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15.
김경재는 앞으로의 민중신학은 시야를 넓혀 한국 민중 전통의 흐름과 조우하면서 내면을 강화시켜야 하는데, 특별히 민중 사상의 근원적인 씨알 사상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지평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정치-경제적 상징 시스템 속에서 소외를 경험하는 실존적 존재임과 동시에 인간 실존의 한계를 극복하여 다른 세상으로 비상을 꿈꾸는 영성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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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무가 그의 후기 사상에서 민중신학의 앞으로 전망을 말하면서 기(氣)에 대한 통찰을 도모하는데, 나는 이 부분이 씨알 사상과 대화할 수 있는 대목이라 생각한다. 안병무는 “氣는 결코 어떤 像에 매이진 않는 것”(안병무, 1992: 141)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상’은 권력과 국가, 우상으로 번역이 가능하겠지만 민중신학이 관심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시스템과도 치환이 가능하다. 안병무도 민중이라는 언어가 정치-사회적 의미로만 소환되고 있는 것에 경계를 하면서 민중의 확장된 개념에 골몰하였고, 그 과정에서 기(氣)를 끌어들이면서 민중을 굳어진 어휘가 아니라 역동적이고 깊이 있는 개념으로 견인하고자 했다. 민중을 규정할 수 없는 무엇으로 상정하고자 기를 통해 민중의 무규정성과 역동성을 드러내고자 했던 안병무의 의도는 민중의 기원을 현실적-정치적-집단적 존재로 국한시키지 않고 씨알 민중론으로 확대해석하려는 김경재의 의도와 겹친다. 안병무의 ‘기(氣) 민중론’과 김경재의 “씨알 민중론”은 만개하지 않고 고스란히 후학들의 과제로 넘어왔다.
요약하면, 김경재의 씨알 사상을 보강한 ‘대승적 민중신학’은 1970-80년대 민중신학 출범 이전부터 한민족의 집단 무의식 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던 씨알 사상의 영향사 아래 있다. 이런 이유로 김경재의 ‘대승적 민중신학’은 한국적 정치 신학이라는 납작한 민중신학 이해가 아닌 한국인의 전통적 영성 이해를 바탕으로 그 위에서 새로운 민중신학의 챕터를 전개할 것을 요청한다.
이상철 지음, <종교적인 것의 귀한>(도서출판 울력, 2025. 12. 10.), 278-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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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신학(民衆神學)의 계승과 재구성과 새로운 해석은 한국에서 신학 하는 이들,
목회하는 이들, 우리 우물에서 생수를 길어 올리려는 모든 이들의 과제다.
저자는 김경재가 함석헌의 씨알 사상을 빌어와서 민중신학이 어떻게 자기 지평을 넓히고 있는지를 말한다. 그리고 안병무의 ‘기(氣) 민중론’과 김경재의 ‘씨알 민중론’의 대화를 후학의 과제로 남겨 놓는다. 좋은 주제다!
지금은 목회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위의 이런 논의들에 발을 들여놓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 또한 한국 신학사의 흐름을 한 번 정리하고 싶다.
내 작은 소망인데......
과연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다.
- 향린 목회 407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