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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뜻펴기

거리기도회

수요평화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 ㅣ 김지목 ㅣ 2026-04-01

by 김지목 posted Apr 01, 2026 Views 95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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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6-04-01

20260401 수요평화거리기도회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

12:9-21

 

9 사랑에는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악한 것을 미워하고, 선한 것을 굳게 잡으십시오. 10 형제의 사랑으로 서로 다정하게 대하며,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십시오. 11 열심을 내어서 부지런히 일하며, 성령으로 뜨거워진 마음을 가지고 주님을 섬기십시오. 12 소망을 품고 즐거워하며, 환난을 당할 때에 참으며, 기도를 꾸준히 하십시오. 13 성도들이 쓸 것을 공급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힘쓰십시오. 14 여러분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축복하십시오. 축복을 하고, 저주를 하지 마십시오. 15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 16 서로 한 마음이 되고, 교만한 마음을 품지 말고, 비천한 사람들과 함께 사귀고, 스스로 지혜가 있는 체하지 마십시오. 17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려고 애쓰십시오. 18 여러분 쪽에서 할 수 있는 대로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하게 지내십시오. 19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스스로 원수를 갚지 말고, 그 일은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십시오. 성경에도 기록하기를 "'원수 갚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니, 내가 갚겠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하였습니다. 20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그가 목말라 하거든 마실 것을 주어라. 그렇게 하는 것은, 네가 그의 머리 위에다가 숯불을 쌓는 셈이 될 것이다" 하였습니다. 21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 전쟁의 포성과 억울한 죽음의 절규가 하늘을 찌르는 오늘, 우리의 심정은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안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기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서, 침묵하고는 버틸 수 없어서, 하나님 앞에, 그리고 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너무도 많은 눈물이 있습니다. 전쟁으로 무너진 집들, 폭격으로 사라진 학교들, 두려움 속에 밤을 지새우는 아이들,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어머니들, 그리고 아무 잘못도 없이 폭력의 한가운데 내던져진 수많은 민간인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장면을 뉴스로 봅니다. 영상으로 봅니다. 숫자로 듣습니다. 사망자 몇 명, 부상자 몇 명, 피란민 몇 명. 그런데 여러분, 하나님은 사람을 숫자로 보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의 울음으로 들으십니다. 한 아이의 떨림으로 들으십니다. 한 어머니의 무너지는 가슴으로 들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의 절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주는 고난주간으로 지키면서 그리스도의 고난에 함께하기를 우리는 기도하고 있습니다. 종려주일이었던 지난 주일 예배에서 우리 향린공동체는 이렇게 기도드렸습니다.

 

주님, 천하보다 귀한 생명이 단지 사상자 몇명 피란자 몇명이라는 숫자로 덮어지고 그 숫자조차 유가와 물가, 주가라는 먹고사는 우리 주 관심사에서 밀려납니다. 사람이, 하나님이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주실 정도로 존귀한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우리는 진정으로 믿는 것일까요? 우리의 믿음 없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강은성 장로 목회기도 중)

 

우리가 드리는 회개의 기도가 무색하게 세상은 전쟁을 옹호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안보를 위해서, 보복을 위해서, 질서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말합니다. 악을 보호하는 안보입니다. 악한 질서를 위해 희생하라는 폭력입니다.

 

그러나 성서는 오늘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오늘 로마서 본문 15절 말씀,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 우는 이들의 마음과 하나가 되라는 것은 그 생명이 하나님께서 천하의 그 어떤 것보다 존귀하게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 이 말씀은 단순한 감상적 권면이 아닙니다. 마음 약한 사람들에게 주는 위로의 문장도 아닙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의 존재 방식입니다.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여주는 명령입니다. 신앙생활의 여러 면모 중 갖추어야 할 한 가지가 아닙니다. 우는 이들과 함께 우는 것이 우리의 신앙생활 그 자체여야 합니다.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 이 말씀은 고통받는 사람을 멀리서 바라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 아픔을 분석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누가 옳으냐, 누가 먼저냐, 어느 편이냐를 따지기 전에 먼저 울고 있는 사람 곁에 서라는 것입니다.

