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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묵상

109. 생명을 소중하게

 

너희는 나를 섬기는 거룩한 백성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들에서 맹수에게 찢겨서 죽은 짐승의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그런 것은 개에게나 던져 주어라.(출애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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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한 공동체들은 거룩한 하나님에 의해 선택받은 거룩한 백성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삼았습니다. 거룩한 백성으로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율법의 조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율법 조문에는 종교적 계율도 있고 사회적 법률, 도덕적 관습이나 문화적 금기도 포함됩니다.

 

들에서 맹수에게 찢겨서 죽은 짐승의 고기를 먹지 말라는 율법 조문은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하는데(레위기 7:24, 17:15-16, 신명기 14:21), 맹수에게 찢긴 고기는 정확한 절차에 따라서 도살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율법에서 피는 생명으로 여겨졌고(레위기 17:10-14, 신명기 12:23),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기에 양과 소를 도살할 때 피를 다 빼내어서 하나님의 제단에 부어야만 했습니다(12:27). 그런데 들에서 맹수에게 찢겨서 죽은 고기는 이러한 절차가 없기 때문에 부정한 고기로 여겨졌고 먹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즉 이 율법 조문은 위생적인 이유보다는 종교적 이유가 더 강합니다.

 

인간에게 육식이 허락된 것은 인간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을 보시고 홍수로 세상을 말끔히 씻겨 낸 이후입니다. 진화생물학에 따르면 인간의 뇌 발달은 육식의 섭취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상호 소통과 협동을 통해 도구를 사용하여 사냥을 하려면 더 큰 뇌가 필요했는데, 인간은 불을 사용하여 고기를 구워 먹음으로써 더 큰 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육식을 하려면 움직이는 생명체 즉 동물의 목숨을 빼앗아야 합니다. 살인까지는 아니지만 살생이 일상화되는 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반복하다 보면 부지불식간에 생명을 함부로 여기게 되고 맙니다. 성경은 이것을 엄격하게 금지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수많은 생명의 고기들은 과연 어떻게 자라고 어떻게 도살되어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것일까요? 우리는 그 음식을 대하면서 생명의 거룩함을 생각할까요? 같은 피조물들인 모든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사람들끼리도 함부로 대하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먹는 것 하나도 신중했던 고대인들에게 배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도: 바위 틈새 풀 한 포기 처마 끝 제비, 조각구름 생명 있는 모든 것, 무생물까지도 사랑하게 해 주세요. 앞마당에 놀러 온 까치 소리에 길을 나설 수 있고 차 한 잔에도 감사하게 해 주세요. 망막의 작은 떨림, 심박동의 갑작스러움에도 안절부절 조마조마하지 않게 평안하게 해 주세요. 한때 내가 멀리했던 이웃들, 무던히 비굴했던 나 자신을 용서하게 해 주시고 알게 모르게 저지른 거짓 행동까지 용서해 주세요. 슬픔은 엷은 미소로 가지치기를, 어둠은 한줄기 빛으로 물을 뿌려, 무관심은 사랑으로 잔디를 깎고 양분을 주어, 내 삶의 정원을 잘 가꾸게 해 주세요. 아멘.(아메리카 원주민들의 기도문 중 일상의 기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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