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권 범위' 재설정은 역사 퇴행의 길
[번역] 자오룽 저자 / 강정구 번역
기자명 자오룽 저자 / 강정구 번역 입력 2026.02.10 11:25 댓글 0
https://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5769
원제 : 重建“势力范围”是开历史倒车 (환구시보 게재)
저자 : 자오룽 (赵隆 / 상해국제문제연구원 국제전략안보연구소 부소장, 연구원)
출처 :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QDO2RYp0NC
(2026-02/03)
역자 :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해 군사 행동을 취하고, 그린란드의 주권을 공개적으로 노리고 있다. 백악관 비서실 부국장 밀러는 "오늘날 세계는 힘, 무력, 권력이 지배한다(主宰)"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로 인해 ‘세력권 범위(势力范围)’*이라는 19세기 식민지 확장시대에 유래한 옛 개념이 다시 자주 언급되고 있다.
* 세력범위(势力范围), 세력권범위, 세력권질서라고 혼용되는 이 개념은 트럼프가 최근 새로운 세계질서를 논하면서 신(新)먼로주의를 제창하여 서반구를 미국의 세력권 지역으로 설정·선포하고 베네수엘라와 그린란드에 대한 적대행위를 이에 근거한다는 듯이 옹호하는데서 ‘각광’과 비난을 받고 있는 개념이다. 그는 중국에 대한 미국 힘의 한계를 직시해야한다면서 미국 단극패권주의 세계질서에서 세 가지 세력권으로 권력재편이 이뤄지고 있고, 미국은 이를 어느 정도 ‘존중’(?)하려는 것처럼 이야기는 하고 있다. 곧, 미국의 서반구 세력권, 러시아의 유라시아(Eurasia) 세력권, 중국의 동아시아세력권 등으로 세 가지 지역 세력권으로 지정학적 정치질서를 상정하고 있다. 이는 식민지시대의 유물로 이 글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이의 재설정은 역사를 거꾸로 되짚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일부 전략계 인사들이 보기에는, 반구(남반구와 북반구 등-역자) 또는 지역 단위로 세력권범위를 다시 나누고, 일방적 협박, 군사적 위협, 제도적 배제 등을 통해 정치, 경제 및 안보 특권을 확립하는 것이, 이른바 '포스트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것은 오늘날 국제체계의 운영 논리에 대한 엄중한 오판이고, 또 이에는 현실과 이탈된 여러 가지 요소가 존재하고, 또 상호모순적인 역설(悖论: 반론 또는 거꾸로 된 설명)이 존재한다.
첫째는 역사의 역설이다.
세력권범위는 특정 역사 조건에서 임시방편적인 조치이다(权宜安排). 세력권범위의 전제 조건은 역량이 고도로 집중되어 있고, 제도가 고도로 배타적이고, 세력권범위에 포함된 국가와 지역은 제도적 반항의 여지가 거의 없으며, 전략적 자율성은 더욱 말할 필요도 없이 없어야만 한다.
그렇지만 현재 21세기의 경우, 주권 평등과 타국 내정불간섭은 이미 국제관계의 기본준칙이 되었다. 그래서 모든 나라는 국제법 틀 내에서 평등한 지위와 외교정책의 자주권을 누리고 있다. ‘대국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는 역사무대에서 가속적으로 사라졌다.
정체성(身份认同) 구축과 전략적 자주성은 각국의 주요 요구가 되었으며, 중소국가들은 더 이상 단순히 강대국의 배치를 수동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자기제, 지역조직, 의제연맹 등을 통해 주동적으로 국제 규칙과 의제를 형성하고 있다. 동시에 경제세계화와 디지털혁명은(数字化革命) 국제체계를 심각하게 재구성하고 있으며, 또한 공급연결망과 산업연결망이 고도로 얽혀 있다. 지리적 선을 그어 세력권범위를 재구축하려는 어떠한 구상도(设想) 본질적으로는 모두 산업시대, 심지어 식민시대의 정태적 상상을 통해 오늘날 고도로 상호 연결된 세계체계를 해석하는 거꾸로 된 설명(역설)을 하는 것이다.
둘째는 안정의 역설이다.
세력권범위의 지지자들이(拥趸) 보기에는, 강대국들이 "레드라인"을 명확히 하고, 서로의 세력경계를 인정하기만 하면, 오판을 줄이고 직접적인 충돌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패권이 운행되는 내적 동력을 홀시하는 분석이다.
