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4. 09.
명치 시대 동안에 두 유명한 스승이 도쿄에 살았다. 둘은 서로가 그처럼 다를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은 진언종(眞言宗)의 스승인 운쇼(雲照)로서, 부처님의 모든 권고를 하나하나 지나칠 만큼 소심하게 지키는 사람이었다. 그는 동트기 훨씬 전에 일어났고, 초저녁에 잠자리에 들었고, 해가 중천을 지난 다음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어떤 주류도 마시지 않았다.
다른 사람은 단잔(原擔山)이었는데, 동경 제국 대학교 철학 교수였다. 그는 아무 권고도 지키지 않았으니, 먹고 싶을 때 먹었고 대낮에도 잠을 잤다.
어느 날 운쇼가 단잔을 방문해 보니 그는 술에 취해 있었다. 정말이지 아연실색할 장면이었다. 불교도의 혀에는 술을 한 방울도 대어서는 안 되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여보게 친구” 하고 단잔히 외쳤다. “들어와서 함께 한잔하겠나?”
운쇼는 분개했으나 자제된 목소리로 말했다. “난 술 따위는 절대로 안 마시네.”
“술을 안 마시는 자는 인간이 아니지” 하고 단잔이 말했다.
이번에는 운쇼가 화를 버럭 냈다. “내가 부처님께서 명백히 금하신 것을 범하지 않아서 비인간이란 말인가? 인간이 아니라면, 도대체 나는 뭔가?”
“부처님이지” 하고 단잔은 행복하게 말했다.
단잔의 죽는 모습도 사는 모습만큼이나 예사롭지 않았다. 일생의 마지막 날에 그는 엽서 60장을 썼는데, 엽서마다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나는 이 세상에서 떠나고 있네.
이것이 나의 마지막 소식일세.
1892년 7월 27일, 단잔
그는 한 친구에게 이 엽서들을 부쳐 달라고 부탁해 놓고서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앤소니 드 멜로 지음/이미림 옮김, <개구리의 기도 1>(분도출판사, 2004), 157-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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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사람은 인간이거나 부처님일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은 사람이거나 하나님이겠지.
아니 사실은 사람이면서 부처님이면서 하나님일 것이다.
“心佛及衆生 三無差別”
- 향린 목회 522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