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3. 02.
문란한 정치에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고 했는데, 문란하게 되는 일에는 세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욕심이 마음을 어지럽히고 여러 가지 유혹이 밖에서 쳐들어와, 백성의 힘을 다 빼앗아 자기 한 몸만을 받들고 충언을 물리치며 자기만 거룩한체하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는 경우는 폭군(暴君)입니다. 잘 다스려보겠다는 뜻은 있으나 간사한 자를 분별할 총명함이 없으며, 믿는 사람이 어질지 않고 일 맡긴 사람이 재주가 없어서 패란(敗亂)에 점점 빠지는 경우는 혼군(昏君)입니다. 나약하여 뜻을 세울 수 없고 우유부단하여 정치를 펴지 못하고 옛것을 답습하여 날로 쇠해 작아지는 경우는 용군(庸君)입니다.(所亂二, 而其所以亂之之事有三: 多慾撓其中, 衆感攻于外, 竭民力以自奉, 斥忠言以自聖, 自底滅亡者, 暴君也. 有求治之志, 無辨姦之明, 所信非賢, 所任非才, 馴致敗亂者, 昏君也. 懦弱而志不立, 優游而政不振, 因循姑息, 日就衰微者, 庸君也.)
율곡 이이(栗谷 李珥)의 『동호문답(東湖問答)』 「논군도(論君道)」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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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문답』은 율곡 이이가 왕도정치에 대하여 문답의 방식으로 기술하여 선조에게 바친 글이다. 목차는 임금의 도리(論君道), 신하의 도리(論臣道), 군신이 서로 만나기 어려움에 대하여(論君臣相得之難) 등으로 이어진다. 임금의 도리를 논하는 첫 번째 논설에서 그는 못난 임금의 종류를 폭군, 혼군, 용군 세 가지로 나눈다.
이제 곧 지방 선거가 있다.
민주주의 시대에 일군들을 뽑는 것은 시민들인데,
어떤 일군을 선택할 것인가?
선거철에는 간도 쓸개도 빼줄 것처럼 하다가,
자리에 오르면 자기 멋대로 하는 인간,
나름 잘 해보겠다는 뜻은 있지만 무지해서 사람 쓸 줄도 모르고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어서 결국 일을 망치는 인간,
뜻도 없고 도전할 용기도 없어서 그저 해오던 것만 하려는 옹졸한 인간을 선택하면 안 된다.
일 잘하고 시민들을 섬기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용기 있게 나서는 이를 구별할 줄 아는 눈이 필요하겠다. 그러려면 우리 자신이 혹시 폭군, 혼군, 용군을 닮은 것은 아닌지 스스로 살펴야 한다. 민주주의는 모든 민이 왕인 체제 아닌가!
- 향린 목회 484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