현실에서는 패권국이 그 지위를 유지하려면 단순히 '뒷마당'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오히려 다른 지역에서 잠재적인 경쟁자가 나타나 대규모 영향력을 형성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방지해야 한다. 이는 세력권범위 재구성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더라도, 패권국이 잠재적인 도전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자주 개입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최신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National Security Strategy)는 ‘서반구 장악’을 우선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인도-태평양 지역’을 ‘관건적인 전장’으로 정의하고 있다. 세력권범위의 서사에서는, 패권행위는 ‘경계가 명확하다’고 해서 자제하는 경향이 결코 없다. 오히려 불안감이 상승해 더욱 빠르게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한 나라의 안전은 다른 나라의 안전을 해치는 대가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지난날 냉전의 역사는 미·소가 각각 획정한 세력권범위가 결코 충돌을 제거하지 못했다는 것을 이미 증명하고 있다. 오히려 대리전쟁과 장기적인 고압적 위협을 통해 주변 지역으로 모순을 전이시키고 지속적으로 축적해 왔음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은 모두 이러한 '안정 논리'가 치러야 할 실질적인 대가였다.
세 번째는 역량의 역설이다.
오늘날 강대국들의 경쟁 영역은 기술의 발전으로 지리적 공간이라는 제한을 돌파하고 있다. 곧, 글로벌 거버넌스는 ‘심해, 극지, 우주공간, 네트워크, 디지털, 인공지능’ 등의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었고, 또한 표준수출, 규칙창설, 여론형성 등을 포함하고 있다.
동시에 국가의 영향력 자체는 높은 상호 교차성, 복합성 및 유동성의 특징을 보이면서 어떤 특정 지리적 영역이나 정치 진영 내에 장기적이고 배타적으로 고정화하기 어렵게 되었다. 세력권범위를 구축하여 다른 나라의 발전 공간을 제한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지속적이고 높은 정치, 경제 및 안보 비용을 지불해야 함을 의미한다.
더 중요한 것은, 한 국가가 어떤 특정 지역이나 영역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를 강제함으로써 종종 시스템 내외의 행위자들이 스스로 조정하도록 자극한다는 점이다. 산업연결망 재구축에서부터 기술 자주에 이르기까지, 무역 결제의 다원화에서부터 지역협력 기제 혁신에 이르기까지, 이미 증명된 바와 같이, 봉쇄와 배제는 대체과정을 가속화할 뿐이다.
세력권범위 논리가 경제 및 기술 분야에 도입되면, 관련 국가들은 단일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주동적으로 낮추고, '줄서기 선택(选边站)'이 아닌 '위험 제거(去风险)' 방식을 통해서, 자원을 재배치할 가능성이 있다. 세력권범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역량 투사는, 결국 국가 간 경쟁 예측과 통제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자신의 역량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
넷째는 도의의 역설이다
강대국의 전(全)세계 및 지역 영도력(리더십)은 종래에는 그들의 군사적 실력과 경제적 규모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제사회의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의제를 이끌어 갈 수 있는지, 제도적 호소력을 구비하고 있는지, 또 전(全)세계적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공공재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더욱더 발현되어 왔다. 이러한 영도력은 장기적인 투자, 개방적인 상호작용과 규칙제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고해졌다.
냉전이 끝난 이후, 세계화와 다자주의의 발전에 따라, 제도적 혜택이 세계 각국에 획득하기 어려웠던 발전 기회를 제공했다. 다자간 무역체계, 국제금융기제, 글로벌 거버넌스 등의 큰 틀은 불확실성을 크게 낮췄으며, 발전에 뒤쳐진 단계의 국가들에게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협력 환경을 제공했다.
오랜 시간 동안 미국은 반(反)식민주의, 반(反)제국주의의 기수라고 자부하며 전후 국제질서의 창설자이자 수호자였다. 이로써 미국의 도의(덕)적 형상은(이미지는) 전(全)세계 영도력의(리더십의)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전략 조정과 대외 행동은 ‘이익이 원칙을 대체하고, 실력이(특히 군사적 실력-역자) 국제적 규범이나 규칙을 대체하고, 일방주의가 다자주의를 대체하는’ 등의 질서관념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써 글로벌 거버넌스의 신뢰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실력을 중심으로 하고, 통제를 목표로 삼는 행로는, 혹시 단기적으로 복종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자기 기반을 스스로 훼손할 것이다.
전 세계가 고도로 상호 연결되고 상호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여, 배타적인 세력권범위는(또는 세력권 질서-역자) 다시 복제·복원하기가 어렵다. 이뿐만 아니라 새로운 대항, 분열이라는 체계적(시스템)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
각국은 세계 다극화와 국제관계 민주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더욱 순응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국제질서를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하여야 한다. 낡은 지정학적 사고에 빠져 세력권 범위를 재구성하여 질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역사에 역주행하는 것이다.
