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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묵상

58. 가까운 길을 피하여

 

바로는 마침내 이스라엘 백성을 내 보냈다. 그러나 그들이 블레셋 사람의 땅을 거쳐서 가는 것이 가장 가까운데도, 하나님은 백성을 그 길로 인도하지 않으셨다. 그것은 하나님이, 이 백성이 전쟁을 하게 되면 마음을 바꾸어서 이집트로 되돌아가지나 않을까, 하고 염려하셨기 때문이다. (출애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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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은 히브리 백성들이 400년 넘는 종살이를 끝장내고 자유를 얻어 하나님께서 약속한 땅으로 가기 시작하는 첫 장면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들을 바로 가나안으로 갈 수 있는 빠른 길이 아닌 광야를 통과해서 빙 돌아가는 먼 길로 이끄십니다. ‘이 백성이 전쟁을 하게 되면 마음을 바꾸어서 이집트로 되돌아가지나 않을까 하고 염려하셨기 때문이라고 성경은 이유를 댑니다.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게 사는 것은 엄청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자유를 지니고 주체적으로 산다는 것은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자유로운 행위에 따른 결과에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자유는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성경이 말한 대로 전쟁이라도 나면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고, 상대를 이겨내어야 하고, 극도의 혼란을 견뎌야 하는데, 그런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는 것이 공포일 수 있습니다. 그럴 땐 누군가 대신 결정해 주고 거기에 따르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종의 삶을 추구하고 자발적 노예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유를 누리는 삶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그리스도교가 추구하는 사랑하는 자유를 누리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세상은 힘을 숭배하며, 그 지배하는 힘으로 자신의 자유를 행사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백성들을 광야로 보내셔서 40년이라는 세월 동안 새로운 땅에서 새롭게 만들어 갈 공동체, 하나님의 뜻을 이뤄가는 공동체를 세울 준비를 하게 하십니다. 40년은 충분한 시간이라는 의미도 있고, 한 세대가 지나간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갈 때 과거의 습관들이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이전 것은 과감하게 떨쳐내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착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기도 : 빨리 가는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 남보다 먼저 정상에 오르는 것만을 추구하기보다, 함께 오르게 하시고, 올라가는 길에서 챙기고 고치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도 차분히 하게 하소서. 뒷사람들에게 하나의 좋은 이정표가 되게 하여 주소서. 잠시 멈출 때 주님 말씀해 주시고, 우리는 귀 기울여 듣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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