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 신앙이 우상이 될 때
너희는 신상을 부어 만들지 못한다. (출애 34:17)
=======================
고대의 다신적 세계 속에서도 유대-그리스도교 종교 전통은 보이는 것 너머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유일신의 존재를 믿어 왔습니다. 두려움과 이끌림을 동시에 자아내는 다양한 종교 체험을 할 때마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신들을 만들어낸 주변 제국과 달리 이스라엘 사람들의 신은 그 무엇으로도 그려낼 수 없는 존재로 여깁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고 고도의 추상적 사유가 발달한 현대에도 많은 사람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으로 만져지는 것들에 혹하는 것을 보면 유일신 종교를 만들어내고, 그것도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신을 따르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입니다.
오늘 성서 본문은 십계명의 형상 금지 계명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금과 은과 같은 것들로 부어서 신상을 만드는 것을 금지합니다. 유대-그리스도교 신앙은 일시적이고 주변적인 것을 영원하고 궁극적인 것으로 잘못 알고 거기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유한한 인간의 인식과 관점으로 포착되는 것은 무한하거나 영원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무한과 완전을 그 속성으로 지니는 신이라 할지라도 인간과 접촉한 지점에서는 전체인 신일 수 없고 신의 매우 작은 부분일 뿐입니다. 부분을 전체로 알고, 잠깐 있다 사라질 것을 영원한 것으로 착각할 때, 바로 우상이 됩니다. 인간에게 영원과 무한은 미지의 영역이라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합니다.
이런 사실을 직시하면서도 유일하시고 궁극적인 하나님을 신뢰해야 하기에 유대-그리스도교 신앙은 언제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방심하는 순간 우상이 되고, 방심하는 순간 신앙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약점과 불안과 두려움을 감추고 채우기 위해 신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자신이 만들어 놓고 신으로 숭배하는 자기기만의 모습을 보였고, 효과라도 보면 거기에 도취 되어 원래부터 존재하는 신으로 착각합니다. 돈이 신이 되고, 사회적 지위와 권력, 세상의 명성과 주변 사람들의 인정 등이 신으로 둔갑한 역사는 계속 반복 되어 왔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지닌다는 것은 끊임없이 우상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신앙 자체가 우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마음속 깊이 새기는 것입니다.
기도: 영원하신 하나님! 유한한 우리는 언제나 무한을 동경하며 갈망합니다. 우리로 하여금 자신을 열게 하시고, 일시적인 것에 집착하지 않게 하소서. 우리의 신앙이 우상 숭배가 되지 않도록 우리에게 지혜를 주시고, 우리를 구원하여 주소서.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