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진정하기
모세가 백성에게 대답하였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은 가만히 서서, 주님께서 오늘 당신들을 어떻게 구원하시는지 지켜 보기만 하십시오. 당신들이 오늘 보는 이 이집트 사람들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당신들을 구하여 주시려고 싸우실 것이니, 당신들은 진정하십시오.”(출애 14: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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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오가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뒤쫓아 오자 이스라엘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마음이 요동쳤습니다. 광야에서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모세를 원망하며 자신의 신세들을 한탄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모세는 백성들을 진정시키고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야훼 하나님께서 하시는 구원의 사역을 지켜보라고 합니다. 주님께서 직접 싸우실 것이니 요동치는 마음을 가라앉히라고 말합니다.
모든 다른 종교인들과 마찬가지로 유대 기독교 전통에 속한 신앙인들은 삶의 위기와 집단적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의 역사를 경험합니다.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완전한 무력감 속에서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처럼 보일 때에 바로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활약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멈추어 서서 지켜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흔들렸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섣부른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들은 때때로 너무 나대다가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자신이 뭔가를 좀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도리어 낭패를 본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무엇보다 멈출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이 모든 것을 알 수도, 다 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막무가내로 뛰어들었기에 더 꼬여버린 지난날들을 되짚어 살피기만 해도 주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변하고 바뀌는 세상, 흔들리는 터전 위의 삶은 계속 우리에게 기회를 줍니다. 네 안을 살피고, 공동체의 뿌리인 네 가정을 살피고, 주변의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를 살피고,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던 지난날을 돌아보라고. 삶의 위기와 곤경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우울증에 노출되지만, 그럴 때일수록 잠시 멈추고 주님의 구원을 바라보며 흔들리고 헤매는 마음들을 진정시켜야 할 것입니다.
기도: 만물을 구원하시는 하나님! 우리가 오지 않은 미래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게 하시고, 지금 벌어지는 일 때문에 마음을 뺏기지 않게 하여 주소서. 과거에 머물러 현재를 놓쳐 버리는 일이 없게 하시고, 넉넉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오늘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주님의 구원을 바라보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