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삼사대 자손에게까지 내리는 벌
주님께서 모세의 앞으로 지나가시면서 선포하셨다. “주, 나 주는 자비롭고 은혜로우며, 노하기를 더디하고, 한결같은 사랑과 진실이 풍성한 하나님이다. 수천 대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베풀어, 악과 허물과 죄를 용서하는 하나님이다. 그러나 나는 죄를 벌하지 않은 채 그냥 넘기지는 아니한다. 아버지가 죄를 지으면, 본인에게뿐만 아니라 삼사대 자손에게까지 벌을 내린다.” (출애 3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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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가 십계명을 적은 돌 판을 깨뜨렸기에 두 번째 돌 판을 만들게 됩니다. 이때 주님께서 모세에게 나타나셔서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십니다. 하나님의 본질은 무엇보다 사랑입니다. 사랑은 자비롭고 무조건적이며 오래 참습니다. 모든 악과 허물과 죄를 용서합니다.
그런데 무조건적 은총과 악과 허물, 죄에 대한 값없는 용서는 때로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선의와 호의를 악용하는 못된 마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정의와 함께 가야 합니다. 정의 없는 사랑은 왜곡되기 쉽고, 정의 없는 사랑은 무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죄를 지으면, 본인에게 뿐만 아니라 삼사대 자손에게까지 벌을 내린다.”는 말씀은 수천 대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으면 아들의 이가 시다.”는 속설에 대해 분노하시던 하나님(에스겔 18장)과 달라 보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랑과 정의를 고통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야 합니다. 죄와 악, 허물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과 피해를 줍니다. 3-4대가 함께 살았던 고대 사회에서 가정의 구성원 중 한 명의 잘못과 죄악은 그 가정 전체에 피해와 영향을 주었습니다. 벌을 삼사대까지 내린다는 말씀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나온 언급입니다. 죄 때문에 생긴 고통을 벌로 이해한 것입니다.
사랑은 끊임없이 이 고통과 피해를 줄이려고 하는 노력입니다. 개인의 죄가 공동체 구성원들에게까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한결같이 진실하게 사랑하려는 노력만이 이런 고통을 줄일 수 있습니다. 수천 대에 이르기까지 사랑하려는 노력에서만 고통이 한 가정을 넘어 사회와 국가로 퍼지지 않고, 대를 이어가면서 원한의 복수극으로 확대되지 않는 것입니다.
기도: 우리를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 우리의 사랑이 더욱 넓고 깊고 커지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허물과 실수, 잘못, 죄악이 주변에 피해를 줍니다. 한결같이 진실하게 사랑하게 하시고, 그리하여 모든 피해와 고통을 줄이게 하여 주소서.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