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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묵상

25. 부정함의 역설적 효과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일러라. 여자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으면, 그 여자는 이레 동안 부정하다. 마치 월경할 때와 같이 부정하다. 여드레째 되는 날에는, 아이의 포피를 잘라 할례를 베풀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도 산모는 피로 더럽게 된 몸이 깨끗하게 될 때까지, 산모는 삼십삼 일 동안, 집 안에 줄곧 머물러 있어야 한다. 몸이 정결하게 되는 기간이 끝날 때까지, 산모는 거룩한 물건을 하나라도 만지거나 성소에 드나들거나 해서는 안 된다. 딸을 낳으면, 그 여자는 두 주일 동안 월경할 때와 같이 부정하다. 피로 더럽게 된 몸이 깨끗하게 될 때까지, 산모는 육십육 일 동안을 집 안에 줄곧 머물러 있어야 한다." (레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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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12장의 정결 규례는 현대인의 시각에서 읽을 때 가장 당혹스러운 구절 중 하나입니다. ‘여성출산이라는 생명의 경이로운 사건을 부정함과 연결 짓고, 심지어 성별에 따라 기간에 차등을 두는 점은 가부장적 사회의 한계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적 사고에서 피는 생명이었고, 출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출혈은 생명의 근원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상징이었습니다.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나님 앞에서 생명의 유출을 경험한 인간은 일시적으로 분리되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부정함의 선포는 산모를 사회적 의무와 종교적 노동으로부터 격리시켜서 사실상 산모에게 절대적 휴식과 회복의 시간을 법적으로 보장해 주는 배려의 측면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 풍습에서 아이를 낳은 집에는 금줄을 치고 세이레 동안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도록 했는데, 이것은 외부의 부정(不淨)이나 질병으로부터 산모와 갓 태어난 생명을 보호하는 거룩한 경계선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딸을 낳았을 때 아들과 달리 두 주간을 분리 기간으로 삼은 것 또한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남아 선호 사회에서 딸을 낳은 여성이 갖는 심리적 부담에 대한 배려일 수도 있고, 여아는 장차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할 잠재적 산모이기에 미래적 생명까지 고려하여 정결 기간을 더 길게 잡았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성경을 읽을 때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에 열려 있어야 합니다. 문자 그대로 읽고 단순하게 수용하여 판단하기보다는 이리저리 살피고 오늘날에 과연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곰곰이 묵상하여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생각지 못한 구절에서도 하나님의 깊으신 뜻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도 : 생명의 하나님! 생명을 탄생하고 키우고 보호하는 일이야말로 하나님의 거룩한 일임을 다시 확인합니다. 우리들 삶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도록 더 애쓰는 우리가 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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