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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목회기도

2024년 2월 넷째 주일(사순절 둘째 주일, 삼일운동 105주년 기념주일) 목회기도

by 김창희 posted Feb 25, 2024 Views 82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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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4-02-25

하나님, 저희가 오늘 사순절 둘째 주일이자 삼일운동 105주년 기념주일 예배로 모여 제단을 쌓습니다. 한 세기보다도 더 오래 전에, 하나님께서는 우리 민족 가운데 하나님을 믿는 선각자들을 내세워 삼일대혁명이라는, 이 민족 최초의 시민혁명의 불길을 허락하시고, 이를 통해 이 민족을 임금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 이끄셨습니다.

 

오등(吾等)은 자()에 아조선(我朝鮮)의 독립국(獨立國)임과 조선인(朝鮮人)의 자주민(自主民)임을 선언(宣言)하노라.” 이렇듯 저희 조상들은 독립과 자주를 선언했건만 저희는 부족하여 아직도 독립의 완성, 통일에 이르지 못하고 저희 스스로 자주민으로 살고 있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함을 고백합니다. 다 저희의 잘못입니다. 저희를 불쌍히 보시옵소서.

 

오늘 한반도는 남과 북을 구별할 것 없이 평화의 기회를 탕진한 채 서로를 향해 네 탓이라고 손가락질할 뿐 화해하고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내 탓임을 분명하게 인정하고 새 길을 모색하지 못하는 저희의 속좁음과 비겁함도 고백합니다. 용서하옵소서.

 

이제 한반도 북쪽에서 민족의 개념도 버리고 남쪽을 교전국, 적대국으로 대하겠다고 공언해서 걱정이 많습니다. 남쪽이 그 화를 부추겼습니다. 그 동안 조심스럽게 쌓아온 평화의 노력도 다 물거품이 되는 것 같습니다. 36년 전 이맘때, NCCK<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에서 분단으로 인해 우리 맘에 오래동안 품어왔던 증오와 적개심을 회개한다고 했건만 2024년 그 증오와 적개심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약함과 나태함을 고백합니다. 용서하옵소서.

 

우리가 삼일운동을 기쁨으로 맞지 못하고 이렇게 죄책고백으로 맞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임금이 버린 나라를 국민들이 주인 되어 되찾겠다고 나서면서 삼일운동은 축제가 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날의 함성을 저희가 이제 한낱 화석화된 역사가 아니라 우리의 자랑이요 오늘 시민활동의 밑돌이 되게 하옵소서. 이 시간 이만열 교수를 통해 주시는 하늘 말씀에서 저희가 삼일혁명의 정신을 되살리는 길을 찾게 하옵소서.

 

희망 없는 세상에 희망의 나침반이 되시는 하나님, 당신을 믿고 의지할 때 응답하시고 약속한 바를 주시는 하나님, 이제 저희가 민족의 미래를 위해 당신께 매달립니다. 저희의 절박한 심정을 보시고 이 한반도에서 전쟁의 악령을 물리치시며, 화해와 평화의 영으로 함께 하옵소서.

 

하나님, 저희는 사순절을 지나면서 이 고통의 시대에 저희의 자세를 돌아봅니다. 아픔이 있는 곳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가르침에 따라 여전히 환대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는 성소수자의 아픔을 되새깁니다. 또 기후변화 시대에 아픔을 겪고 있는 검은머리물떼새와 쌍꼬리부전나비, 수원청개구리에게도 미안하다고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차마 아프다고 말할 입조차 갖지 못한 미물에게서 고통의 외침을 듣겠습니다. 이것이 창조질서의 보전을 향해 나아가는 저희의 작은 노력이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 저희가 지난 주일에는 이 광화문 새 예배당의 건축을 결산하고 건축위원회를 마무리하는 절차를 가졌습니다. 집은 지어졌습니다. 당신의 도우심으로 일을 마쳤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는 당신의 집을 채우는 큰 일이 남아 있습니다.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 되게 하겠습니다. 하나님 선교의 기지도 되도록 저희가 노력하겠습니다. 부디 이 집이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선교의 전당이 되게 하시고, 가능하다면 젊은 기운이 넘쳐나는 집이 되게 하옵소서.

 

이제 다음 달에는 저희가 당신의 종 장로들을 선출하는 절차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저희가 많이 부족하여 교우들의 모범이 되며 교우들과 함께 하나님의 사역에 앞장설 장로들을 세우지 못해 왔습니다. 이제 새 집에서 새 힘 얻어 새 일 하고자 하는 저희의 충심을 보시고 당신의 일꾼들을 허락하옵소서.

 

오늘 드리는 이 한 시간의 예배가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저희에게는 말씀 속에서 영원한 생명의 근원을 찾아 그대로 살기로 결단하는 은혜의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저희 부족한 입을 닫고 마음을 비웁니다. 빈 마음에 오셔서 당신의 온기로 채우소서.

 

(침묵)

 

오늘도 아픈 곳으로 달려가 당신의 수난을 증언하고 하나님나라를 앞당기며, 그 과정에서 민족의 독립과 자주도 완성하라 촉구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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