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5. 07.
선택은 선과 악을 갈라 놓고 그 중에 하나를 고르는 일이 아니라 선과 악이 혼재한 둘 중에 하나를 가려 가짐으로 다른 하나에게 포함되어 있는 선을 포기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그 선택이 언제나 살아 있는 것이 되어 내 삶에 추진력이 되려면 내가 버린 것 안에 담겨 있는 선한 것의 상실에 대한 아픔이 계속되는 한 가능하다. 선천댁은 선택으로 잃어버린 것 안에 포함된 선의 상실을 일생을 두고 아파했다. 그 아픔이 그가 선택한 삶에 언제나 생생한 추진력이 된 것이다. 놀랍게도 이 아픔이 부모에 대한 딸의 진정한 마음과 자식들과 자기를 분리시키지 않고 하나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니, 그 아픔이 ‘자기’로서 사는 용기와 힘이 되어 준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와도 어떤 역경에서도 그리고 여자이기 때문에 오는 온갖 수모에도 불구하고 ….
안병무 지음, <선천댁>(범우사, 1996년 10월 30일 초판 2쇄 발행), 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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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 중 하나는
바로 삶의 복잡성, 중층성, 양면성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좋은 게 좋은 것 만은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좋고 나쁜 것이 무 자르듯 말끔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아픔이 ‘자기’로서 사는 용기와 힘이 되고,
포기할 수밖에 없던 것이 지니는 선을 간직하는 마음,
그건 아니라고 확신했지만,
언제든 다른 판단도 가능할 것이라는 개방성을 갖는 일,
그래서 그 어떤 것도 상실하지 않는 감각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삶의 기술일 것이다.
- 향린 목회 550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