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듣고 일하고 행하라!
너는 다시 다른 숫양 한 마리를 끌어다 놓고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그 숫양의 머리 위에 손을 얹게 한 다음에, 그 숫양을 잡고, 피를 받아서, 아론의 오른쪽 귓불과 그의 아들들의 오른쪽 귓불에 바르고, 그 오른손 엄지와 오른발 엄지에도 발라라. 그리고 남은 피는 제단 둘레에 뿌려라.(출애 29: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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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29장은 제사장들에게 직분을 위임하는 의식들이 상세하게 묘사됩니다. 제물을 바치고 목욕재계를 한 뒤, 제사장 의복을 입히고, 기름을 부으며 띠를 띠우고 관을 씌웁니다. 직분을 위임하기 위해 각종 제사를 드리는데, 오늘 본문은 번제를 드리는 중에 숫양을 잡고 행하는 의식입니다.
숫양의 피로 제사장이 될 사람의 오른쪽 귓불과 엄지손가락, 엄지발가락에 바릅니다. 기존의 모든 제사에서 제물의 피는 언제나 제단 주위에 뿌리거나, 성물에 뿌렸습니다. 사람의 몸에 피를 바르는 경우는 악성 피부병 환자가 회복되었음을 표시할 때(레위 14:6-7)를 제외하고는 제사장 위임식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제사장을 거룩하게 하는 이 예식에서 귀와 손가락과 발가락에 피를 바르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종은 귓불을 뚫어 표시했습니다. 동시에 제사장은 그 누구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예레미야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해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없다고 하였는데(렘 6:10), 제사장은 귀가 밝아야 합니다. 문서가 귀한 시절 잘 듣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었을 것입니다. 동양에서도 성인(聖人)은 모두 귀 밝은 사람들입니다.
손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을 가리키고, 발은 우리가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을 상징합니다. 제사장은 주님의 말씀을 잘 들어 손으로 일하고 마땅히 주님의 길을 가야 하는 사람입니다. 제사장은 주로 제사를 주관하는 이들이었지만, 이렇게 말씀을 행하고 올바른 길을 걷는 것 또한 강조합니다.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 이후 유대교는 말씀과 토라의 종교가 되고, 사제보다는 랍비들이 중심이 됩니다. 그러나 이때에도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손으로 일하고 규례를 따라 걷는 것은 역시 중요합니다. 민주주의 시대 모든 신자가 제사장임을 표방하는 때에도 우리는 잘 듣고 일하고 행해야 할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우리의 귀를 열어 주시고, 눈을 밝혀 주소서. 말씀을 행할 때 부지런히 손을 놀리게 하시고, 한눈팔지 말며 주님의 길을 뚜벅뚜벅 걷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