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7 향린 수요평화거리기도회
“약속된 평화를 향하여”
미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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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님께서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원근 각처에 있는 열강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니,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 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 4 사람마다 자기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서, 평화롭게 살 것이다. 사람마다 아무런 위협을 받지 않으면서 살 것이다. 이것은 만군의 주님께서 약속하신 것이다. 5 다른 모든 민족은 각기 자기 신들을 섬기고 순종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까지나, 주 우리의 하나님만을 섬기고, 그분에게만 순종할 것이다. |
지난 3월 17일과 18일에, 한미 양국의 국방장관과 외교장관이 만나 회담을 가졌습니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의 비공식으로 구성된 인도양-태평양 안보회의체인 쿼드에, 한국과 베트남과 뉴질랜드 3개국을 포함하여 쿼드플러스로 확대해나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한미 간 연합훈련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 한미 양국 간 제11차 방위비분담협정이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회담 결과 미국이 주도하는 대로 지난 10차 협정 대비 13.9%(1444억원) 인상하기로 한국은 가서명 하였습니다. 사상 최고의 인상률입니다. 주한미군의 주둔비는 주한미군이 우리 땅에 주둔하는 대가로 주둔비를 우리에게 제공해야 하는 것이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입니다. 그런데 ‘2020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주한미군에 제공된 직간접지원과 저평가된 지원내역을 합하면 4조42억원에 이릅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생각할 수 없는 최고의 금액으로 우리가 주한미군 주둔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남북분단 이후 수십년 넘도록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수십년동안 어마어마한 혈세가 주한미군 주둔비용으로 낭비되고 있는, 안타까운 우리네 실정입니다.
열강 사이에서 한반도는 언제나 첨예한 갈등과 대립이 상존해온 곳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남북은 분단되었고, 이 분단은 열강의 대립을 고착화시켜서, 열강의 전쟁놀음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대가로 우리는 전쟁의 위협을 떠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주한미군 주둔비와 같은 전쟁비용에 천문학적 금액이 투여되고 있습니다. 52조원이 넘는다고 하니, 그 액수만 보더라도 전 세계에서 대여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 작은 나라에서 감당하는 그 액수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전쟁과 대립, 분단비용은 그 경제적 손해가 막심한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네 삶은 피폐해지고 낭비되는 것이 허다합니다. 때문에 우리에게는 평화가 절실합니다. 강대국의 패권논리를 거부하고 평화로운 한반도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평화로운 세상이어야 우리네 삶이 안정되고 보다 풍요로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평화가 간절한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함께 모인 것은, 우리의 소중한 평화가 더욱더 심각하게 훼손될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한미 양국간 장관회담은, 한반도에 전쟁과 대립의 긴장감을 풀무처럼 급속하게 불어넣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인도양-태평양 안보회의체에 한국을 포함시키려는 쿼드플러스 체제는, 아시아 대륙을 포위하고 있는 총구를 더 위협적으로 치켜들어 세우는 것입니다. 지난달 한미 장관회담은, 중국의 시장과 중동의 석유와 러시아의 자원을 탐하는 미국의 오랜 제국주의적 탐욕이 다시 한번 분출되는 사건으로 우리는 기억할 것입니다. 쿼드플러스로 미국은 대륙을 향한 공격편대를 7개국으로 확대하고 중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현재의 형국입니다. 이에 중국과 북한이 가만히 있을리 만무합니다. 더욱 적극적인 대응으로 긴장감이 고조되어 한반도가 화약고와 같은 비상사태가 되어버린 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간, 우리에게 강요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미국 바이든 정권은 권력을 위한 쇄신카드로 또다시 세계의 경찰국 행세를 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냉전시대를 넘어 1세기가 넘는 시간이 지났습니다만, 인류정신사적 맥락에서 아직도 그 유아기적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제국적 패권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미국은 쿼드플러스를 획책하면서, 동북아시아 MD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일 간 관계를 개선시키고 한일동맹체제를 재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한일 지소미아 재협정을 종용하면서 일본의 군국주의 불씨를 살리고 있습니다. 한미일 3국이 대륙을 향한 미사일공격편제를 형성하려면 일본에게 이권을 줘야 하고, 그만큼 한국의 자주국방권은 일본에 양보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위대헌법을 개정하려고 혈안되어 욱일기를 자랑스러워하는 일본 군국주의 권력에 우리 방위력을 이양해야 하는 것입니다. 죽을 쑤어 개를 주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것이 도대체 될 말인가요? 취미가 재난극복이라는 별칭을 지닌 우리 민족의 양심이 과연 이것을 허락할 수 있을까요? 쿼드플러스는 미국을 위한, 그리고 일본의 이권을 위한, 제국주의 계략입니다. 반대해야 합니다. 여기에 우리가 편승해서 일본의 군국주의, 미국의 제국주의에 협력할 이유가 하등 없습니다.
