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교만한 자의 어리석음
바로가 모세에게 소리쳤다. “어서 내 앞에서 썩 물러가거라. 다시는 내 앞에 얼씬도 하지 말아라. 네가 내 앞에 다시 나타나는 날에는 죽을 줄 알아라.” 모세가 말하였다. “말씀 잘하셨습니다. 나도 다시는 임금님 앞에 나타나지 않겠습니다.” (출애 10:28-29)
=====================
흑암의 재앙을 통해 스스로 빛이 될 수 없음을 알게 된 바로는 드디어 모세를 불러 “너희는 가서 주께 예배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양과 소는 남겨 두라고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내보내도 재산은 탐이 났던 것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모든 짐승을 끌고 나가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흠이 없는 것을 바쳐야 하고, 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제물은 제사를 드리는 현장에서야 결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출애 11:24-27)
이 말을 들은 바로는 바로 전 흑암의 재앙을 새까맣게 잊고 모세에게 소리칩니다. 옛 번역으로 보자면 “다시 내 얼굴을 보지 말라. 내 얼굴을 보는 날에는 죽으리라.” 성서는 거룩한 하나님을 직접 볼 수 없으며(요한복음서 1장 18절), 하나님의 얼굴을 보는 날에는 죽음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출애굽기 33:20). 그런데 바로는 바로 자신이 하나님이나 되는 것처럼 모세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가 여전히 모르는 것은 모세가 다시 나타나는 날에 바로 집안과 애굽의 온 백성의 첫아들과 모든 짐승의 맏배가 죽음을 당한다는 사실입니다. 모세는 출애굽의 시간이 다가온 줄 느꼈고, 자신도 다시는 임금님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때때로 깜깜 절벽의 위기를 맞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되면 누구나 당황하고, 두려움을 느끼며,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어쩔 줄을 몰라 하다가 그냥 당하고 마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런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잡고 지혜롭게 처신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특히 그리스도인은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지혜를 주시는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기에 고난의 시간에도 더욱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로 삼습니다.
그러나 교만한 자들은 위기 속에서도 자신을 성찰하기는커녕 오히려 착각과 허황된 자기 확신 속에서 고집을 부리다가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지고 맙니다. 오늘 바로가 그러한 길을 가고 있습니다. 너무 빠른 세상의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와 답답함, 심지어 우울한 기분마저 드는 이때, 주님의 경고를 새겨듣는 지혜가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기도 : 하나님, 늘 겸손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소서. 현실을 직시하게 하시고, 교만한 마음을 품지 않게 하소서. 헛된 것에 마음을 두지 말고, 빛이신 주님을 온전히 따르게 하여 주소서. 시대를 살피는 감각을 주시고, 사랑의 힘과 주님의 전능함에 의지하게 하여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