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피해자가 박해자로
이 이야기를 듣고, 여러 민족이 두려워서 떱니다. 블레셋 주민이 겁에 질려 있습니다. 에돔의 지도자들이 놀라고, 모압의 권력자들도 무서워서 떨며, 가나안의 모든 주민도 낙담합니다. 그들이 모두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 잡혀 있습니다. (출애 15:14-16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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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15장 1-18절까지는 출애굽 탈출과 홍해를 건넌 후 모세와 이스라엘 자손들이 부른 노랫말이 나옵니다. 3연에 걸쳐 있고 점점 수위가 올라가는 점층법을 사용합니다. 1-5절까지는 바로의 병거와 군대가 홍해에 수장된 사건을 말하고, 6-10절은 주님을 대적하는 사람들을 검불처럼 살라버린 주님의 위엄을 찬양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이 속한 11-16절까지는 만군(萬軍)의 주, 왕 중의 왕인 야훼 하나님의 활약 때문에 두려워 떠는 나라들의 모습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모세와 이스라엘 자손의 노래 뒤에 이어지는 모세의 누이 미리암의 노래에서는 이스라엘 자손, 히브리 백성을 억압하던 바로의 군마와 병거 그의 기병들이 바다에 빠진 사실만을 노래합니다(출애 15:19-21).
인류는 오래도록 전쟁을 일으키고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는 비극의 역사를 살아 왔습니다. 아직까지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또 싸움의 소리가 들립니다. 그런데 전쟁을 일으킬 때는 언제나 그에 따른 합리적인 이유들이 있고, 저마다 신(神)의 정의(正義)를 외칩니다. 거룩한 전쟁이라는 것입니다.
억압 받던 자가 자유를 얻고, 폭력을 사용하던 자가 무력하게 되는 것은 좋은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출애굽을 하는 과정에서 자유를 향한 싸움이 어느새 새로운 땅을 점령하는 정복전쟁으로 그 성격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금 이스라엘이 팔레스틴을 억압하고 괴롭히는 상황은 이미 오래전부터 배태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는 이런 전쟁의 악순환과 보복을 막으시려고 원수 사랑의 명령을 하셨던 것입니다.
2025년 대한민국은 강한 나라입니다. 군사력은 세계 5위권이고, 세계 수출 시장에서 6-8위를 차지합니다. 아직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 안 될 것입니다. 힘을 가진 나라로서 그만큼 책임을 지고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 지구 생명체를 돌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런 힘을 가진 나라가 기후변화의 4대 악당 국가(climate villain) 중 하나라는 사실에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기도: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 힘을 숭배하려는 유혹에서 우리를 건져 주소서. 당한 것이 억울했는데, 어느 새 우리도 누군가를 지배하려 합니다. 사랑으로 정의를 이루는 지혜를 주시고, 사랑이 힘을 얻게 하여 주소서. 악을 악으로 갚는 세상에서 선으로 악을 이기는 기적을 만들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