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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세상은 하나님의 메타포

by phobbi posted May 21, 2026 Views 93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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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6-05-21

2026. 05. 21.

 

네루다는 마리오의 팔꿈치를 움켜쥐고 자전거를 대 놓은 외등 쪽으로 단호하게 끌고 갔다.

 

생각을 하려고 제자리에 가만히 있다는 말인가? 시인이 되고 싶으면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혹시 존 웨인처럼 걷는 것과 껌 씹는 걸 동시에는 못 하는 거야? 당장 포구 해변으로 가라고. 바다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메타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까.”

예를 하나 들어 주세요.”

이 시를 한번 들어 보게

 

여기 이슬라 네그라는 바다, 온통 바다라네.

순간순간 넘실거리며

, 아니요, 아니요라고 말하지.

예라고 말하며 푸르게, 물거품으로, 말발굽을 울리고

아니요, 아니요라고 말하네.

잠잠히 있을 수는 없네.

나는 바다고

계속 바위섬을 두드리네.

바위섬을 설득하지 못할지라도.

푸른 표범 일곱 마리

푸른 개 일곱 마리

푸른 바다 일곱 개가

일곱 개 혀로

바위섬을 훑고

입 맞추고, 적시고

가슴을 두드리며

바다라는 이름을 되풀이하네.

 

네루다는 만족하여 시를 멈췄다.

어때?”

이상해요

“‘이상해요라니. 이런 신랄한 비평가를 보았나.”

아닙니다. 시가 이상하다는 것이 아니에요. 시를 낭송하시는 동안 제가 이상해졌다는 거예요.”

친애하는 마리오, 좀 더 명확히 말할 수 없나. 자네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침나절을 다 보낼 수는 없으니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요. 시를 낭송하셨을 때 단어들이 이리저리 움직였어요.”

바다처럼 말이지!”

, 그래요. 바다처럼 움직였어요.”

그게 운율이란 것일세.”

그리고 이상한 기분을 느꼈어요. 왜냐하면 너무 많이 움직여서 멀미가 났거든요.”

멀미가 났다고.”

그럼요! 제가 마치 선생님 말들 사이로 넘실거리는 배 같았어요.”

시인의 눈꺼풀이 천천히 올라갔다.

내 말들 사이로 넘실거리는 배.”

바로 그래요.”

네가 뭘 만들었는지 아니, 마리오?”

무엇을 만들었죠?”

메타포.”

하지만 소용없어요. 순전히 우연히 튀어나왔을 뿐인걸요.”

우연이 아닌 이미지는 없어.”

 

마리오는 손을 가슴에 댔다. 혀까지 치고 올라와 이빨 사이로 폭발하려는 환장할 심장 박동을 조절하고 싶었던 것이다. 마리오는 걸음을 멈추고 고귀한 수신인의 코앞에 불경스러운 손가락을 바짝 들이대며 말했다.

 

선생님은 온 세상이, 즉 바람, 바다, 나무, , , 동물, , 사막, …….”

……이제 그만 기타 등등이라고 해도 되네/”

……기타 등등! 선생님은 온 세상이 다 무엇인가의 메타포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네루다의 입은 턱이 빠질 듯이 떡 벌어졌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우석균 옮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민음사, 2025. 4. 14. 152쇄 펴냄), 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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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모든 것(things)과 일어나는 모든 사건(event)은 하나님의 메타포다.

목사의 설교는 이 메타포를 가져와 의미를 길어 올리고 그것을 또 다른 메타포로 전한다.

 

시인 네루다의 시 한 대목을 듣고

시인의 말들 사이로 넘실거리는 배가 되어 멀미를 한 마리오.

 

한 편의 설교가 하나님의 신비로운 바다로 청중들을 초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바다에서 멀미를 하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교인들이 설교를 듣고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가슴에 손을 대도록 한다면

그것은 또 얼마나 좋을까!

 

- 향린 목회 564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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