赵隆:重建“势力范围”是开历史倒车
来源:环球时报 作者:赵隆 2026-02/03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QDO2RYp0NC
近期,美国对委内瑞拉采取军事行动,公开觊觎格陵兰岛主权,以及白宫办公厅副主任米勒发出“当今世界由实力、武力与权力主宰”的表态,导致“势力范围”这一源自19世纪殖民扩张时代的旧概念再次被频繁提及。在部分战略界人士看来,以半球或区域为单位重新划分势力范围,通过单边胁迫、军事威慑和制度排他,确立政治、经济和安全特权,似乎可以成为塑造所谓“后自由主义国际秩序”的工具。但实际上,这是对当今国际体系运行逻辑的严重误判,存在多重脱离现实、相互矛盾的悖论。
首先是历史的悖论。势力范围是特定历史条件下的权宜安排,其前提是力量高度集中、制度高度排他,被纳入势力范围的国家和地区几乎不具备制度性反抗空间,更谈不上战略自主。但在21世纪的当下,主权平等、不干涉他国内政早已成为国际关系基本准则,各国在国际法框架下享有平等地位和外交政策的自主权,“大国决定一切”的时代加速退出历史舞台。身份认同建构和战略自主成为各国的主要诉求,中小国家不再只是被动接受大国安排,而是通过多边机制、区域组织和议题联盟,主动塑造国际规则和议程。同时,经济全球化与数字化革命深刻重塑国际体系,供应链、产业链高度交织,任何试图通过地缘划线重建势力范围的设想,本质上都是用工业时代甚至殖民时代的静态想象去解释高度互联互依的全球体系。
第二是稳定的悖论。在势力范围的拥趸看来,只要大国明确“红线”、相互承认彼此的势力边界,就可以减少误判、避免直接冲突。这一逻辑忽视了霸权运行的内在动力。在现实中,霸权国要维持其地位,绝不仅仅是守住所谓的“后院”,而是必须持续防止任何潜在竞争者在其他地区形成规模性影响力。这意味着即便公开宣示重构势力范围,霸权国也很容易以防范潜在挑战为由,频繁介入他国事务。
例如,虽然美国最新版国家安全战略报告将“掌控西半球”作为优先,但仍把“印太地区”定义为“关键战场”。在势力范围叙事之下,霸权行为并不会因为“边界清晰”而趋于克制,而更可能因不安全感上升而加速扩张。然而,一国的安全不能以损害他国安全为代价。冷战历史已证明,美苏各自划定的势力范围并未消除冲突,反而通过代理人战争与长期高压威慑,将矛盾转移并持续积累在周边地区,朝鲜战争、越南战争、阿富汗战争均是这种“稳定逻辑”所付出的实际代价。
第三是能力的悖论。当今大国博弈的场域在技术赋能下已突破单一地理空间限制,向“深海、极地、外空、网络、数字、人工智能”等全球治理新疆域延伸,向标准输出、规则创设、舆论塑造等维度渗透。同时,国家影响力本身呈现出高度交叉性、复合性和流动性的特征,很难被长期、排他性地固定在某一特定地理区域或政治阵营之内。任何试图通过建立势力范围来限制他国发展空间的做法,都意味着需要付出持续且高昂的政治、经济和安全成本。
更重要的是,一国通过强制排他对某一区域或领域实现绝对控制,往往会刺激体系内外行为体的自我调整。从产业链重构到技术自主、从贸易结算多元化到区域合作机制创新已经证明,封锁和排他只会加速替代进程。一旦势力范围逻辑被引入经济和技术领域,相关国家可能主动降低对单一体系的依赖,通过“去风险”而非“选边站”的方式重新配置资源。以打造势力范围为目标的能力投射,最终可能导致国家间竞争更难预测和管控,并加剧自身的能力赤字。
最后是道义的悖论。大国的全球和地区领导力,从来不完全取决于其军事实力和经济规模,更体现在能否引领符合国际社会共同利益的议程,是否具备制度感召力,以及是否持续提供应对全球性挑战的公共产品。这种领导力必须通过长期投入、开放互动和规则塑造不断加以巩固。冷战结束以来,随着全球化和多边主义的发展,制度性红利为世界各国提供了难得的发展窗口。多边贸易体系、国际金融机制、全球治理框架在很大程度上降低了不确定性,为不同发展阶段的国家提供了相对可预期的合作环境。
在很长一段时间内,美国自诩为反殖民主义、反帝国主义的旗手,是战后国际秩序的缔造者与维护者,其道义形象成为其全球领导力的重要基础。然而,美国近期的战略调整和对外行动,强化“利益替代原则、实力替代规范、单边替代多边”的秩序观,加剧全球治理信任危机。这种以实力为中心、以控制为目标的路径短期内或许能够制造服从,但长期终将自损根基。
在全球高度互联互依的现实面前,排他性的势力范围不仅难以复制,还可能带来新的对抗、分裂与系统性风险。各国更需要顺应世界多极化、国际关系民主化的时代潮流,推动国际秩序朝着更加公正合理的方向发展。沉溺于陈旧的地缘政治思维,以重构势力范围应对秩序变革,本质上是在开历史的倒车。(作者是上海国际问题研究院国际战略与安全研究所副所长、研究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