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2. 17.
옛날에 무척 멍청한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매일 아침 잠이 깼을 때 옷을 찾기가 너무도 힘들어서, 잠이 깨면 고생할 일이 걱정되어 잠자리에 들기를 겁낼 정도였다.
어느 날 밤 그는 연필과 종이를 들고서 옷을 하나씩 벗을 때마다 그 품목과 벗어 놓은 자리를 정확하게 적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그는 종이를 꺼내서 읽었다.
“바지” - 거기 바지가 있었다. 그는 바지를 입었다.
“저고리” - 거기 저고리가 있었다. 그는 저고리를 입었다.
“모자” - 거기 모자가 있었다. 그는 모자를 썼다.
그는 이 모든 것에 매우 만족해했는데, 그러다가 문득 한 끔찍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나는 – 나는 어디 있지?”
그걸 적어 놓아야 하는 건데 그만 잊어버렸구나! 그래서 그는 찾고 또 찾았지만 허사였다. 그는 자기 자신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앤소니 드 멜로 지음/이미림 옮김, <개구리의 기도 1>(분도출판사, 2004), 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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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잊지 않으려고 열심히 적어 놓고 찾으면서,
정작 나를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나를 찾는다고 모든 노력을 기울이다가
나에게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결과적으로 또 나를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우리는 내가 너의 관계 속에서만 나일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헛된 망상 속에서 나를 찾는 것은 아닌가?
- 향린 목회 471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