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4. 17.
테잌 케어 오브 유어셀프 비포 월드 피쓰. 리스펙트 유어셀프. 빌리브 인 호프, 앤드 웨잇.(세계평화 이전에 너를 보살펴. 너 자신을 존경해. 희망을 믿고 기다려)
마주치는 영혼의 수행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이 말은 분명 나를 위로했고, 하루하루 편안히 잠들게 해줬다. 일종의 진정제처럼. 하지만 다른 존재의 고통이 느껴질 때, 이 말은 폭력을 방관하고 유지하게 하는 마취제였다. 물론 길에서 하는 연대의 실천도 있지만 숨어서 하는 저항의 기도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를 모든 사회적 차별과 폭력에서 동떨어진 존재로 두고 기도만 한다는 게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혼자서만 신이 된 구름 같은 자유는 허상일 뿐이다. 나는 하늘 위의 구름이 아니라, 사회에 발 딛고 뒹구는 정치적 존재다. 언제나 흐름 속에 놓인 정치적인 몸이다. 그러므로 나의 해방은 나만의 몫이 아니다. 사회적 치유 없이는 나의 회복도 없다.
자유로운 영혼의 여정으로서의 여행, 요가와 명상, 힐링, 영성 상품들이 가리키는 곳은 결국 각자도생, 각자도살의 세계가 아닐까. 홀로 성장하거나, 홀로 죽게 내버려두는 고립의 세상. 이런 여정을 위해 내가 떠나온 것 자체도 결국 변화의 에너지를 또다시 상품화하려는 신자유주의 지배 전략에 포섭된 행동 아닐까. 인도조차 ‘영성의 고향’으로 상품화되는 것을 보면서, 나 역시 그 맥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여행은 미니 제국주의와 다르지 않다는 페미니스트 임옥희 선생님의 말처럼, 이 여정에는 그런 한계가 있었다.
나는 해방되었을까, 추방되었을까, 포섭되었을까. 그 모든 맥락이 동시에 존재했다. 몸이 아플 땐 추방된 듯했고, 몸이 아프지 않을 땐 해방감을 느꼈지만, 가장 자주 느낀 감정은 ‘어딘가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조용한 포섭의 감각이었다.
정홍칼리 지음, <틈새 연대기>(도서출판 오월의 봄, 2025. 06. 13. 초판 1쇄 펴낸날), 29-30.
====================================
연결된 세상에서 홀로 살 수는 없다.
그래서 내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세상의 행복을 위해 애써야 한다.
역시 가장 무서운 것은 저자가 말한 대로 너무나도 조용하지만
깊숙하게 치고 들어오는 제국주의적 자본주의의 포섭인 듯 하다.
돈이 하나님이 된 세상에서는 그야말로 모든 것이 상품이 된다.
그래서 우상을 경계하는 깨인 정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우상 타파의 종교마저도 자본주의에 포섭되고 있다.
종교마저도 각자도생, 각자도살의 세계에서 허덕이고 있다.
- 향린 목회 530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