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책임
“소가 어떤 남자나 여자를 받아서 죽이면, 그 소는 반드시 돌로 쳐서 죽여야 한다. 처형된 소는 먹어서는 안 된다. 이 경우에 소의 임자는 형벌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소에게 받는 버릇이 있는데, 그 임자가 남에게 경고를 받고도 단속하지 않아서 어떤 남자나 여자를 죽게 하였으면, 그 소만 돌로 쳐서 죽일 것이 아니라, 그 임자도 함께 죽여야 한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이 원하면, 소 임자를 처형하는 대신에, 그에게 배상금을 물릴 수 있다. 그 때에 그 배상금 액수는 재판관이 정한다.(출애 21: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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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범죄는 물론 자연재해도 일어나고, 동물과 사람 사이에서도 사건 사고가 발생합니다. 고대 농경 사회에서 소는 매우 중요한 가축이었습니다. 소는 몇 사람이 일하는 분량의 일을 해내기 때문이고, 잘 길들이면 매우 순해서 인간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끔 소가 흥분하는 일이 발생하면 그것이 제어하는 과정에서 또는 뜻하지 않게 사람이 다치거나 죽는 일이 발생합니다. 오늘 율법은 소가 사람을 죽였을 때의 규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빼앗은 소는 죽임을 당합니다. 생명은 생명으로 갚은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입니다. 소의 재산 가치는 고려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남의 생명을 빼앗아 간 소의 고기 또한 먹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죽인 소를 먹는다는 것이 적절한 행위가 아닐 뿐만 아니라, 살인에 대하여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겠다는 공동체의 의지이기도 합니다. 고대에는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일이 매우 드물었기에 고기를 먹을 기회 자체를 포기하는 행위 또한 대단한 결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본래 들이받기를 좋아하는 버릇이 있는 소가 사람을 죽였을 경우를 다루는데, 이때는 소는 물론 소의 주인까지 죽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의 생명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사람의 목숨이 함부로 취급되지 않도록 모두가 엄격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의 주인은 피해자 측에서 자비를 베풀 경우에만 목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고대 근동 다른 제국의 법률은 이런 경우에도 벌금만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함무라비 법전 251조). 이것이 구약의 율법과 고대 근동의 다른 법률이 다른 지점입니다.
오늘날도 산업현장, 노동현장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는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아 반복적으로 일어나는데 그것에 대하여 금전적 보상으로 적당히 때우려는 것은 율법 정신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율법은 사람의 생명을 함부로 여기는 자에게 똑같이 그의 생명을 내놓으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일에 더욱 더 책임적인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모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우리가 되게 하여 주소서. 생명은 생명으로 책임진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