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1. 26.
하나님은 어떠한 물질적 대상에도 속박되지 않으시며, 인간에 의해 조작될 수도 없다. 신상을 금지한 목적은 단순한 우상 숭배 금지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이 왕이심을 분명히 하기 위함이었다. 신이 특정한 형상 속에 갇히게 되면, 인간은 그 신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게 된다. 하지만 하나님은 어떤 물체, 어떤 장소, 어떤 인간의 행위에도 제한되지 않으며, 오직 하나님의 뜻에 따라 역사하신다. 결국, 제2계명은 인간이 왕이 아니라, 하나님이 왕임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신상 숭배는 신을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고, 제2계명은 그런 시도를 철저히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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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계명은 하나님이 인간 욕망의 수단이 되는 것을 방지한다. 신상 제작은 전지, 전능, 무소부재한 하나님을 시공간의 형상 안에 가두려는 시도이다. 우상 속에 갇힌 신은 인간에 의해 통제가 가능했다. 인간들은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신을 만들고 없애고, 빼앗고 되찾아온다. 신상을 통한 예배는 인간이 스스로 신이 되는 행위에 다름없다. 하나님이 자신에 대한 형상을 허락하지 않은 이유는 그분은 어떤 표상 안에도 갇히지 않기 때문일 뿐 아니라, 그렇게 갇힌 표상은 인간의 통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늘 하나님을 특정 건물, 물건, 제도, 교리로 환원시키려는 경향을 가진다. 특정한 교리 체계, 특정한 교회 제도, 특정한 인물이 하나님의 뜻을 독점한다고 여겨지는 순간 그것이 우상이 됨을 기억해야 한다.
김구원 지음, <구약, 다소 의외의 메시지>(홍성사, 2025. 9. 25. 초판 1쇄 발행), 35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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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타자를 통제하려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내가 내 몸을 다루듯 몸밖에 있는 모든 사물,
나와 관계하는 다른 생명체들도 자기가 주인이 되어 종으로 부리고 싶어 한다.
고대 사회에서 신 숭배 또한 초자연적 힘을 주물러 보려는 인간 욕망의 표현이었다.
‘형상 제작 금지’라는 제2계명은 이런 뿌리 깊은 인간의 성향을 성찰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
사람은 남을 이용하려고 하면서도, 자기가 이용당하는 것은 싫어한다.
그러하기에 상대의 자유를 인정하면서,
서로 도우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모든 사물을 수단으로 삼는 이용이 아니라,
모든 존재를 있는 그대로 향유하는 자세와 태도가 요청된다.
동시에 타자의 가능성에 열려 있는 마음은 내 한계를 넘어서는 초월 경험을 가능케 하고,
그렇게 할 때만이 우리는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향린 목회 449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