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교 신앙의 용도와 유일신 신앙

by phobbi posted Nov 27, 2025 Views 208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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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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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1. 27.

 

다신교 신학의 근본적인 특징은 복수의 신들이 존재하되, 그 어떤 신도 절대적이고 전능한 권력을 독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신교 체계에서 각 신은 고유한 전문 분야를 담당한다. 비바람을 다스리는 신, 태양을 관장하는 신, 출산과 풍요를 책임지는 신, 농업의 수호신, 질병과 치유의 신, 학문과 지혜의 신, 그리고 죽음을 관할하는 신 등이 각자의 영역에서 권한을 행사한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들 신들 사이에 엄격한 위계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고신을 정점으로 하는 신들의 계급구조는 인간 사회의 권력구조를 그대로 반영한다. 개별 신의 영향력이 항상 제한적이기 때문에, 아무리 강력한 신이라도 자신의 전문 영역을 벗어나서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하위의 신들이 상위의 신들에게 반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신교적 세계관에 따르면 신들이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갈등하는 역동적 상호작용을 통해 우주의 질서가 유지된다.

 

그렇다면 왜 전능한 유일신을 섬기는 종교보다 다신교가 고대인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까?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다신교가 당시 인간 사회의 작동 원리를 더욱 사실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신들의 세계가 다양한 존재들의 상호작용으로 유지되는 것처럼, 인간 사회도 여러 구성원들의 복잡한 협력과 갈등 속에서 질서를 형성한다. 이는 고대인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현실과 정확히 일치했다.

 

또한 다신교적 신앙은 고대인들의 생존 전략과도 완벽하게 부합했다. 현대 직장인이 다양한 인맥을 구축하는 것처럼, 고대인들의 삶의 여러 영역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다수의 신과 관계를 맺었다. 이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연줄이 많을수록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필요를 화폐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배가 고프면 돈을 주고 음식을 사고, 아프면 병원비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화폐 경제가 발달하지 않은 전통 사회에서는 인맥이 곧 생존의 열쇠였다. 예를 들어 보자. 만약 당신이 고대 사회에서 정육점 주인과만 친분이 있다면, 고기는 실컷 먹을 수 있겠지만 병에 걸렸을 때는 속수무책이 될 것이다. 반면 의사, 농부, 대장장이, 상인 등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면 훨씬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다신교 신앙도 마찬가지였다. 농업신과만 관계를 맺었다면 풍년은 기대할 수 있겠지만, 전쟁이 일어나거나 질병이 돌 때는 무력해진다. 따라서 다양한 신들과 골고루 관계를 맺어 두는 것이 현명한 생존 전략이었다.

 

다신교는 단순히 미신이나 원시적 사고의 산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당시 사회 구조와 생활 방식에 가장 적합한 신앙 체계였던 것이다. 복잡하고 다원적인 현실을 신들의 세계에 투영함으로써, 고대 다신교도들은 자신들의 삶을 이해하고 통제하려 했다.

 

김구원 지음, <구약, 다소 의외의 메시지>(홍성사, 2025. 9. 25. 초판 1쇄 발행), 33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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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들에게 다신교적 신앙이 인간 사회의 작동 원리를 가장 사실적으로 반영하고,

생존 전략에도 부합했다면, 왜 단일신 또는 유일신 전통이 발생한 것일까?

 

아마도 그건 다신교 전통이 지닌 신들의 계급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억압과 착취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오늘날도 여전히 다신교적 신앙이 가득한 사회다.

여기에 최고 정점에 있는 신은 역시 돈 신, 자본의 신이다.

자본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모르는 이들은 없다.

동시에 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모욕을 당하고,

상처를 받고, 안하무인이 되고, 사람으로 차마 못할 짓도 하는지도 알고 있다.

 

따라서 이런 강력한 돈 신과, 신들의 계급구조를 뛰어넘는 보편적이고 윤리적 유일신,

계급 구조에 의해 억눌림 당한 이들을 보호해 주는 단일신이 필요했던 것이고,

야훼 하나님은 바로 그런 신이었다.

 

- 향린 목회 389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