번호 : 02704) 경기도 남양주시 북한강로727번길 84, 희남신도회장 김종일
E-mail : jaju58@hanmail.net, 전화 : 010-9972-1110
1. 생활 나눔
2019년 희남신도회장으로 선출된 김종일입니다.
희남 회원님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23번째 서신을 보냅니다.
계속해서 2-3회 ‘무감어수 감어인’ 서신발송이 연기되는 일이 발생하여 희남 회원님들과 향린 교우님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일정들을 계획적으로 조직하고 준비하지 못했던 저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거듭 죄송합니다.
11월 10일 체험농장 일 관계로 임시제직회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간절한 마음으로 부목사 연임논란을 계기로 향린교회가 성숙한 사랑의 공동체로 거듭날 수 있기만을 기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2주간 제직회가 연기되었습니다. 이 시간 이후 희남신도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숙고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희남 회원님들께서도 함께 기도하시면서 지혜를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희남 회원님들께 간절하게 요청 드립니다!
11월 17일(일) 예배 후 식사를 마치신 후 오후 1시까지 ‘맛뜨리아’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그 곳에서 희남 월례회를 개최하고 2020년 지원단체 선정 및 지원금액 결정, 식당 마무리 봉사자 선정을 하겠습니다. 아울러 희남 차원의 사회연대기금 및 부목사 연임 관련 논의를 통해서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향린교회에서 차지하는 희남의 지위와 역할을 고려할 때 저희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12월 1일 희남 월례회는 정기총회로 모이는 것이니 꼭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2. 성경 한 구절
“이제 내가 가장 좋은 길을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겠습니다. 내가 사람의 모든 말과 천사의 말을 할 수 있을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만한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내가 내 모든 소유를 나누어줄지라도, 내가 자랑삼아 내 몸을 내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는 아무런 이로움이 없습니다.”(고전 12:31b-13:3)
지나온 삶을 반추해보니 많은 일들이 떠오릅니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서 받았던 상처는 저에게 여러 형태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습니다.
마음을 졸이면서 11월 10일 향린교회 임시제직회의 과정을 간접적으로 지켜보았습니다. 임시제직회를 통해 향린의 정체성이 더욱 확고하고 굳건해지길 빌었습니다. 늦은 시간 여러 교우들에게 임시제직회 소식을 전해들으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임시제직회 과정에서 상처를 받았을 많은 이들을 떠올리며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주여! 저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시고 상처를 치유하여 주소서.” 이 기도는 저 자신을 향한 기도이기도 했습니다. 저도 마음이 아팠고, 상처로 남을까 두려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향린교회의 정체성이나 찬란한 역사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겠다 싶습니다. 향린이 사랑의 공동체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3. 세상만사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사드와 함께 미국, 일본 주도의 동북아 미사일 방어망과 한미일 군사동맹을 구축하여 북중러와 대결하려는 의도에서 체결된 것입니다. 북중러를 겨냥한 동북아 미사일 방어망과 한미일 군사동맹 구축 추진은 동북아와 한반도에 냉전체제를 지속시키고 남북 분단과 대결을 고착시키게 됩니다.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로 한국 안보가 위태롭게 되었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전에도 한국 안보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폐기한 후에도 한국 안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왜냐면 한일 간에 교류하는 북한 미사일 정보는 일본을 방어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한국 방어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베 정권이 경제침략을 자행하면서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유지를 요구했던 것도 한국을 일본 방어를 위한 방파제로 이용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남한이 일본과 손잡고 같은 동족을 적대시하는 협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한국을 군사적으로 일본에 의존시킴으로써 우리의 안보를 위태롭게 합니다.
현재 북미,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싱가포르 성명과 판문점, 평양 선언이 이행되어 한반도가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며, 통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판문점, 평양 선언 이행과 싱가포르 성명 이행에 정면으로 반하는 협정에 다름 아닙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로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민족의 미래를 개척하려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다시 체결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촛불의 힘이 필요합니다. 민주의 촛불에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촛불을 높이 들 때입니다.
4. 오늘 이야기
남양주에 내려와 체험농장을 시작한 지 4개월 되었습니다. 그동안 지역의 많은 분들과의 교류가 있었고, 그들과 연대하여 11월 9일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남양주시민회(평화시민회)’의 닻을 힘차게 올렸습니다. 평화시민회는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 이후 기초 단위 지자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첫 통일운동단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념하는 ‘DMZ 평화 인간띠 잇기’ 대회에 참여한 것이 출발점이 됐으며, 직접민주주의 남양주 민회 원탁회의의 제안 이후 지난 8월 준비위원회가 구성됐습니다. 저도 그 과정에 함께 했으며, 준비위 차원에서 10월 중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연인원 88명이 참여한 ‘평화통일 시민강좌’를 진행하는데 일조 했습니다.
부족한 제가 평화시민회 창립총회에서 공동대표로 선임되어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가산선우 보광사 주지, 이영 성공회 신부, 김찬수 시우교회 목사 등 종교계 인사를 포함하여 시민사회정당여성 등 각 분야 인사들이 공동대표로 참여했습니다.
평화시민회는 만장일치로 채택한 선언문에서 4·27 판문점 선언을 생활·삶의 터전에서부터 구현해낸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바로알기와 통일을 위한 다양한 강좌, 평화기행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연구·토론, 평화통일 현안 캠페인 등의 활동을 실천과제로 설정을 했습니다. 더 나아가 남과 북 기초 단위 민간 교류와 다양한 협력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정세에 조응하여 추진해나가기로 결의를 모았습니다.
희남 회원님들의 기도와 응원을 당부 드립니다.
분발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