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남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이스라엘 자손이 그대로 하니, 많이 거두는 사람도 있고, 적게 거두는 사람도 있었으나, 오멜로 되어 보면, 많이 거둔 사람도 남지 않고, 적게 거둔 사람도 모자라지 않았다. 그들은 제각기 먹을 만큼씩 거두어 들인 것이다.(출애 16: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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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비롯하여 고대의 문헌들을 읽어 보면, 현대에 해결해야 할 문제의 실마리들을 얻을 때가 있습니다. 진보적 발전 사관에 따르면 과거보다는 현재가, 현재보다는 미래가 언제나 더 나은 세상이 되겠지만, 역사는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이 아니며, 인류의 소중한 자산으로 차곡차곡 쌓이는 법입니다. 역사라는 보물의 창고에서 인류는 각 시대에 필요한 것들을 꺼내어 쓸 수 있습니다.
자연과학의 발달과 문명의 발전은 인류에게 풍요와 편리함을 제공한 것이 확실하고, 어두움에서 깨어나 밝은 빛을 준 것이 사실이지만, 동시에 현대 인류는 갈수록 심해지는 빈부격차의 문제에서는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평등은 획일화나 자기중심적 동일화가 아니며, 또 단순하게 물질의 배분만으로는 모두가 생명을 충분하게 누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 배웠습니다.
오늘 광야에서 히브리 백성은 하나님의 선물로 모두가 배부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에도 타자로부터 오는 구원의 소식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물질의 나눔이란 기계적 평등이 아니라 많이 거둔 사람도 남지 않고, 적게 거둔 사람도 모자라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제각기 먹을 만큼”이 얼마인지를 판단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최소한 히브리 백성은 그것을 할 줄 알았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현대인들은 너무 많이 먹습니다. 그러다가 살이 찌면 또 너무 안 먹습니다. 한편 적게 먹으면서도 그릇에는 잔뜩 담아 결국은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고 맙니다. 제 먹을 양 하나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작은 일상에서 자율적 통제를 상실할 경우, 그런 모습이 사업에서 또 사회를 구성하는 데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한쪽은 남아서 버리고, 다른 쪽은 없어서 굶어 죽습니다. 우리 인류는 언제나 지구 생명체들과 모두 함께 사는 지혜를 얻게 될까요? 그 지혜는 남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사는 법을 익히는 훈련으로부터만 생성될 것입니다.
기도: 먹이시고 돌보시는 하나님! 주님의 보살피심에 감사드립니다. 남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세상을 우리가 꿈꾸게 하여 주소서. 제각기 먹을 양을 알고, 하늘과 땅과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가 머물 자리를 제대로 알게 하소서. 주님의 말씀에 따라 정직하게 행하며 언제나 전체를 고려하는 지혜를 갖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