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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나눔

새로운 인종주의

by phobbi posted Jan 12, 2026 Views 238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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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6-01-12

2026. 01. 12.

 

셋째, 성 노동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처한 구조적 문제점에 주목하기보다 죄에서의 구원이라는 내러티브를 통해 그들을 돕고자 하는 방식도 성찰해야 할 것이다. 기지촌 성 산업은 글로벌 자본주의, 인종주의, 다문화주의, 젠더 차별, 여성 혐오 등 이데올로기적인 요건 및 외국 여성들을 취약하게 만드는 이주 정책과 국가 시스템 등 복합적인 문제들이 연동하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개인의 참회와 도덕적 전향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도움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가난한 이들(deserving poor)과 그렇지 못한 이들(undeserving poor)을 구분하는 도덕적 위계를 만들어 낸다. , “정직하고 근면한 가난도덕적으로 올바른 노동에 종사하는 이들은 연민과 지원의 대상이 되지만, 기지촌 여성들과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선택한 혹은 비윤리적이고 타락한 가난이라는 프레임에 묶여 비판과 멸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성매매가 지구촌의 많은 여성에게 아직도 생존 전략”(survival strategy)으로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극단적인 악절대적인 선의 이분법적 내러티브 속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방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지촌 이주 여성들의 현실이 우리 모두가 처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젠더 불평등의 연속선상에 놓여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무엇보다도 기지촌 여성들 당사자의 경험과 목소리를 존중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주 성 노동 여성들의 개인적인 참회를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할 것이 아니라 그들과 연대하여 불의한 구조에 맞설 수 있어야 한다.

 

아그네스 브라잘(Agnes Brazal)은 성 노동 종사자들을 동반하는 교회와 교회 기구의 모델을 분석하는 논문에서, “선한 목자혹은 어머니-교사로서의 교회, “가족으로서의 교회라는 전통적인 모델의 한계점을 지적하며 연대의 다리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성매매 피해자 지원활동에서 위의 세 가지 전통적인 교회 모델은 각각 고유한 장점과 한계를 지닌다.

 

선한 목자 모델은 안전한 피난처 제공이라는 즉각적 개입에 장점이 있으나, 일방적 구원자-피구원자 관계를 형성하여 생존자의 주체성을 간과하는 한계가 있다. “어머니-교사 모델은 인권과 존엄성 교육을 제공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게끔 하는 장점이 있지만, 생존자에게 과도한 죄책감을 유발하고, 그들을 속기 쉬운수동적 존재로 규정할 위험이 있다. “가족 모델은 소속감과 상호 지지를 통한 정서적 회복이라는 장점을 지니지만, 가족에 의해 배신당한 피해자들에게는 오히려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

 

연대의 다리 모델은 전통적인 세 모델의 장점을 살리고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이다. 이 모델은 교회를 일방적 구원자나 교사가 아닌, 분열된 공간을 연결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케 하는 사이 공간으로 재정의한다. 여기서 핵심은 연대 개념으로, 생존자를 병자수혜자가 아닌 자매동반자로 인정하며 그들의 주체성과 삶에 대한 의지, 창의성을 존중한다. 교회는 일상적 책임과 교육 기회를 제공하되 신앙을 강요하지 않으며, 가족 부양 등 그들이 감당해야 할 경제적 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대신 교회 안팎 다양한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들에 대한 낙인을 제거하고, 추가 피해를 예방하도록 힘을 실어 주며,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강슬기 외 지음, <‘우리라는 신화의 폭력 2>(도서출판 동연, 2025. 10. 31. 처음 펴냄), 조민아, “초국적(transnational) 지대의 여성들 기지촌 지역에서의 빈곤과 성()의 인종화”, 163-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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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신화의 폭력> 2권이 1권에 이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새로운 인종주의’(New Racism),

인종 없는 인종주의’(Racism without Racists),

인종화’(Racialization)와 같은 개념을 통해

기존 인종주의가 주목했던 차별과 배제의 양상을 세밀하게 분석한다.

 

새로운 인종주의는 피부색에 근거한 기존의 생물학적 차별을 넘어,

각자의 문화에서 발생하는 정체성을 차별이나 낙인의 도구로 사용한다.

자신도 모르게 우리라는 허구적 정체성에 함몰되어,

그 반대편에 남들또는 저들이라는 또 다른 허구적 정체성을 만들어

타자를 배제하고 소외시키며, 멸시하고 억압하는 현상을 분석하는 것이다.

 

두 권의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이 얼마나 쉽고 자연스럽게

인종화의 그물에 걸려드는지 성찰하며 스스로 경계하게 되었다.

조민아 교수가 분석한 대로,

교회 또한 신앙적 정체성을 확인한다는 명분 아래

새로운 인종차별과 혐오의 대열에 합류한 것은 아닌가!

교회의 구제와 선교 또한 상대의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은 채

얼마나 많은 시혜 의식 속에 행해져 왔던가!

이제 연대의 다리 모델을 기억하며 동반자 관계로 서는 법을 익혀야 한다.

철학자 김영민의 언급처럼

사랑이라는 그 환상의 물매를 벗고, 동무로 지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향린 목회 435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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