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새로운 길을 향한 만반의 준비
너희가 그것을 먹을 때에는 이렇게 하여라.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 신을 신고, 손에 지팡이를 들고, 서둘러서 먹어라. 유월절은 주 앞에서 이렇게 지켜야 한다. (출애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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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가지 재앙 후에 이스라엘은 분기점에 섭니다. 애굽의 종살이로 남을 것인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자유의 땅에서 평등의 세상을 일굴 것인가? 하나님께서 보내신 죽음의 사자가 어린 양의 피를 바른 문설주가 있는 집을 뛰어넘던 날, 이스라엘 백성들 또한 스스로 자신의 실존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위해 오랜 시간 몸에 밴 노예근성을 없애야 했습니다.
이들은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쓴 나물과 함께 먹어야 했고,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두른 채로, 발에 신을 신은 채로, 손에 지팡이를 든 채로 서둘러서 먹어야 했습니다. 이것은 언제든 길을 떠날 준비를 하라는 일종의 표식이었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과감한 결단과 행동, 만반의 준비와 태도가 갖춰져야 합니다. 안이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새로운 길을 나서려고 마음먹었다면 주저 없이 가야 합니다. 미련을 두어서는 안 됩니다.
누룩이 들어 있지 않은 빵은 딱딱합니다. 누룩을 넣고 발효를 시켜 빵을 구울만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도 없었지만, 새로운 길을 향해 갈 때는 딱딱한 빵과 쓴 나물을 먹을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유월절에 어린 양을 잡아 문설주에 발라야 하는 행위는 죽음의 사자가 알아보게 하는 인식표이지만, 새로운 길로 떠나는 것은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 한다는 하나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인습을 깨뜨리고 새 세상을 여는 일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악습을 끊어내겠다는 각오, 앞으로 펼쳐질 새 세상에 적응해야 하는 결단, 그리고 그 모두를 위한 헌신과 희생, 이 모두가 새로운 세상을 여는 데 필요한 준비입니다.
기도 : 하나님! 더 나은 세상 만들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허리를 동여매고, 신발을 신고, 지팡이를 든 채 결전의 자세로 자신들의 직무를 수행하게 하여 주소서. 처음의 결단이 흐려지지 않고, 각오가 옅어지지 않게 하소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게 하여 주소서. 시민들에게 지혜를 주셔서 제대로 일하는 일꾼에게 지지를 보내고, 과거의 악습을 털어내는 일에 함께 동참하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