 

함께 운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자리에 나를 가져다 놓는 것입니다. 그 고통의 자리를 함께 지키며 슬픔에 하나가 되라는 말씀입니다. 저 아이가 내 아이라면 어떨까, 저 무너진 집이 내 집이라면 어떨까, 저 어머니의 절규가 내 가족의 절규라면 어떨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지난 228일에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으로 수천명의 민간인 희생자와 수백만명의 이민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스라엘과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남부에서 165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하였을 때, 미나브 샤자라 타예바 초등학교도 함께 폭격을 당했습니다. 희생자 165명 중에 다수가 12살 이하의 어린이였습니다. 이 소식에 가슴 미어지는 슬픔을 안고 출근해야 했습니다. 공습의 표적 오인으로 아이들의 해맑은 생명의 빛이 꺼져버렸다는 참담함으로 함께 울었습니다.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우리는 남의 고통을 목전에 두었을 때 빨리 지나가고 싶어합니다. 너무 아프기 때문입니다. 너무 무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거리를 둡니다. 설명으로 거리를 두고, 논평으로 거리를 두고, 정치적 입장으로 거리를 두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은 그것을 지나칠 수 없습니다. 성서는 그 거리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거리를 두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아픈 사람에게 가까이 가셨습니다. 울고 있는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셨습니다. 요한복음서 1135절은 짧지만 깊은 한 문장으로 그것을 보여줍니다. “예수께서는 눈물을 흘리셨다.” 나사로의 죽음으로 슬퍼하는 한 가족의 슬픔에 적극적으로 공명하셨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이 우리 신앙의 모본입니다.

 

예수님은 죽음 앞에서 우셨습니다. 상실 앞에서 우셨습니다. 사람들의 절망 앞에서 함께 흔들리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하나님은 저 멀리에서 내가 다 안다, 조금만 참아라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 고통 바깥에 서 계신 분이 아니라 우리 고통 한가운데로 들어오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러분, 함께 아파하는 것은 약함이 아닙니다. 우리가 약하기 때문에 겪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는 이들과 함께 아파하는 우리의 그 고통은, 우리의 믿음의 증상입니다. 함께 우는 것은 단지 감정의 동요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품는 일입니다. 그리고 민중과 하나가 되는 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이 거리에서 기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전쟁을 오늘 당장 멈출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당장 미사일을 거둘 수도 없고, 무너진 건물을 손으로 다 일으킬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추모할 수는 있습니다. 적어도 우리는 강한 자들의 명분보다 약한 자들의 울음소리를 더 크게 들을 수는 있습니다. 적어도 우리는 죽음의 논리에 침묵하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크게 외칠 수 있습니다.

 

일평생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전쟁의 무조적인 반대를 외치셨던 고 홍근수 목사님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전쟁 미치광이 미국이 다시 한 번 일으킨 이번 중동의 전쟁을 보시면서 홍 목사님은 어떻게 외치셨을까요?

 

하나님의 이름으로 전쟁을 축복하는 순간, 우리는 하나님을 우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교회가 전쟁에 침묵할 때, 그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공범입니다.”

평화는 선택이 아닙니다. 그것은 복음의 중심입니다.”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언제나 바로 이것입니다. 강한 자의 언어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자의 신음에 귀를 대는 것입니다. 폭력을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편에 서는 것입니다. 죽음의 질서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평화를 갈망하는 것입니다.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

이 말씀은 결국 네 마음을 지키는 데만 머물지 말고 타인의 고통에 네 마음을 열라는 부르심입니다. 너의 안전만 구하지 말고 위태로운 생명들 곁에 서라는 부르심입니다. 너의 평안만 누리지 말고 평화를 빼앗긴 이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부르심입니다.

 

오늘의 로마서 본문은 사도 바울이 로마교회를 방문하기 전에 쓴 편지입니다. 로마서의 주요 주제 중에 하나는, “누가 하나님의 백성인가?”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 칭함을 받은 사람,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는 사람, 그 선함으로 악을 이기는 사람이라야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선언이 로마서의 주제이며 오늘 읽은 본문의 배경입니다.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는 믿음으로 전쟁을 일삼는 악한 세상의 질서에 맞서는 자라야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우리의 기도가 단지 말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기도가 생명에 대한 무감각을 깨뜨리는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기도가 눈물을 잃어버린 세상 속에서 다시 눈물의 능력을 회복하는 기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 우리는 울고 있는 이들 곁에 서겠습니다.

주님, 우리는 죽어가는 생명들의 편에 서겠습니다.

주님, 우리는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주님, 우리로 하여금 함께 아파하는 사람들 되게 하소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두려움 속에 떨고 있는 여성들을 위해, 가족을 잃고 주저앉은 노인들을 위해, 삶의 터전을 빼앗긴 민중들을 위해, 우리가 함께 울게 하소서. 그리고 우리의 눈물이 하나님의 평화를 향한 씨앗이 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사랑하는 여러분, 함께 아파하는 것은 신앙의 약함이 아니라 복음의 용기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주님의 말씀을 붙들고, 전쟁의 희생자들과 민간인들, 특히 아이들과 여성들을 위해 함께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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