또한 이번에 미국이 쿼드플러스를 추진하면서, 한미 위기관리합의각서 개정을 시도했습니다. 개정하고자 하는 문제의 내용은 ‘미국 유사’라는 말을 삽입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미국 유사시,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파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 중국 갈등관계에서 미국본토에 위협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사용하겠다는 것입니다. 태평양을 넘어서서, 동남중국해와 인도양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대륙을 공격하는 일에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출격시키겠다는 계책입니다. “미국 유사”, 이 두 개의 단어에 제국주의 야욕이 물씬 풍겨납니다.
미국이 필요한 대로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사용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시작전권이 미국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평시에는 대한민국 국가원수가 군통솔 작전권을 가지고 있지만, 전시에는 한미합동사령관 즉 미국 군인에게 우리나라의 운명을 맡겨야만 합니다. 70년도 더 된 이 불합리한 일이 이 시대에도 통용된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가막힌 일입니다. 우리는 평시작전권으로 국방력을 관리하고 강화하는 일만 하다가, 미국이 억측으로 ‘전쟁이다’ 판단하면 그 일로 우리나라 국방력은 미국의 소유가 돼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미국 유사”에 따라 한국군과 주한미군은 미국본토를 보호하는 방위력으로 빼앗겨 버리고 말 것입니다. 이와같은 쿼드플러스는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이득이 있는 것입니까? 70년도 모자란 것입니까? 미국의 권력에 언제까지 노예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까? 쿼드플러스를 반대합니다. 그리고 전시작전권은 하루빨리 환수되어야 합니다.
남북분단 휴전상태로 살아가는 우리네 운명이 지긋지긋합니다. 열강의 충돌 위기와 전쟁위협 속에 긴장상태로 살아가면서, 열강의 패권놀음에 휘둘리는 한국현대사를 이제는 끝내야 하겠습니다. 오늘 읽은 제1성서 미가서의 말씀에서도 전쟁과 열강의 갈등 사이에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지긋지긋해하는 예언자의 심정이 엿보입니다. 위로는 앗시리아와 아래로는 이집트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병력차출과 세금징수로 허덕이던 이스라엘 민족의 처지가 지긋지긋했습니다. 이쪽저쪽에 빌붙어 강대국을 대변하면서, 민중의 이익은 외면한 채, 정쟁에만 천착한 민족 지도자들과, 권력의 시녀가 되어 하나님을 욕되게하는 종교지도자들의 역겨운 행태도 지긋지긋했습니다.
그의 상황에서, 정의와 평화의 대명사인 야훼 하나님만이 희망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일이란, 정의와 평화의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열강에 휘둘리지 않고 정의의 길, 평화의 길을 결단하는 일, 오늘날 우리의 말로 표현한다면, 자주국방과 평화를 삶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지긋지긋한 운명에서 해방되는 길입니다. 그리고 그 평화는 하나님으로부터 약속된 평화입니다. 예언자 미가가, “하나님만을 섬기고 그분에게만 순종할 것”을 백성에게 외친 것은, 우리에게 자주의 길, 평화의 길을 선택하고, 그 후회없는 길에 헌신하라는 외침입니다.
박근혜 정권은 정권말미에 최후의 발악처럼 한일위안부야합(2015.12.28.)과 한일지소미아 체결/연장을 시도(2016.11.24.) 했었습니다. 이게 무슨 최후의 발악인가 싶었는데, 이것을 뒤에서 연출한 이가 미국 오바마 정권의 국무부 부장관이었던 블링컨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지난달 한미 장관회담에서 미국 국무부장관으로 회담에 참석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한일위안부합의가 파기되고(2017.12.28.), 한국대법원 강제징용피해자 배상판결이 나고(2018.10.30.),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대응이 일어나고(2019.7.1.), 한국이 한일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는(2019.8.22.) 등 블링컨-바이든 그들이 보기에 악화일로의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번 쿼드플러스는 모든 것을 그간의 모든 것을 뒤엎을 기회로 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계책은 정의와 평화, 자주와 평화를 향한 우리의 믿음으로 분쇄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촛불혁명의 경험은 우리에게 가능성을 알게 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정의와 평화의 길에는, 이번 쿼드플러스와 같은,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아직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촛불혁명이 깨우쳐준 가능성으로 우리 믿음은 공고합니다. 우리는 정의와 평화를 선택할 것입니다. 자주와 평화의 길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용기를 내어 하나님의 “약속된 평화를 향하여” 발걸음을 내딛을 것입니다. 이같은 믿음의 연대에 우리 모두 용기 내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