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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묵상

96. 이중의 억압

 

남의 딸을 종으로 샀을 경우에는, 남종을 내보내듯이 그렇게 내 보내지는 못한다.(출애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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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사회가 노예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도 여성은 차별을 당합니다. 남자 종은 7년째에 자유를 얻지만, 여성은 이런 혜택에서 제외됩니다. 신분제 사회 속에서 여성 종은 이중의 억압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명기 법전은 남자와 여자 모두 일곱째 해에 자유를 주어 내 보내라고 되어 있습니다(15:12). 조금씩 법이 발전하고, 인권 의식이 향상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듯 합니다.

 

출애굽기의 계약법전에서는 여성을 자유인으로 내 보내는 대신 대가족의 일원이 되도록 보호하려는 의도가 보입니다. 생계 문제로 딸을 남의 집 종으로 파는 것이 일상이던 시절, 팔려온 여성이 집 주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내쳐질 위기에 처할 경우 여성의 인권은 너무나 쉽게 무시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법전은 이 여성을 함부로 내 보내지 못하게 합니다. 주인은 자유를 주어 내보내야 하고 거기에 몸값도 얹어 주어야 합니다. 종이 싫어졌다고 외국 사람에게 다시 종으로 파는 일은 금지됩니다(21:8).

 

만약 종의 몸으로 팔려 온 여성이 아들의 아내가 되어 며느리로 삼을 경우는 딸처럼 대접하여야 합니다(21:9). 종이 며느리가 되는 것도 지위 상승인데, 딸처럼 대접하라는 것은 매우 파격적인 대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자가 종을 데려다가 자기 아내로 삼았는데, 또 다른 여인을 아내로 맞게 되었을 때, 이 사람은 첫 아내에게 남편의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21:10). 첫 여인에게 의식주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부부관계도 맺지 않으려면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계약법전은 시대적 한계 속에서 어떻게든 여성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특별히 생계를 보장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더 나은 것은 이런 모든 노력이 필요 없는 사회, 즉 남녀가 평등하고 종과 주인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날 노예제도는 사라지고, 법으로 각종 차별을 제한하지만 우리의 실생활에서는 여전히 종처럼 대우받고, 차별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도가 복잡한 인간의 삶들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고,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억울하고 답답한 일들이 여전히 발생합니다. 따라서 언제나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 일과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기도: 하나님, 우리가 참으로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여 주소서. 모두가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세상을 바꾸는 일에 사용하여 주소서. 사람뿐만이 아니라 모든 살아 있는 것들 앞에서 겸손하고, 그 모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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